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수묵캘리그라피 기획전시회 ‘인사동 수묵이야기’
인사동 곳곳을 수묵캘리그라피로 담아내다전시장 전경서울시 종로구청에서 주관하고 (사)한국수묵캘리그라피협회가 주최하는 ‘인사동 수묵이야기’가 9월 16일(수)~21일(월) 인사아트프라자 1층 그랜드홀 1관에서 열린다. 2020년 인사동 지역발전 공모사업 선정으로 (사)한국수묵캘리그라피협회 작가 서른 명이 인사동이라는 전통과 문화의 거리, 풍경, 골목을 사생하고 작품하여 수묵캘리그라피의 진면목을 선보인다. 청혜 최혜숙 · 인사동 오늘 · 98x66cm서림 이득희 · 안녕, 인사동 · 35x70cm담서 김지영 · 만나고 보고 느끼는 모든 것 · 20x40cm인사동은 조선시대부터 도화원이 있던 미술활동의 중심지로, 지금은 화랑, 표구사, 필방, 전통 공예품, 전통 찻집 등이 즐비한 한국의 문화 중심지다. 이번 전시는 이런 인사동의 모든 것을 수묵으로 담아냈다. 인사동의 큰 거리부터 좁은 골목, 어떤 가게와 하늘, 그리고 작게 피어난 꽃까지 크고 작은 시각으로 포착했다. 주제와 걸맞게 수묵과 어울리는 캘리그라피를 담아내어 인사동에 대한 각자의 향수를 떠올리게 한다.혜담 소서윤 · 꽃중에 꽃 · 35x68cm벼리 김진희 · 골목풍경 · 20x57cm(사)한국수묵캘리그라피협회 담묵 최남길 이사장은 “따뜻하고 청량한 작품들이 침체된 분위기에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는 말로 전시 배경 밝혔다. 그 배경에 맞게 종이에 써내려간 캘리그라피는 따뜻하고 수묵의 맑은 색감은 경쾌하게 느껴진다. 소박한 시선으로 각자의 해석을 펼쳐 인사동을 담아낸 전시다. 2020. 09. 17글씨21 편집실 <전시정보>2020 수묵캘리그라피 기획전시회 ‘인사동 수묵이야기’전시기간 : 2020년 9월 16일(수) ~ 9월 21일(월)전시장소 : 인사아트프라자 1층 그랜드홀 1관
한국서예 · 문인화 학예병진전(學藝竝進展)
글도 쓰고 예술도 하고 전시장 전경「한국서예 · 문인화 학예병진」展은 서예의 체계적인 진흥과 후학 양성을 위해 강암 송성용(剛菴 宋成鏞, 1913∼1999) 선생이 설립한 강암서예학술재단과 전주시가 주최하는 서화전이다. 강암은 한학자(漢學)이면서 여러 서체를 구사하고, 대나무 그림으로 뛰어난 서예가이기도 하다. 이러한 강암의 모습을 본받아 현재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연구와 예술에 힘쓰는 사람들이 모여 학예병진展에 참여하였다. 중하 김건표 · 辛棄疾詞 靑玉案·元夕 · 35x130cm우전 성인근 · 臨張遷碑額書 · 35x136cm북계 김백녕 · 36x38cm경자년 새해 아침, 석도(石濤)의 《고과화상화어록(苦瓜和尙畵語錄)》을읽고 나서 서예와 \'존재의 본래면목\'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본다산내 박정숙 · 서예술의 창작은 · 35x200cm청사 장지훈 · 강암시구(剛菴詩句) · 35x139cm한 우물을 파기도 바쁜데 학문과 실기, 두 가지 우물을 판다는 것은 열정 없이 불가능하다. 모두 놓칠 수 없는 중요한 것임을 알기에 힘들지만 해낸 것 아닐까. 특히나 서예술은 한학을 기본 소양으로 여기고, 인격도야와 같이 자신을 수양하는 과정으로 여기는 부분이 있어서 다소 어렵게 느껴진다. 그런데도 학문과 실기를 붙잡고 매진하는 이들이기에 평소 고민하고 품어왔던 생각을 작성한 작가노트를 함께 마련하였다. 짧은 글이지만 작가를 이해하고 작품을 감상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원당 이영철 · 『孟子』「公孫丑章句」 · 35x135cm경허 김남형 · 蘭 · 34x128cm청곡 김춘자 · 張九齡詩 · 35x130cm임지당 이은혁 · 春日自適 · 35x135cm고산 최은철 · 소동파 시 <太白山下早行> · 35x135cm작가들의 글에는 ①작품의 창작 배경이나 앞으로의 다짐을 쓴 것이 있다. 마하 선주선은 30년 뒤 100년 뒤 문화유산으로 남을 작품을 위해 정진하겠다고 한다. 수십 년 서예를 했지만, 자신을 끊임없이 발전시키는 모습에서 기상이 넘치는 예술혼이 느껴진다. 간절함과 욕심으로 공부해야겠다는 도전 의식을 갖게 한다. ②서예를 공부하는 사람의 자세에 있어 조언과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한학(漢學)을 소홀히 하는 것을 경계했다. 특히나 한글세대가 한문 서예를 한다는 것은 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③서예계를 진단하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한 글도 있다. 균당 이두희는 ‘정체성’과 ‘마케팅’에 주목하며, 서예의 발전 가능성을 모색했다. 지금도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는 사회에서 서예작가로서 자신의 정체성과 방향성이 필요함을 느꼈다. 이외에도 ④서예와 문인화의 의미를 되새기며 작가의 생각을 써 내려간 글들이 있는데 작가의 글만으로도 충분히 공부가 되는 시간이었다. 송민 이주형 · 漢,蔡邕 筆論 · 37x180cm석지 김응학 · 대해불택세류(大海不擇細流) · 35x137cm열리 진리바 · 境界·金剛山圖 · 37x75cm해담 오후규 · 창작의 원류 2020 · 75x41cm작가의 작품은 서예, 문인화, 전각, 산수화 등 저마다 주력하는 분야에서 예술세계를 보여준다. 석지 김응학의 <대해불택세류(大海不擇細流)>는 작은 물줄기를 가려 받지 않는다는 큰 바다의 포용력만큼이나 강한 필력이 느껴지고, 열리 진리바의 <금강산도(金剛山圖)>의 세밀한 작업은 과정과 달리 금강산의 기운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담 오후규의 <창작의 원류 2020>은 르네 마그리트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를 패러디하였다. 붓을 걸어놓고 ‘이것은 붓이 아니다’라고 쓴 형식은 빌려왔지만, 기존의 생각을 부정하고 관습적인 것에 물음표를 던지면서 지혜를 찾아간다는 창작의 원류를 담았다. 경운 조인숙의 <박인량의 구산사(龜山寺)>는 현대 미감에 맞는 지필묵 사용과 서예와 전각의 조화가 돋보인다. 수묵헌 김찬호의 <보서보덕(寶書寶德)>은 필법이 뛰어난 것보다 글과 덕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며 인문정신과 예술실천을 강조한 강암의 ‘보서보덕’ 명제에 수묵색채와 탁본을 가미하여 학예병진의 주제를 다시금 깨닫게 한다. 경운 조인숙 · 박인량의 구산사(龜山寺) · 25x135cm수묵헌 김찬호 · 보서보덕(寶書寶德) · 70x120cm75명 작가의 글과 작품은 이론과 예술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론만 공부해서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될 수 있고, 작업만 해서는 잘못된 길로 빠질 위험이 있다. 두 가지를 모두 실천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꾸준히 정진해간다면 뿌리 있는 서단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서울 전시가 끝나고 오늘부로 전북예술회관에서 2부 전시가 진행된다. 강암 선생의 뜻이 계속해서 이어지길 바란다. 2020. 09. 18객원기자 최다은 <전시 정보>한국서예 · 문인화 學藝竝進展∥ 서울 전시 ∥기간 : 2020. 9. 10(목) ~ 9. 16(수)장소 : 백악미술관 1,2층∥ 전주 전시 ∥기간 : 2020. 9. 18(금) ~ 9. 24(목)장소 : 전북예술회관 기스락 1,2실
筆墨之間 - 한글 담은 서화전
붓보다 먼저인 마음 _ 그 마음을 닮은 글씨와 그림 전시장 전경옛 동아시아에서는 글씨와 그림으로 사람됨됨이를 평가하곤 했다. 그림과 글에 인격이 드러난다고 본 것이다. 가볍게 생각하면 목소리(言)나 걸음걸이(行)처럼 눈에 금방 보이는 일이기도 하고 잘 숨겨도 결국 주머니 속에 넣어둔 송곳처럼 드러나고마는 성격의 표현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사실 서예(書藝)와 회화(繪畵)는 보다 깊은 고도의 철학적 의미를 갖고 있다. 김선두 · 느린풍경-약산길 · 140x60cm오민준 · 첫 출발 · 138x60cm박순철 · 점점 아이가 되어가는 아버지 · 97x67cm한나라때 양웅이란 사람이 ‘글씨는 마음을 그린 것이다(心畵)’라고 말한 적이 있다. 마음의 그림인 글씨란 무엇인가. 글씨는 형태를 가진 조형이며, 글씨를 쓴다는 행위는 창작자의 의도와 기교가 포함된 행위를 말한다. 이때, 붓을 휘둘러 모양만을 만들어 내는 기교가 아닌, 창작자의 뜻이 세워진 마음 아래 붓이라는 도구를 들어 마음속에서 이미 완성된 대나무를 그려 내는 일, 바로 그것이 왕희지가 말한 “뜻이 붓보다 먼저 있어야 하고 글자는 마음 뒤에 있어야 한다. 따라서 글씨를 시작하기 전에 이미 마음으로 구상한 생각이 있어야 한다.”는 의재필선(意在筆先)이다. 박방영 · 들길에서 · 140x60cm유미선 · 기억-마당 · 143x64cm박종갑 · 코로나 장막-인류의 길 · 140x60cm뜻을 먼저 세우고 마음속의 대나무를 완성하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참다운 대나무를 그리는 일을 마디와 마디를 나누고 잎에 잎을 겹쳐 모양을 닮게 그리는 형사(형사)가 아니다. 모양의 대나무가 아닌 마음속 대나무를 깨닫기 위해선 마음을 다시 살펴야 한다. 득실을 따지거나 이름을 얻고자 하는 마음이 아닌 고요하고 온전한 순수한 자연같은 마음을 먼저 얻어야 그 마음 속 대나무를 완성할 수 있다. 그 과정은 결코 치열하고, 소란하고, 허둥거리며 획득되지 않는다. 고요하고 차갑고, 외로운 절제와 수양의 행위 안에서만 가능하다. 그렇게 얻어진 진짜 마음은 아마도 자유로울 것이며, 스스로(自) 그러한(然) 자연일 것이다. 김병기 · 배추밭에서는 인삼도 잡초다 · 140x60cm윤대라 · 죽은 엄마의 옷을 입고 외다리 꼬꼬와 만경강을 걷는 여자 · 137x60cm조환 · 묵희 · 140x70cm이렇게 획득된 자유로운 마음을 획에 담아내야 한다고 믿는 마음은 그림과 글씨가 공통적으로 추구한 모습이었다. 모필을 운용하고, 호흡으로 농담을 조절하는 동안 창작자의 맥박은 저절로 끊어지고 이어지며 화폭에 드러난다. 그 모습을 그림과 글씨에서 보고자 하며, 보인다고 믿었기에 서여기인(書如其人), 화여기인(畵如其人)이라 말하며 그 사람과 같은 글씨와 그림이라 불렀다. 여태명 · 저 달, 앞 산 · 138x60cm정고암 · 사랑 · 93x63cm동아시아의 글씨와 그림은 다르지 않았다. 오늘 <筆墨之間-한글담은 서화전>에서 만난 작품들은 그동안 우리가 놓쳤던 동아시아 필묵의 아름답고 숭고한 가치에 대해 예술가들이 친절하게 알려주는 아름다운 소개다. 게다가 모두 ‘자기 다운’ 모습의 글씨와 그림으로 조형적 차원의 아름다움을 넘어 철학과 예술정신까지 보여주니 더욱 의미있고 보다 가치있다. 2020. 09. 24미술과 담론 편집위원 김최은영유튜브 전시 소개 영상 링크 (https://youtu.be/yMoW02p2Td8) <전시 정보>筆墨之間 - 한글 담은 서화전∥전시1∥전시 일정 : 2020년 7월 8일(수) - 8월 8일(토)전시 장소 : 주홍콩한국문화원 7층∥전시2∥전시 일정 : 2020년 9월 12일(토) - 10월 4일(일)전시 장소 : 복합문화지구누에(완주문화재단)참여 작가 :김병기, 김상철, 김선두, 김선형, 김성희, 김 억,나형민, 박방영, 박순철, 박원규, 박종갑, 백범영,서은애, 여태명, 오민준, 유미선, 윤대라, 윤점용,윤종득, 이길우, 이동환, 이상현, 이선우, 이지선,이철량, 이호억, 정고암, 조순호, 조 환, 채희원 주최·주관 : 주홍콩한국문화원, 경희대학교현대미술연구소, 복합문화지구 누에후원 :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 완주문화재단 / 전주한지산업지원센타기획진행총괄 : art communication 완산가
2020년 여덟 번째 몽오재전
전시장 전경여덟 번째 몽오재전이 9월 17일부터 23일까지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열렸다. 11명의 참여 회원들은 서예부터 전각, 수묵까지 다양한 서체를 선보였다. 몽오재전은 2013년 홍대에서 열린 첫 번째 회원전을 시작으로 어느새 여덟 번째 전시를 열었다. 김경혜 · 낙셩비룡 부분을 발췌하다 · 35x137cmx48몽오재전(夢梧齋展)은 몽오재가 개최하는 전시로, 몽오재는 몽무 최재석 선생의 서예전각연구원의 이름이며, 최재석 선생에게 서예, 전각 등을 배우는 모임이기도 하다. 몽무 최재석 선생은 원광대학교 서예과를 졸업한 후 베이징중앙미술학원 석,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변혜인 · 도연명(陶淵明) · 50x135cm김연수 · 웅혼(雄渾) · 92x188cm최재석 선생은 그동안 서예에서 ‘서’가 강조되었다면 이제는 ‘예’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하면서 서예의 정신을 지키되 자유롭게 예술을 표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과거에 머물지 않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발전하는 서예의 방향을 제시하여 우리나라 서예에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본질적인 전통은 지키되 현대적인, 전의 것을 탈피한 작품을 한다”는 그의 정신에 영향을 받은 몽오재의 회원들은 최재석 선생의 가르침을 이어받고 또 자신의 것으로 다듬어 각자의 예술세계를 개척해나가고 있다. 이번 몽오재전에는 김경혜 ‘낙셩비룡 부분을 발췌하다’, 김민석 ‘여름날 Mark Rothko 2’, 김연수 ‘웅혼 雄渾’, 백지현 ‘翠苑心印’, 변혜인 ‘陶淵明 도연명’ 등 여러 작품이 전시되었다. 이정호 · 채옹선생 \'필론\' · 49x37cm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하얀 배경에 검은 선으로 표현된 작품들이 전시장을 압도하며 관람객을 먹 향기 가득한 세상으로 안내했다. 반듯한 필체가 돋보이는 친숙한 느낌의 작품은 익숙한 듯 새로운 감성을 일깨웠고, 전통을 간직하면서도 현대적인 해석을 덧붙인 작품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관객들을 이끌었다. 홍순형 · 몽필생화(夢筆生花) · 3x4x7cm서예는 점과 선·획의 장단, 필압의 강약과 경중, 운필의 지속과 먹의 농담, 그리고 문자 간 비례 균형이 혼연일체 되며 미묘한 조형미를 이루어낸다. 전각은 나무, 돌, 금옥 등에 인장을 제작하는 예술로 고아한 운취를 자아낸다.무릇 서예란 구체적인 사물이 아니라 추상적인 글자를 소재로 하는 것이기에 추상성이 극대화된 예술이라 할 수 있다. 점과 선의 구성과 비례 균형에 따라 공간미가 이루어져 종이라는 한정된 공간 위에 그어진 선들이 만들어낸 균형미를 느낄 수 있다. 정체되지 않고 매년 더 발전된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하는 몽오재전이 내년에는 또 어떤 놀라운 작품들로 찾아올지 기대해본다.2020. 09. 25객원기자 신혜영<전시 정보>2020년 여덟 번째 몽오재展전시 일정 : 2020. 9. 17(목) ~ 9. 23(수)전시 장소 : 백악미술관(서울 종로구 인사동9길 16)참여 작가 :최재석, 김경혜, 김민석, 김연수, 백지현변혜인, 서정연, 이정호, 이현정, 홍순형주최 : 몽무서예전각연구원 몽오재전시문의 : 이정호 010-3820-0202
화화사유(畵話思惟)
전시장 전경이우환, 엄태정, 차우희, 김종원, 조기주, 김병태 6명의 작가가 준비한 ‘화화사유(畵話思惟)’가 9월 16일부터 28일까지 토포하우스 제3전시실에서 열린다. 화화사유는 예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전시로, 그림-대화-사유의 공간으로 전시장을 구성했다. 4.6m의 높은 천장 아래 자연광이 쏟아지는 공간에서 작가의 창조정신과 대작이 주는 울림을 느끼며 사유할 수 있는 전시다. 전시장 전경이번 전시회는 상업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국내 미술시장에서 순수예술정신이 무엇인지를 조명하고자 기획되었다. 예술은 단지 표면적인 대상이 아니라, 인간이 사유할 수 있는 매개가 되며, 상상을 통해 또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위대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김병태 · 달밤 · 190x280cm김종원 · 신화Ⅰ · 210x150cm / 신화Ⅱ · 210x150cm화화사유는 한국의 정신이 담긴 대작들을 유럽에 시리즈로 소개하는 첫 전시로 기획되었으며, 시리즈는 원로작가, 중진작가, 청년작가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원로작가 여섯 명이 참가해 노련미와 원숙함이 돋보이는 작품들로 전시회장을 수놓았다. 이우환은 일본의 획기적 미술운동 모노화의 창시자로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다. 이번에 출품된 작품은 바람시리즈의 모태가 되는 1896년 종이작업이다. 몰아치는 획의 기운이 비움과 채움 사이에 존재하며, 획의 시작과 여백의 생성이 시간과 공간 속에 머물렀다 사라진다. 차우희는 1981년부터 지금까지 독일 베를린과 서울에서 활동하며, ‘아트바젤’과 같은 국제 미술시장에 알려져 있다. 동양과 서양의 예술을 넘나들며 다다이즘적 표현으로 다양한 경험을 작업에 녹아낸다. 이번 전시에서 흑백의 대조와 꼴라주로 작가의 내면을 대변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김종원은 2018년 베를린 전시에서 캘리그라피 미학을 현대 회화적인 정신으로 표현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그 후 독일뿐만 아니라 미국에서의 전시를 통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신성한 문자의 근원을 현대적인 해석으로 나타내 서예와 회화를 통합한 예술을 표현한다.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은 기호와 상징, 그리고 문자를 사용하여 ‘서화동체’의 경계를 보여주고 있다. 조기주는 이화여대 서양화과와 미국 Pratt Institute를 졸업한 후 단국대학교에서 교수(1984~2020)로 재직하였다. 작품을 통해 우주의 본질에 대해 탐구하며, 생명의 흔적이 드러내는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점, 선, 원 등 조형의 요소를 조합하여 우주와 생명의 창조를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김병태는 1993년부터 케냐에 거주하면서 인간의 내면, 자연의 본질 등에 대한 탐구를 지속해오고 있다. 이번 작품은 자연의 근원을 찾는 사유의 결과로서 카메라의 조리개만을 사용해 밤하늘을 촬영한 것이며, ‘텅 빈 충만’의 미학을 담아냈다. 어떠한 형상 없이 오직 빛과 색만으로 표현되어 간결하고 깊은 울림을 준다. 이우환 · Untitled · 168x184.4cm차우희 · 동쪽에서 온 소포는... · 230x294cm‘화화사유’는 순수예술정신의 정수가 담긴 전시이며, 예술가의 작품이 단순한 장식품으로 취급되는 현 시대에 예술이 지닌 진정한 의미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전시는 오는 28일까지 진행된다. 2020. 09. 24객원기자 신혜영 <전시 정보>화화사유(畵話思惟)전시 일정 : 2020. 9. 16(수) ~ 9. 28(월)전시 장소 : 토포하우스 제3전시실(서울 종로 인사동11길 6)참여 작가이우환, 엄태정, 차우희, 김종원, 조기주, 김병태주최·주관 : 토포하우스(www.topohaus.com)전시기획 : B/S 쿤스트라움(WWW.bs-kunstraum.com)
제32회 경상남도서예대전 입상자 발표
(사)한국서예협회 경상남도지회는 9월 23일 심사, 27일 휘호를 거쳐 제32회 경상남도서예대전 수상자 명단을 공개했다. 경상남도가 후원하고 (사)한국서예협회 경상남도지회에서 주최한 금년 경남서예대전은 오곡백과가 풍성하게 익어가는 결실의 계절에 한글, 전서, 예서, 해서, 행초서, 문인화, 전각, 서각 등 8개 부문에서 코로나19와 장마, 태풍등으로 인해 서예인들의 활동이 많이 위축된 상당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총 882점이라는 많은 작품이 출품되어 경남 서예인들의 서예에 대한 열정을 실감케 하였다.현장 심사 사진출품된 작품들은 지난 23일 창원 삼진미술관에서 공개심사와 27일 하동에서 코로나19 대한 사정상 많은 인원이 모일 수 없는 관계로 특선자 휘호는 취소하고 대상 우수상 후보자만 휘호를 거쳐 대상 1명, 우수 6명, 특선 82명, 입선 385명 등 모두 474명의 수상자를 선정하였다. 대상에는 문인화 박민숙(진주시 새평거로)씨의 목단, 우수상에는 한글 박희진(거제시 제산로)씨의 무명씨시조, 전서 하인순(하동군 금남면)씨의 유항, 예서 한희숙(밀양시 삼량진)씨의 서호, 해서 여점수(함안군 가야읍)씨의 경주증태천상인, 행초서 이필부(함안군 가야읍)씨의 천금지석산위침, 서각 윤현주(진주시 하대로)씨의 주희-춘일이 각각 선정됐다. 대상 박민숙 作우수상 박희진 作우수상 하인순 作우수상 한희숙 作우수상 여점수 作우수상 이필부 作우수상 윤현주 作정대병 지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시기임에도 많은 성원과 관심을 가져주신 출품작가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이렇게 서예라는 전통예술을 통하여 우리의 정신적 예술문화가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의 대상이 되고 있음은 참으로 다행이다.” 고 말씀하시면서 “갈수록 고령화되어가고 증가하는 은퇴세대들에게 서예는 중단 없는 자기성장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해 서예인구의 지속적인 확대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한편 시상식은 오는 11월 14일(토) 오후 4시 경상남도 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실에서 가질 예정이다. 입상작 전시는 11월 13일부터 11월 18일까지 6일간 경남문화예술회관 제1, 2전시실에서 전시된다.<심사위원>운영위원운영위원장 완석 정대병:한국서예협회 경남지회장 운영위원 서동 정일석:한국서예협회 경남지회 상임부지회장운영위원 일란 이영희:한국서예협회 창원지부장운영위원 미담 빈정심:한국서예협회 진주지부장운영위원 송은 박추하:한국서예협회 양산지부장 심사위원심사위원장 국정 박원제:한국서예협회 경상남도전지회장심사위원 한글 해범 진영세:한국서예협회 감사심사위원 한글 상락화 정한민:한국서예협회 거제지부장심사위원 한글 동강 문건필: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심사위원 전서, 현대서예 국정 박원제:한국서예협회 경상남도전지회장심사위원 전서, 현대서예 벽산 제진수: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심사위원 예서 벽전 이호찬: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심사위원 예서 금정 이춘실: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심사위원 해서 정호 최영기: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심사위원 해서 죽산 정현경: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심사위원 행초서 학서 박금숙:한국서예총 경남회장심사위원 행초서 청담 이정경: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심사위원 행초서 여란 최임숙: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심사위원 문인화 벽천 하영상: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심사위원 문인화 초담 전영애: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심사위원 문인화 다연 강경선: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심사위원 서각 우송 조범제: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심사위원 서각 청송 최해열: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 사무국사무국장:현봉 강석곤 사무차장:석정 고옥희2020.10.06글씨21 편집실
[글씨21 담론] 이길원과 고범도의 서예 이야기
[글씨21 담론] 이길원과 고범도의 서예 이야기글씨 21에서 기획하고 아트센터 일백헌에서 주최하는 2020 창작지원 프로젝트가 이길원展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이 전시를 위해 오랜만에 붓을 들었다는 이길원 작가는 상처·불안·걱정 등 어두운 감정과 자유를 상징하는 ‘새’를 통해 작가의 예술세계를 드러냈다. 전시장 전경작가가 50년 인생을 보내면서 얻게 된 하나는 ‘지금, 오늘, 후회 없는 하루를 살자’이다. 그래서 얻게 된 ‘설조산방(雪爪山房)’ 당호는 작가에게 큰 의미가 있다. 눈밭에 찍힌 갈매기 발자국을 보며 보이지 않는 갈매기를 찾는다. 그런데 이 발자국마저 눈이 녹으면 사라진다.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고민도 좋지만, 지금의 내가 오늘 하루를 충실하게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현상보다 본질에 집중하게 된 순간 작가의 뜻이 가는 대로 붓이 움직이며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해졌다고 고백했다. 고범도와 이길원서예를 전공하고, 전각으로 석사·박사 학위를 받은 이길원은 서예·전각·회화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한다.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감정 중 아픔과 슬픔, 미움과 원망 등 내면의 어두운 감정에 주목하여 예술로 소통하는 작가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2020. 10. 23글씨21 편집실
石甫 李吉遠의 大巧若拙과 寜醜毋媚의 실현
글씨21 기획 창작지원프로젝트선정작가 이길원 작가 초대전 전시장 전경石甫 李吉遠의大巧若拙과 寜醜毋媚의 실현이 영 철(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총장)1. 들어가기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과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한다. 그러나 만남의 인연은 쉽지 않아 일찍부터 헤아릴 수조차 없는 길고 긴 시간인 ‘겁(劫)’으로 표현하였다. 흰두교에서는 ‘한 겁’을 43억2천만년이라 하고, 불교에서는 가로×세로×높이가 각 100m인 바위를 100년에 한 번씩 스치고 지나는 천사의 옷자락에 그 바위가 다 달아 없어지는 시간을 1겁이라 이른다고 한다. 우리가 살면서 옷깃을 스칠 수 있는 인연은 500겁을, 사람과 사람이 하루 동안 동행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데는 2천겁의 세월이 지나야 하며, 이웃으로 태어나 살아가려면 5천겁의 인연이 되어야 하고, 하룻밤을 같이 지낼 수 있으려면 6천겁이 넘는 인연이 있어야 하여, 억겁의 세월을 넘어서야 평생을 함께 살 수 있는 인연이라고 한다.이렇듯 긴 시간 인연의 ‘겁’을 지내야 만날 수 있다는데, 석보 이길원 동학(同學)과 필자와는 근 20여 년 전에 만나 지금껏 교유(交遊)하고 있으니 과연 전생에 몇 천만겁 이상의 인연은 쌓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 인연의 과정에서 천학비재인 나에게 전시회 후일담(後日談)을 요청하니 어떻게 사양할 수 있겠는가? 그저 어리석고 부족함을 뒤로한 채, 우리의 인연에 답하고자 한다. 寧麤毋媚 추할지언정 꾸미지 마라 · 105x35cm氣壯山河 높은 산, 큰 강처럼 기세가 웅장하다 · 135x34cm2. 대교약졸(大巧若拙)의 실천노자(老子)는 『도덕경(道德經)』 4장에서 “아주 곧은 것은 굽은 것 같고, 아주 교묘한 것은 서투른 것 같고, 아주 말 잘하는 것은 말더듬는 것 같다(大直若屈 大巧若拙 大辯若訥)”고 말하였다. 이렇듯 우리의 주된 관심사인 ‘대교약졸’은 기교와 서투름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음악, 미술, 공예, 건축 등의 예술분야와 관련이 있다. 그리고 노자사상의 적자라고 할 수 있는 장자(莊子) 또한 이런 관점에서 ‘대교약졸’을 바라보았다.즉 『장자(莊子)』 거협(胠篋)편에서 모든 인위적인 기교를 완전히 부정하고 자연스러운 상태로 돌아갔을 때 “천하 사람들은 비로소 진정한 기교를 지닐 수 있으니 큰 교묘함은 마치 서투르게 보인다(而天下始人有其巧矣 故曰大巧若拙)”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고대 음악의 달인인 사광(師矌)의 귀를 막아야 비로소 사람들의 귀가 밝아질 것이고, 눈이 지극히 밝은 이주(離朱)의 눈을 붙여놓아야 비로소 천하의 사람들이 밝음을 지니게 될 것이며, 최고의 장인인 공수(工倕)의 손가락을 비틀어 버려야만 천하에는 비로소 사람들이 교묘함을 지니게 될 것이다”고 하였다. 이 말은 모든 인위적인 기교를 완전히 부정하고 자연스러운 상태로 돌아갔을 때 비로소 진정한 기교를 알 수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차마 들어갈 수 없었다 · 22x34cm이렇듯 ‘대교약졸’의 해석은 대체로 인위적인 ‘교’와 무위자연의 ‘졸’을 서로 대립적으로 상정하고, 인위적인 기교미(技巧美)보다는 자연스러운 졸박미(拙樸美)를 지향하는 것으로 이해했다. 물론 이 말은 틀리지 않다. 그러나 또 다른 해석으로 ‘대교약졸’에서의 ‘졸’이 단순히 ‘교’와 대립되는 개념으로 ‘교’를 무조건 배척하고 부정하는 ‘졸’이 아니라, ‘교’를 포괄하는 ‘졸’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여기서의 ‘졸’은 그냥 단순히 서툰 것이 아니라 겉으로는 서툰 듯이 보이지만 사실은 기교의 최고 경지에 있다고 할 수 있다.‘졸’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은 청음(淸陰) 김상헌(金尙憲, 1570-1652)선생 『청음집』 38권의 「용졸당기(用拙堂記)」라는 글에 보인다. 여기에 보면 민성휘(閔聖徽, 1582-1647)라는 분이 벼슬에서 물러난 뒤 충청도 가림(嘉林)에 터를 잡아 집을 지었고, ‘용졸(用拙)’이라는 자신의 호를 따서 ‘용졸당(用拙堂)’이라고 당호를 붙인 뒤, 청음선생에게 기문(記文)을 지어 줄 것을 청하였다. 이에 청음선생은 “졸이란 것은 덕이다.(拙者 德也)”라고 해석하고 있다.우리는 보통 ‘졸’은 ‘어리석다’ ‘서툴다’ 등의 뜻을 갖는 글자로, 뛰어나지 않고 별 볼일 없는 상태를 나타낸다고 알고 있다. 그렇지만 서툴고 어리석기 때문에 꾸민 데 없이 수수하며 자랑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재능이 매우 뛰어난 사람은 그 재능을 쉽게 드러내지도 않고 자랑하지도 않으므로 언뜻 보기에는 도리어 서툰 사람 같아 보인다는 뜻이다.그렇다. 석보는 분명 ‘졸’을 추구하며 실천하는 사람이다. 일찍이 대한민국서예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였으나 어느 곳이나 누구에게도 자신을 내세우지 않았고, 심지어 긴 시간을 은둔(隱遁)하며 자신의 작업에만 몰두한 서예가이다. 오늘 그의 편린(片鱗) 역시 ‘사랑하게 되면 닮아간다’는 말과 ‘서여기인(書如其人)’이라는 성어가 대변해 주고 있다. 더욱 갈수록 시끄럽고 혼란스러워지는 서예계에 묵묵히 자신의 위치를 지키며 성실하게 ‘대교약졸’을 실천하는 예술인이다.검은새 · 45x53cm象 · 117x91cm3. 석보예술의 정체성요즘 우리 서예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는 ‘한국서예’라는 말로 중국이나 일본과 차별화된 한국적인 서예미의 특성을 찾으려는 노력과 고민의 흔적이 숨어 있다고 하겠다. 또한 이는 역사적으로 내려오면서 형성된 민족적 정체성과 자각에 그 뿌리를 두고 있을 것이다. 물론 한국서예는 중국이라는 틀을 완전히 벗어나서 생각할 수는 없겠다. 역사 문화 종교 학문 등 거의 전 영역에서 우리나라에 끼친 중국의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자문화를 공통분모로 하면서도 우리나라는 우리만의 고유한 영역을 확보해 오고 발전시켜 나왔음도 사실이다.우리는 한국서예를 탐구할 때, 중국과는 다른 독자적인 서예미를 제시하려고 애써왔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이 우리의 탐구를 지체시키기도 하였다. 그러나 우리 서예가 중국서예와 흡사하더라도 우리가 선택한 것이라면 우리의 서예가 되는 것이 아닌가. 다시 말해서 우리 서예의 독특함만을 부각시키면서 중국의 영향을 애써 배제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것이 중국의 지대한 영향에서 탄생되었다 해도 우리의 선택에 의해 취한 것이라면 우리의 서예가 되기에 전혀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같은 문화권이라고 해도 중국과 일본인이 바라보는 아름다움과 한국인이 바라보는 아름다움이 다름은 틀림없이 존재하기 때문이다.자연재앙 · 96x100cm또한 한국서예의 미를 전통적인 기법에서에서만 찾는다면, 한국적인 서예미는 생명력을 잃어 박제화 될 수도 있다. 어설픈 옛것 흉내 내기는 서예가의 활력을 앗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서예가 자신이 한국적인 서예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면, 그 어떤 것이든 어떤 방식으로든 표현하면 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지금까지의 한국적인 미라고 말하는 ‘무작위의 작위’나 ‘자연의 미’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탐구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만이 다양함과 함께 활력과 생명력을 되찾을 수 있지 않겠는가. 아래는 석보의 작품을 살펴 그 특징을 찾아보겠다.서예작품으로 <기장산하(氣壯山河)>는 일필휘지(一筆揮之)의 용묵(用墨)과 율동감이 돋보인 운필(運筆)의 작품이다. 또한 <고시일구(古詩一句)>는 본인의 작품 중 <령추무미(寜醜毋媚)>의 실현인 듯하다. 전각의 작품으로 <설조산방(雪爪山房)>은 균형 잡힌 구성과 여백이 돋보이고, 그리고 초형인의 <됴룡뇽>과 <물고기와 새>는 도필로 서화동원(書畫同源)을 이해하게끔 한다. 이들 모두는 정연한 균제(symmetry)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주도면밀한 장법과 오랜 시간의 정신 수양의 결과물일 것이다.아울러 그림 <상(象)>, <거울아이>, <차마 들어갈 수 없었다.>, <길 찾기>, , <자연재앙>, <슬픈 크리스마스> 등에서 보듯이 극단적인 사실성보다는 ‘무계획적’ 또는 ‘자연 그대로의’ 소박성이 돋보인다. 더욱 ‘새(鳥)’를 주제로 하는 작품 <흘겨보다>, <검은 새> 등은 채움과 비움의 미학이 공존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결과적으로 오늘 보여준 석보의 작품들은 ‘대교약졸’의 아름다움으로 정련된 소박미와 심오한 단순미, 그리고 숙련된 평담미(平淡美)에 분산된 통일미, 또한 배경과의 조화미를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대중이 선호하는 서예미와 석보 자신만의 주체성, 그리고 현재성이 작품에 녹아 들어 있다. 단지 일부 예술가나 서예가가 서예를 추상예술이나 선(線)의 예술에 구속시키고 있음에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 물론 문자 자체가 추상적인 부분이 없지 않고, 선을 ‘긋는다’는 의미에서 생각한다면 일리가 전혀 없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문자의 가독성(可讀性)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서예가 문자의 점획(點劃)이 어울려 조화로운 자형을 표현하는 것임을 생각한다면 적절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점 계속적인 화두로 삼았으면 한다.알베로 · 25x20cm이길원 作4. 나가기이길원은 인품의 절개와 지식의 함양을 중시하는 서예가요 전각가이며 화가이고 다도인(茶道人)이다. 다시 말해서 서화각다(書畵刻茶)의 사절(四絶)로 불리는 문화와 예술의 모든 부문에서 뛰어난 ‘퓨전 아티스트’이다. 어릴 적부터 타고난 천성(天性)을 바탕으로 박학다식(博學多識)함을 더해 그의 예술에 승화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의 편린(片鱗)들을 어떻게 일일이 나열할 수 있겠는가.필자의 아둔함을 탓하며 장석주시인의 ‘대추 한 알’이라는 시구절로 글을 맺고자 한다.“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태풍 몇 개저 안에 천둥 몇 개저 안에 벼락 몇 개(중략)” 東方文化大學院大學校 總長 李永徹 두손모음2020년 8월
제6회 대한민국 서예문인화 청년작가 선발작가 발표
지난 2020년 9월 (사)한국미술협회가 주최·주관하는 ‘제6회 대한민국 서예문인화 청년작가 선발전’을 개최하였다. 대한민국 국적의 만 40세 이하의 청년작가에게 출품자격이 주어졌으며, 1차 포트폴리오 심사, 2차 현장휘호를 통해 10명 이내의 청년작가를 선발했다. 현장 사진지난 2020년 10월 9일(금)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시행된 2차 현장휘호를 통해 ‘제6회 대한민국서예문인화 청년작가 선발전’에 선정된 청년 작가는 한문 분야에 동재 조민, 우경 홍순형, 우헌 조용연, 한글 분야에 솔터 김남훈, 송산 최정근, 문인화에 남송 정준식으로 총 6명이다. 지난 2015년 제1회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서예의 발전과 청년작가 양성을 위하여 선발전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선발전 심사위원에는 한문에 최돈상, 한글에 최재연, 문인화에 박남정이 참여하였다. 선정된 작가에게는 아래의 특전이 주어진다.· 선정된 작가에게는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입선 2회를 한 것과 같이 2점을 부여함.· 전시명칭 : 제6회 대한민국 서예문인화 청년작가 선발전· 전시기간 : 2020년 12월 31일 ~ 2021년 1월 6일· 전시장소 : 백악미술관· 전시방법 : 국전지 이내 세로 작품으로 6점 이내· 도록제작 : 개인 당 총 6페이지 이내 (작가당 5권 증정)· 전시비용 : 무료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상황 속에도 청년작가를 발굴하고 양성하기 위해 멈추지 않는 (사)한국미술협회와 멈추지 않는 걸음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청년 작가들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 2020. 10. 23글씨21 편집실
우보 윤범로 두 번째 개인展
전시장 전경지난 10월 14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 제3전시관에서 ‘우보 윤범로 개인전 <목판에 새긴 전통과 현대의 공존>’이 개최되었다. 윤범로 작가는 이번 전시로 두 번째 개인전을 맞았으며, 품격 있는 각자(刻字) 전시를 선보였다. 와당문양(瓦當紋樣) · 105x44cm · 2007전시장 전경우보 윤범로 작가는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06호 각자장 철재 오옥진의 문하로 입문하여 각자장 이수자가 되었다. 한국서각협회 이사와 서울지회 감사를 역임하고, 경복궁과 화성행궁 등 문화재 현판 복원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70여 회의 전시를 참여하였다. 송풍수월(松風水月) · 33x125cm · 2019광풍제월(光風霽月) · 123x100cm · 2019전시는 고대문자를 재해석한 현대적인 작품부터, 고려·조선 시대의 서체부터 근·현대 서예가들의 서체까지 각자 작품으로 선보였다. 청동기 시대에 새겨진 ‘산시반’부터 고려 속요, 추사 선생의 유년시절 글씨, 꽃뜰 선생의 궁체, 창작 서체까지 광활한 시대와 서체를 소화해 냈다. 산시반 · 123x105cm · 2019용비어천가2 · 120x88cm · 2019추사 유년 시절 書 · 68x43cm · 2019윤범로 작가의 전통성을 드러내면서도 작품에 다양한 색과 재료를 녹여냈다. <추사 유년시절 書>는 글씨는 전통에 치중하면서도, 연두색을 사용하여 현대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전통과 현대를 융합하는 새로운 시도를 엿볼 수 있었다. 달려 · 45x69cm · 2020우보 윤범로 작가윤범로 작가는 “이번 두 번째 개인전은 전통 각자 기법의 작품과 함께 고대 문자(상형, 갑골, 석각, 금문 등)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문자 조형작품으로 구성하여 일반 대중들이 친근감을 갖고 쉽게 작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재료와 색채 등을 다양하게 시도해 보았다.”며 “이번 전시가 젊은 신세대들에게 서각을 통한 새로운 융·복합예술 장르로 관심을 갖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2020. 10. 29글씨21 편집실<전시정보>우보 윤범로 두번째 개인전전시기간 : 2020. 10. 14 ~ 10. 20전시장소 : 경인미술관 제3전시관(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