도의 세계를 풀어내 작품으로 선보여 온 동농 권영식 작가의 개인전 <첫걸음>전이 서울 종로구 관훈동 백악미술관 2층에서 2025년 4월 17일(목)부터 23일(수)까지 일주일 동안 열렸다. 
不遷怒 不貳過(불천노 불이과) 50×56cm
서예 활동을 펼친 지 20여년 만에 첫 개인전을 연 권영식 작가는 “서예를 통해 비워내는 연습, 기다리는 인내, 그리고 마음을 눌러 한 획에 담는 법을 배웠다”라고 돌아보고, “붓을 든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 길을 더 깊이 알고 싶었고, 더 단단하게 다가가고 싶었다. 이번 전시는 오랜 계절을 지나 다시 처음에 선 마음이다”라고 소개했다. 
一切唯心造(일체유심조) 70×28cm
이번 전시에는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선별한 알기 쉬운 글귀 위주로 작업한 서예, 전각 작품 50여 점이 선보였다. 
秋風詞(추풍사) 가을바람의 노래 _ 李白(이백) 70×135cm
명리학자이자 실험영화 감독인 서예가 무애 수군작 배효룡 작가는 “논어, 불경, 주역, 장자 등의 경전들 속에서 그가 찾아낸 글귀들이 사람됨을 향한 다짐을 뜻한다면, 이백, 상촌, 율곡, 퇴계 등의 싯구들은 찌든 세속의 풍진을 벗어난 고박한 세계를 그가 품고 살아 왔음을 알게 해준다. 그러면서 그가 사랑하는 도연명을 통해 귀거래의 심정을 드러낸다”라고 평가했다. 
陶山月夜詠梅(도산월야영매) 3번째 시 _ 李滉(이황) 그림과 함께 35×68cm×2
전시 작품 가운데 이황의 시 ‘도산월야영매’와 왕안석의 시 ‘매화’는 가리개를 만들어 싯구 반대쪽에 매화 가지를 그리고 도장을 파서 찍어 매화 형상을 이루도록 시도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梅花 _ 王安石(왕안석) 35×68cm×2
전각학회 소속으로 10여 년 동안 활동해온 권영식 작가는 4.5cm에서 6.5 cm에 이르는 다양한 음양각 작품들도 선보였다. 또 사체로 각각 쓴 중용구 ‘신독(愼獨)’ 연작과 초서로 쓴 ‘반야심경’도 돌을 파서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般若心經(반야심경) 30×30cm
작가는 초서 작품 ‘소요자득’을 가장 만족스러운 작품으로 꼽았다. “장자의 「소요유」를 좋아해서 여러 번 보다가 많이 언급되는 ‘이언자득(以言自得)’이 아니라 ‘소요자득(逍遙自得)’을 여러 곳에서 발견했다. 한 번 자유롭게 써 보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초서로 단 번에 작품이 나왔다”라고 소개했다. 
逍遙自得(소요자득) 56×18cm
그는 그림을 보고 위안을 얻듯이 글씨를 보며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서예를 시작했다고 말한다.

放下着(방하착) 70×20cm
“나만의 작품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작품 활동을 정리하고 그것을 발판으로 삼아 다음 단계에 건너가야 한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초심을 생각하면서 다시 붓을 잡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라고 말했다. 
近取諸身 遠取諸物(근취제신 원취제물)
한편 1968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동농 권영식 작가는 2005년 무렵부터 죽림 정웅표를 사사했다. 전각은 친구인 산하 윤종득 선생을 통해 공부했다.

逆水行舟(역수행주) _ 左宗棠(좌종당) 35×135cm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5회, 특선2회를 수상했으며 현재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전각학회 회원, 세연회 회원으로 독특한 작품 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心齋坐忘(심재좌망) <莊子(장자)> 35×85cm
권영식 작가는 “새롭게 시작했으니 3-4년의 숙성시간이 있어야 한다. 내년까지 임서 위주로 내실을 다지고 다음 개인전은 그 이후에 준비하겠다”라며, “좋은 글씨를 쓰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겠다”라고 덧붙였다. 2025.4.28. 한동헌 기자 <전시정보> 동농 권영식 개인전 <첫걸음> 전시기간: 2025. 2. 27(목) ~ 3. 5(수) 전시장소: 백악미술관 전관 1,2,3층 (서울 종로구 인사동9길 16) 문의 : 02-734-4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