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의 본질을 바탕으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작품을 선보여 온 한붓동인의 네번째 회원전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예관 2전시실에서 2025년 3월 21일(금)부터 29일(토)까지 열렸다. 
이번 한붓동인전에는 회원 19명이 한글서예와 한문서예를 비롯해 사군자 문인화 등 다양한 서예 작품 140여 점을 선보였다. 전시 도록에는 이 가운데 1인당 6편의 작품이 선별돼 수록됐다. 
이상온 / 退溪先生時 / 140x70cm
한붓동인 해농 이상온 회장은 “컴퓨터, 휴대폰, 인공지능을 사용하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너무나도 빠름에 길들어져 ‘좀 더 빠르게’를 외치고 있다”라고 지적하고, “이번 전시는 예술의전당 서예관에서 서예 예술이 추구하는 표현을 중시하고 서정을 중히 여기는 느림의 미학을 실현해 보려 작가들이 역량을 모았다”라고 소개했다. 
곽이순 / 茶山先生詩 不亦快哉行 / 140x60cm
이번 전시에서 해농 이상온 작가는 ‘아계 이산해 선생시’, ‘하서 선생시’, ‘퇴계 선생시’ 등 12점을 모두 다른 풍으로 표현한 전통 서예 작품을 선보였고, 솔터 김남훈 작가는 ‘중용’, ‘매월당선생 용궁부연록’, 사군자 '죽순' 등 전통을 근간으로 다양한 시도를 한 서예 작품을 발표했다. 
임봉규 / 매화 / 200x140cm
또 평강 임봉규 작가는 파노라마로 연출한 ‘연’과 ‘바람’ 연작, ‘홍매화’, ‘매화’ 등 사군자 문인화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고, 별물 최태빈 작가는 ‘당 조하 「강루감구(江樓感舊)」’, ‘동한 장천비(張遷碑) 임서’, ‘사명대사 「증묵산인(贈默山人)」’과 한글서예 ‘고산 윤선도선생 「오우가」’ 등 현대적 감각을 더한 개성 있는 작품으로 주목 받았다.

권정아 / 능수매화 / 120x60cm
이상온 회장은 “서예는 여러 예술 가운데 문자를 매개체로 하여 문(文)에 깃들여져 있는 정신과 사상을 붓으로 표현한 가장 고귀한 미의 예술이다.

권지민-증도가-37x598cm
서성(書聖)이라고 불리는 왕희지는 ‘대저 글씨를 씀에 있어서 평정하고 안온함을 귀히 여겨야 한다’라고 했다”라며 “시대별로 추구했던 미의식이 달랐던 것처럼 서예 예술도 다양한 변화의 미적 세계와 작가의 개성을 표현하며 현대에 이르렀다”라고 설명했다. 
김남훈 / 阮堂先生 書牘 / 200x70cmx2
한편 한붓동인은 국내외 대학대학원에서 서예를 전공한 작가들이 ‘한 마음 붓 한 자루’라는 뜻으로 모여 2019년 창립한 서예 모임이다.

신재범 / 野梅 / 80x68cm
전국 각 시도에서 묵묵히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서예 전공자의 뜻을 모아 1년에 한 번씩 회원전을 열고 있다. 현재 30대부터 60대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20명의 서예 작가들이 즐거움과 어려움을 나누며 각자 개성 있는 시도로 다양한 미적 세계를 드러내고 있다. 
연민호 / 왕산선생 7세시 / 135x60cm
이 회장은 “처음 세 명이 모여 각 지역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 중심으로 즐거운 모임을 만들자고 했는데, 오픈식날도 자정까지 모임이 이어질 정도로 분위기가 즐겁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전시를 계기로 모임에 참여하려는 작가들이 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동하 / 眉叟先生時 大韓平水土贊碑 / 240x120cm
한붓동인은 작년부터 시작한 워크숍을 올해도 이어갈 예정이며 2026년 인사동에서 다섯번째 회원전도 계획하고 있다. 
최정근 / 원태연님의 경험담2 / 78x23cm
이상온 회장은 “서예 활동에 이런저런 여건이 좋지 않지만, 그래도 소걸음처럼 가보려 한다”라며 “아직 공부 중인 학인이기에 부족함이 많지만 이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도 나아가기 위해 몸부림 치겠다”라고 밝혔다. 2025.04.15. 한동헌 기자 <전시정보> 제5회 한붓동인전 전시기간: 2025. 3. 21일(금) ~ 3. 29일(토) 전시장소: 예술의전당 서예관 2전시실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6) 문의: 1668-13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