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붓동인 창립展
한마음 한 붓으로 전시장 전경서예 전공생들이 붓 한 자루에 같은 마음을 모아 「한붓동인 창립전」을 열었다. 21명이 참여한 ‘한붓동인’은 신재범 회장을 주축으로 30대부터 60대까지 꾸준히 서예술에 매진한 작가들로 구성되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서예작가로 활동하며 느낀 즐거움과 어려움을 나누고, 한국서예의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기 위해 모였다고 한다. 전시장 전경그룹전임에도 작가마다 네 작품씩 선보여 생각보다 많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하얀 종이와 까만 먹물로 작업한 작품부터 옻지, 장지, 아크릴, 채색물감 등 여러 재료를 활용한 작품도 있었다. 길게는 수십 년, 짧게는 십여 년 갈고닦은 필력은 어떤 형식에도 구애받지 않고 실력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김승민 · 노자 도덕경 제1장(老子 道德經 第1章) · 50x100cm이재득 · 나룻배와 行人 · 40x40cm방재호 · 등화가친 자작시 燈火可親(自作詩) · 42x135cm지강 김승민의 <노자 도덕경 제1장>은 화선지에 먹을 사용한 전형적인 형식에서 탄력적인 필력이 돋보인다. 말랑하면서도 흐물거리지 않는 양갱이 떠오른다. 보이지 않는 오랜 공(工)과 정성이 쌓이면 달라지는 필력에서 예술성이 나타난다. 서예가 문자추상미술의 영역으로 나타나는 작품들도 눈에 띈다. 송정 김남훈의 <낙(落)>과 <화(花)>는 하나의 글자를 반복·나열하여 작가의 감정을 배제하고 재료의 성질에 집중하는 미니멀 아트를 구현한다. 단순히 나열하는 것에 집중한 것인지 그 과정에서 초월적 정신을 지향한 것인지는 앞으로의 작품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상현 · 기쁨 · 78x108cm김상년 · 자아의 경계에서다202019 · 26.5x35.5cm손동준 · red line · 112.1x145.5cm진산 이상현의 <기쁨>은 문자의 요소를 구상과 추상의 경계로 옮겨놓음으로써 문자추상미술로 확장해간다. 일만 김상년의 <자아의 경계에서다202019>와 불애 손동준의 은 회화적 측면이 강조된 서예작품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권지민 · 봉셔 · 32x34cm오지혜 · 파초_2 · 50x204cm채송화 · 輔仁 刻(보인 각) · 30x30cm한글서예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요즘 은림 이연주의 <충담사의 안민가>, 송산 최정근의 <용혜원 시 동행>은 궁체의 유려한 선을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한글작가의 선전을 기대해볼 만하다. 서예와 뗄 수 없는 문인화 작품도 많이 있었는데, 선천 오지혜의 <파초> 시리즈는 파초의 구도와 여백의 조화가 현대적인 미감과 맞는 세련됨이 느껴졌다. 이외에도 전각을 꽃망울처럼 표현한 보인 채송화의 <보인 각> 작품 역시 보는 재미를 준다. 신재범 · 지보 신공(至寶 神功) · 70x135cm임봉규 · 바람1(돌탑) · 60x90cm최정근 · 李岡 詩 · 24x180cmx2서예를 전통적으로 학습하고 창조해낸 작품세계에는 근본이 있어서인지 무게감이 실린다. 작품 활동에 매진하면서 후진양성에도 소홀히 하지 않는 이들에게서 서예의 예술성과 미래를 보게 된다. ‘한붓동인’ 이전에 원조 격인 대학파 그룹전이 있었다. 그러나 일회성으로 끝난 아쉬움을 ‘한붓동인’으로 부활시키며 그 맥을 계속 이어나가길 바라본다. 2020. 9. 1객원기자 최다은 <전시 정보>한붓동인 창립전전시 기간 : 2020. 8.26(수) ~ 9.1(화)전시 장소 : 경인미술관 제1전시실글씨21 문의 : 02-2138-0104
제55회 한국서예가협회 특별展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예술혼 전시장 전경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서예가협회」展이 제55회를 맞이하였다.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에서 열린 이번 전시는 코로나바이러스 창궐로 인해 오픈식은 생략하고 송종관 회장의 온라인 축사로 대체하였다. 회원들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하여 전시 준비 또한 최소한의 인원으로 진행하였다. 외출이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 오히려 작품에 매진하게 되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은 회원이 참여하였다. 오픈식 전경홍석창 · 離一切苦 得究竟樂 · 70x50cm초정 권창륜, 구당 여원구, 우산 송하경 고문의 작품부터 서단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은 원로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화려한 원색으로 표구한 홍석창의 작품은 정적이고 차분한 전시장에 다소 도발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그것도 젊은 작가의 치기가 아닌 원로 반열에 드는 작가의 행보는 타성에 젖는 안일함을 각성시키고 나도 해보고 싶다는 도전 의식을 준다. 익숙함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움을 찾아가는 과정은 작품 감상에 재미있는 요소를 만들어낸다. 세로형의 표구에 가로로 2단을 배치하여 일반적인 작업과 차별화를 둔 조용연 작가의 방식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선주선 · 宋姚勉句 · 143x53cm최재석 · 張大千 \'讚李白對聯\' · 140x70cm정재석 · 上秦皇逐客書句 · 76x28cm마하 선주선의 행서 작품은 자유분방한 필치 가운데서도 산만하지 않고 정제된 분위기를 자아내는 점이 인상 깊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획의 움직임은 필법에 얽매이지 않고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몽무 최재석의 대련 작품은 화선지를 뚫고 나오는 자연스러운 글씨의 힘을 찾을 수 있었고, 후산 정재석의 작품에서는 글씨와 여백의 조화에서 멜로디가 느껴졌다. 김명자 · 서명호님의 시 · 115x37cm권상호 · 아버님 기일에 · 135x70cm이두희 · 반야심경(전각) · 12x12cm서예를 문자예술, 조형예술 등으로 정의하지만 문장을 짓는 것부터 서예로 본다면 작가의 심정과 사유를 스스로 지어 보이는 것 역시 작품 감상에 중요한 부분이 된다. 한글세대에 한글서예의 소통이 대두되는 요즘 권상호의 <아버지 기일에>는 그리워하는 아버지를 향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결코 짧지 않은 문장 속에서 작가의 진정성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외에도 반야심경을 각(刻)으로 작업한 균당 이두희의 <반야심경>은 256자를 새기는 과정 자체에서 초월적 경지를 느끼게 한다. 예술을 통한 종교적 체험이 가능하다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채순홍 · 吟庚日有感(自作詩) · 135x70cm이덕희 · 書經句 · 140x35cm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국내외 상황에서도 좋은 작품은 여전히 빛을 발한다. 이번 전시가 끝나면 대전 예술가의 집에서 제2차 순회전을 갖는다. 관심 있는 분들은 다시 한번 감상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다.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55회까지 협회를 유지해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한국서예가협회가 계속해서 많은 사람의 서예 활동을 독려하며 서예의 예술성을 알리는 데 힘써주기를 바란다. 2020. 9. 2객원기자 최다은 <전시 정보>제1차 제55회 한국서예가협회 특별전전시 기간 : 2020. 8. 26(수) ~ 9. 1(화)전시 장소 :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3, 4, 5층 전시장 제2차 제55회 한국서예가협회 대전 순회전전시 기간 : 2020. 9. 15(화) ~ 9. 20(일)전시 장소 : 대전예술가의 집 1, 2, 7, 8관 글씨21 문의 : 02-2138-0104
2020 문자문명展
문자와 만난 예술 전시장 전경「2020 문자문명」展은 문화의 도시 경상남도 창원에서 다호리 고분에서 출토된 ‘붓’을 기념하고 문자가 지닌 미학을 고찰하고자 마련되었다. 다호리 붓은 1988년 다호리 유적 1호분에서 출토된 5자루의 붓을 말한다. 기원전 1세기~기원후 1세기까지의 삼한 시대 유적으로 대외교역의 서사도구 역할을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도구의 역사 또한 서예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문자는 문명의 결과물로 문화와 역사, 정치, 종교 등을 담는 부호 체계이다. 그러나 고대 문명사회에서 문자를 읽고 쓰는 자가 흔치 않았기 때문에 문자는 신성시되었고, 권력을 상징했다. 따라서 문자는 의미 전달에 그치지 않고 문자에 미의식을 반영하며 주술적 역할로도 사용되었다. 문자에서 미의식을 발견하고 예술의 한 분야로 문자예술이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이런 점에서 문자문명 展은 한반도의 문자문명을 밝히고 문자예술세계를 확장하는 데 의의가 있다. 이번 전시는 크게 4개의 부문으로 구성됐다. ①입상진의(立象眞意, 형상을 세워서 뜻을 전한다.)에서는 강솔 이완의 <무제> 해골바가지 작품이 형상을 통해 뜻을 보여준다. ‘아침 먹고 땡 점심 먹고 땡…’ 누구나 한 번쯤은 듣고 따라 그려본 해골바가지를 기억할 것이다. 해골을 보고 느낀 무섭고 두려운 감정을 노래를 통해 순화시키고 문자의 형식으로 그린 것이 아닐까. 설명 없이 형상을 세워 문자 이전의 상황을 가늠해본다. ②불립문자(不立文字, 깨달음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것으로 말이나 글에 의지하지 않는다.)는 부처의 가르침을 말할 때 나온 말이다. 문자에 얽매이지 않아도 진실은 전달된다는 의미이다. 다천 김종원의 작품에는 태극문양과 팔괘, 붉은 색감, 부적(符籍)에 쓰일 것 같은 변형되고 화려한 문자도형이 보인다. 강한 불교적 색채 앞에 압도되며 다소 경건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③의외지의(意外之意, 생각 밖의 생각)에서는 경당 김화문의 <그대!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통해 그 의미가 와 닿는다. 일상적인 고민과 생각 속에서 한 단계 나아가 우리의 존재론적 물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④상외지상(像外之像)은 형상 밖의 형상이란 뜻으로 눈에 보이는 것을 담지 않아도 형상이 보이는 경계를 의미한다. 강솔 이완 · 무제 · 70x70cm다천 김종원 作 · 210x148cm경당 김화문 · 그대!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 200x90cm이번 전시의 주제 ‘글자가 없는 곳에서 그 뜻을 다한다(無字處眞其意)’는 역설적으로 문자를 가지고 뜻을 전달해야 하는 모순이 있지만, 문자예술을 통해 일반적으로 사고하고 쓰는 1차원적인 단계를 한 차원 끌어올리는 경계를 시도한다. 그러나 주제에 맞춰 진지하게 고민한 작품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또한, 도록에 접근하기 쉬운 한글 표기가 병행되었다면 문자문명의 근원지인 다호리가 다호리에 머물지 않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문자가 있는 곳에 예술이 있는 문자문명의 예술적 가치가 더욱 알려지길 바란다. 학서 박금숙 · 接代群生 Ⅱ · 100호초람 박세호 · 왕의 깃발 · 210 x 150cm해민 박영도 · 回歸Ⅰ · 100 x 100cm국정 박원제 · 司公圖二十四詩品 · 210 x 140cm 구반 양용운 · 觀風堂 몽무 최재석 · 김소월 시 님과 벗 · 70 x 137cm환빛 이병도 · 이재선생 시 · 200 x 90cm완석 정대병 · 河東茶頌 · 210 x 90cm장곡 신재범 · 煙雲 · 204 x 143cm덕암 이창덕 · 204 x 143cm2020. 9. 8.객원기자 최다은 <전시 정보>2020 문자문명展 -無字處眞其意-기간 : 2020.8.19(수) ~ 8.30(일)장소 : 창원 성산아트홀 전관(1~7전시실)글씨21문의 : 02-2138-0104
[글씨21 담론] 김백녕과 김건표의 서예 이야기
[글씨21 담론] 김백녕과 김건표의 서예 이야기글씨21에서 기획한 2020 창작지원 프로젝트는 김백녕展을 시작으로 한달동안 진행되었다. 김백녕전은 2020. 5. 5(화) ~ 5. 11(월)까지 아트센터 일백헌에서 개최되었으며 그의 첫 개인전이다. 전시장 전경김백녕 작가는 이번 전시의 테마를 크게 3가지로 나누었다. 1. 한국의 글씨를 찾아서, 한국글씨의 조형적 다양성을 재현한 2. 글꼴 연구, 마지막으로 한국글씨의 미감을 담은 3. 서예포스터 양식 개발이다. 작가는 ‘한국의 서예, 한국의 글씨의 특징이 무엇일까’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연구 끝에 현판에서 답을 찾았다. 현판의 서체가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3~5자로 건물의 기능을 압축적으로 대변해야하므로 굵고 강건하며, 분명하고 큰 글씨가 좋을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이와 같은 외형적 특징에 머물지 않고 그 안에 담긴 지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은 절제된 중용의 미를 발견하는 데 주안을 두었다. 또한, 겸손의 예를 갖추어 작가의 성명이나 직분을 밝히지 않은 채 현판을 제작한 경우도 있었다는 걸 감안한다면 현판 글씨에는 담박한 정감이 들어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작가의 기획의도를 인지하고 작품을 마주한다면 작품을 감상하는 깊이가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좌 김백녕 작가 / 우 김건표 작가2020. 9. 8글씨21 편집실
원로에게 길을 묻다
근원 김양동21세기 서예문화 생태계를 말하다 김찬호(미술평론가, 경희대 교육대학원 교수)20세기를 넘어 21세기 초반을 달리고 있다. 2020년 올해는 그 어느 해 보다 전지구적 위기다.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인 팬더믹(pandemic) 현상은 새로운 사회적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위기의 시대에 패러다임적 전환이 필요하다. 글씨 21에서 기획한 담론 21세기 지금의 시대는 서예문화 생태는 살아있는가.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논의했다. 담론의 중심은 한국 서예 원형을 통한 정체성(identity) 찾기다.燕巖 선생 文論, 210x70cm, 1985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天風海月, 48x38cm, 1995년반야바라밀다심경, 106x60cm, 2002년학의 꿈, 37x42cm, 2012년역사 속에서 기호와 상징은 수천 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우리 사이를 이어 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원시미술의 기호와 상징에 대한 탐구는 오늘날 서예문화 발전에 많은 영감이나 내용을 채워줄 수 있다. 특히 김양동 교수님이 쓴 한국 문화의 원형을 탐색한『한국 고대문화 원형의 상징과 해석』은 그런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김양동 교수는 “서예의 출발이 획이다. 중국도 앙소문화의 도편(陶片)을 중국 한자의 시발로 보고 있고, 그 자체를 서예의 시초로 보고 있다. 그것을 보고, 한국의 서예의 기원도 광개토대왕비, 청동기 시기의 암각화 등 신석기문화에서 서예의 기원으로 삼을 수 있겠다는 점에서 출발했고, 빗살무늬토기에 주목한 이유다.”라고 했다. 우리 선사 문화를 통해 문자의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김양동 교수는 ‘빗살’에서 ‘빛살’로의 해석의 전환을 해 놓았다. 교수님의 연구는 고고학을 통해 정체성을 찾아가는 하나의 징검다리다. 그 하나의 징검다리가 누구나 안전하게 건널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야 한다. 앞으로의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고대문화가 오랜 삶의 누적에서 형성된 사유의 축적이라면 그 안에는 반드시 어떤 원리의 힘이 작용했을 것이다. 한 고대문화의 기원, 발생, 형성, 전개가 중요한 열쇠다. 자물쇠가 있어야 열쇠가 있고, 열쇠는 자물쇠를 열고 닫을 수 있는 기능을 했을 때 의미가 있다. 서예의 뿌리를 찾아가는 작업, 이는 서예에 대한 지평을 확장 시키는 작업이고 그런 점에서 서예 생태계에서 뿌리를 찾아가는 작업은 중요하다.光前啓後, 70x210cm, 2016년, 계명대학교 소장한국미의 원형, 115x152cm, 2005년筆歌墨舞, 208x144cm, 2004년八分小篆歌, 184x270cm, 2004년지금의 한국서예 모던(modern) 한가? 21세기 예술은 근대를 넘어, 탈근대로, 동시대 미술로 변화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서예는 여전히 근대성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비평과 담론의 부재다. 서예의 근대성 문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작품은 상식에서 벗어나는 순간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다. 이처럼 친숙한 대상을 새롭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서예 근대성에 대한 담론이 필요하다. 김양동 교수는 국립현대미술관 ‘미술관에 書’에서 한국 근현대서예를 조명하는 글을 발표했다. 한국의 서예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한국서예의 근대성 문제를 어떻게 진단하고, 미래의 서예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되는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그는 서예에서 중요한 것은 개념이다. 개념이 서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예술에서의 창작은 전통을 해체하면서도 원형을 추구하는 것이며, 원형을 추구하면서도 현재성을 담아내려는 노력이다. 원형을 찾는다는 것은 단순하게 전통을 복원하자는 뜻이 아니다. 그 원형의 정신과 문자적 소재들이 지금 그리고 여기, 현대와 탈현대의 혼돈한 교차점에서 야기하고 있는 당면한 문제들을 극복하고 서예의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 가는 확장 가능성을 모색하자는데 있다. 이번 담론이 서예의 원형에 대한 탐색을 통해 서예 존재의 본질을 깨닫는 정체성을 찾아 미래로 나아가는 또 다른 모색의 시간이었으면 한다.고대 신(神)의 이야기, 186x95cm, 2008년象村 申欽 詩 雜興, 48x75cm, 2008년예양동교(汭陽東橋), 43.7x45cm, 2005년, 野松미술관 소장한민족문화의 시원-태양과 신조, 149x210cm, 2008년쓰는 것이 그리는 것이고, 그리는 것이 곧 쓰는 것이다. 쓴다, 그린다는 것은 하나의 퍼포먼스(performance)다. 이응노(李應魯), 남관(南寬), 오관중(吳冠中), 모네, 호안 미로, 잭슨 폴록도 다 쓰고 그린다. 쓴다, 그린다는 말보다 무엇을 어떻게 담아내느냐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서예는 쓴다고 생각 한데서 한계에 부딪혔다고 본다. 타성화된 현실, 화석화된 전통에서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
한민족 필묵으로 소통하다_6.25전쟁 70년 국제필묵교류전
9월 2일(수)부터 8일(화)까지 인사동한국미술관에서 <한민족 필묵으로 소통하다 – 6.25전쟁 70년 국제필묵교류전>이 열렸다. 본 전시회는 일본 고려서예연구회, 제주 한글서예묵연회, (사)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가 주최하고 (사)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가 주관했다. 전시장전경<한민족 필묵으로 소통하다>는 6.25한국전쟁 70주년을 맞이하여 개최된 전시회로 고려서예연구회, 제주한글묵연회,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 작가들의 작품을 비롯하여 일본, 중국, 호주의 초대작가 작품들이 함께 전시되었다. 총 227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국제교류전은 전쟁의 비극으로 인해 흩어진 한민족 동포들이 하나된 마음을 보여주는 뜻깊은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6.25전쟁은 우리민족의 아픔이 담긴 역사로, 아직까지도 전쟁이 남긴 상처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다. 전쟁의 상처가 아직 치유되지 않았음에도 미래의 평화를 위해 화합의 길로 나아가고자 하는 시도는 끊임없이 행해지고 있다. 이번 전시회도 그러한 시도 중 하나로서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필묵으로 소통할 수 있는 뜻깊은 공간을 조성하여 각자의 예술적 기량을 발휘하도록 하였다. 또한, 예술을 매개로 한 소통을 통해 6.25전쟁이 지닌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소망하는 마음을 담아 아름다운 캘리그라피 작품으로 표현했다.이번 전시에는 김경순의 ‘호연재 안동김씨편지’, 양백진의 ‘이수홍의 시’, 여태명의 ‘ㅁ’, 이지은의 ‘청산은 나를 보고’, 히라노소겐의 ‘the space land\', 리우치의 ‘橋’, 디어드리 하세드의 \'Fill the Earth\'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멋스러운 서체로 심오한 의미를 전달하는 작품은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였고, 글과 그림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피워내는 작품은 관람객이 캘리그라피가 지닌 무한한 매력을 느끼도록 했다. 김경순 · 호연재 안동김씨 편지 · 60x88cm양백진 · 이수홍의 시 · 35x100cm 여태명 · ㅁ · 35x35cm이지은 · 청산은 나를 보고 40x120cm히라소노겐 · the space land · 37x69cm리우치 · 橋 · 50x50cm디어드리 하세드 · Fill the Earth · 25.5x21.5cm옛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서예작품에서는 진한 먹의 향기와 옛것의 향취가 느껴졌으며, 현대적인 감각의 디자인이 구현된 작품에서는 직관적인 메시지 전달과 예술성의 함축을 동시에 달성하는 캘리그라피만의 고유한 영역이 돋보였다. 관람객들은 각 작품이 선보이는 아름다운 캘리그라피의 세계로 인도되어 친숙하면서도 생소한 캘리그라피의 매력에 흠뻑 젖어들었다. 그리고 6.25전쟁 7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며 엄숙한 마음으로 전시회장을 나섰다. 한국 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 이일구 회장은 “이번 전시는 평화와 화합이라는 취지로 일본고려서예연구회, 제주한글서예묵연회,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뜻깊은 행사”라며 이번 전시를 축하함과 동시에 “캘리그라피 대표 단체로서 새로운 문화 트렌드인 캘리그라피의 발전을 위해 신선하고 내실 있는 기획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20. 9. 14객원기자 신혜영<전시정보>한민족 필묵으로 소통하다_6.25전쟁 70년 국제필묵교류전기간 : 2020.9.2.(수) ~ 9.8(화)장소 : 인사동 한국미술관글씨21문의 : 02-2138-0104
제9회 캘리콘서트 字作曲(자작곡) 문자를짓다展
2020년 가을, 캘리콘서트 작가들이 ‘자작곡(字)(作)(曲)’을 문자로 지어 선보였다. 이번 전시회는 문장가가 글과 글을 엮어 시나 소설을 짓듯이 캘리그라피 작가는 자(字)와 형(形)을 엮어 글을 해석한 의미를 담은 새로운 조형의 문자를 짓는다는 뜻을 담았다. 오민준글씨문화연구실이 주최 및 주관한 <자작곡-문자를 짓다> 전시회가 9월 3일(목)부터 9일(수)까지 백악미술관 전관에서 열렸다. 캘리콘서트 전시를 준비한 71명의 작가들은 70x70cm의 공간에 저마다 조형한 창의적인 문자를 그렸으며 작가의 개성이 담긴 어조와 어투, 형태를 보여주었다. 전시장 전경캘리그라피(Calligraphy)는 Calli(美)와 Graphy(화풍, 서풍, 기록법)의 합성어로 ‘손으로 그린 문자’라는 뜻이지만, 조형상으로는 문자가 지닌 의미전달이라는 본래의 기능을 떠나 유연하고 동적인 선, 글자의 독특한 번짐, 살짝 스치는 효과, 여백의 미, 균형 등 순수 조형의 관점에서 보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문자는 전하고자 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기능적 측면이 강조된다. 일상에서 우리가 접하는 문자는 대개 의미전달의 수단이라는 기능만 지니고 있어 그 속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며 찬탄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캘리그라피는 문자의 의미전달 기능에 아름다움을 담아 하나의 예술로 승화하며, 매우 다양한 기법으로 작가만의 개성과 감성을 표현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김소희의 ‘페르소나’, 송옥진의 ‘아슬아슬’, 유지향의 ‘달, 길’, 이강호의 ‘꿈꾸는 호랑나비’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먹의 질감이 짙게 표현된 작품과 물을 머금은 먹이 연하게 번지는 형태가 인상적인 작품부터 글과 그림이 함께 표현되어 글이 전달하는 의미와 그림의 아름다움을 모두 느낄 수 있게 하는 작품, 그리고 기존의 사물, 단어 등을 재해석해 창의적인 기법으로 종이를 수놓은 작품까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유려한 작품들이 관람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김소희 · 페르소나(persona) 송옥진 · 아슬아슬유지향 · 달, 길이강호 · 꿈꾸는 호랑나비이유진 · 내안의 나정희자 · 엄마이번 전시 제목인 <자작곡-문자를 짓다>는 캘리콘서트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지향하는 바를 함축하고 있다. 이미 자신만의 장점과 표현수단을 확립하여 독자적인 활동을 펼치는 작가들이 있는가 하면, 배움에 목이 말라 짧게는 2, 3년에서 길게는 10년 정도 캘리그라피를 공부 중인 작가들도 있다. 이들은 그동안 익혀온 선질과 자형, 농담과 공간의 변화 등 다양한 표현기법들을 동원하여 문자조형의 세계를 선보이는 한편, 자신의 삶과 세계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 등을 솔직하게 토로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우리나라 캘리그라피 작가들의 뛰어난 실력을 엿볼 수 있었고, 전시회를 찾은 많은 관람객에게 캘리그라피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계기가 되어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 기존의 화풍을 아름답게 담아내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작가들의 도전정신이 있어 대한민국의 캘리그라피 예술은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2020. 9. 15객원기자 신혜영 <전시정보>제9회 캘리콘서트 字作曲(자작곡) 문자를짓다展 기간 : 2020. 9. 3(목) ~ 9. 9(수)장소 : 백악미술관글씨21문의 : 02-2138-0104
제2회 대한민국캘리그라피창작대전 심사결과
사단법인 한국캘리그라피창작협회(이사장 박혁남)에서 주최한제2회 대한민국캘리그라피창작대전의 심사결과가 발표되었다. 전통서예를 기반으로 캘리그라피 장르의 신진작가 발굴과 순수예술 정착을 위해 교육, 학술발표, 전시 등을 지속하고 있는 단체로 전국 20개 지회. 지부를 기반으로 부단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심사 현장 사진작년에 이어 두 번째 공모전인 올해에는 코로나19의 열악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작년에 비해 출품수가 증가한 771점이 출품되어 610점이 입상 되었다. 이번 대전에서 영예의 대상은 캘리그라피부문 최행자씨가 차지하였고 우수상은 이은주, 박은영, 김정석, 채종현씨, 전통부문 우수상은 이정림(한글), 박성호(한문), 최옥주(한문), 이명희(문인화), 배성필(서각), 김경준(서각)씨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캘리그라피의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실력과 품격을 갖춘 국내작가에게 수여되는 2020년 대한민국캘리그라피창작대상에는 청인 서거라씨가, 초대작가상에는 별하 오희숙씨가 선정되었다.대상 최행자 출품作우수상 이은주 출품作우수상 박은영 출품作우수상 김정석 출품作우수상 채종현 作우수상 이정림 作우수상 박성호 作우수상 최옥주 作우수상 이명희 作우수상 배성필 作우수상 김경준 作 입상작 610점은 초대작가전과 kcca 2020 캘리그라피소품컬렉션전 작품과 함께 10월24일(토)부터10월29일(목)까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전관에서 전시될 예정이며 개막식 및 시상식은 10월24일(토) 오후 3시 예정이다. 제2회 대한민국캘리그라피창작대전 대회장 박혁남운영위원장 강해운운영위원 오희숙, 김도임, 이순연, 이명선, 유임경캘리그라피부문 심사위원장 서거라심사위원 박태평, 안홍표, 장영희, 박민자, 김복자전통부문 심사위원장 박영동심사위원 변효숙, 이병도(한글), 박영동, 윤금심(한문), 이옥수, 최송산(문인화), 최경옥, 신창도(서각)2020. 9. 16글씨21 편집실
2020 한글서예큰뜻모임 갤러리미래 초대전
2020 한글서예큰뜻모임 초대전이 9월 9일부터 9월 15일까지 갤러리 미래에서 진행됐다. (사)세종한글서예큰뜻모임은 1999년 한글 서예술의 전통을 계승하고, 한글의 가치를 세계에 일깨우려는 사명감으로 창립되어 21년 동안 한글서예대전을 개최하며 150여명의 한글 작가를 배출하였고, 9회의 초대전, 특별전시를 통해 서예술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뿐만 아니라 (사)세종한글서예큰뜻모임은 한글세계화의 일환으로 5회의 외국 전시를 통해 우리 한글의 우수함을 세계에 알리고, 10회의 학술발표회를 통하여 한글서예의 역사적 전개와 미래 전망 등을 알리며 우리 한글서예를 무궁한 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전시장 전경한글은 인류가 사용하는 문자들 중 창제자와 창제년도가 명확히 밝혀진 몇 안 되는 문자 중에 하나이다. 한글은 그 창제 정신이 ‘자주, 애민, 실용’에 있다는 점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문자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러한 창제정신과 더불어 독창성과 과학성에 있어서도 뛰어남을 자랑한다. 이러한 위대한 한글을 문자를 주고받는 오늘날과 달리 한글서예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수단을 넘어 정성과 한이 담겨있어 그 속에서 우리의 문화와 정서를 보이며 글자의 아름다움으로 품격을 높인다. 초아 강영애 · 세종어록 · 28x35cm백천 류지혁 · 버나드쇼의 글 행복 · 48x38cm산내 박정숙 · 권영설 글 가슴이 뛰어야 한다 · 30x35cm계정 신영순 · 이해인 시 · 36x50cm오초 이명실 · 채근담구에서 · 35x58cm의당 이현종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 · 35x75cm규당 조종숙 · 김광섭 시 저녁에 · 40x95cm한곬 현병찬 · 금빛노을 · 60x70cm이번 전시에서 초아 강영애 ‘세종어록’, 백천 류지혁 ‘버나드쇼의 글 행복’, 산내 박정숙 ‘가슴이 뛰어야한다’, 계정 신영순 ‘이해인 시’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한글서예의 아름다움을 뽐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시기에 전통서체를 기반으로 판본, 궁서, 그리고 한글이 반포되었을 당시에 백성들이 쓰던 자유로운 형태의 한글 등 다양한 한글 서체를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어려운 시기에 전시를 진행한 만큼 앞으로 (사)세종한글서예큰뜻모임의 무궁한 발전을 응원한다. 2020. 9. 16글씨21 편집실 <전시정보> 2020 세종한글서예큰뜻모임 갤러리미래 초대전 전시 기간 : 9. 9(수) ~ 9. 15(화)전시 장소 : 갤러리미래
제29회 경기도 서예대전 심사결과 발표
사단법인 한국서예협회 경기도지회가 주최하고 경기도 서예대전 운영위원회가 주관한 제29회 경기도서예대전의 심사결과가 발표되었다. 제29회 경기도 서예대전은 전서·예서·해서·행초서·한글·문인화 7개 부문으로 나누어져 2020년 7월 말에 작품접수가 이루어졌다.심사 현장 사진우수상에 백승복 씨(전서), 이미경 씨(행초서), 이진숙 씨(한글), 홍석자 씨(문인화)가 수상하였고 특선에는 한글 3명, 전서 10명, 예서 11명, 해서 4명, 행초서 11명, 문인화 6명, 총 45명이 수상하였다.우수상 백승복우수상 이미경우수상 이진숙우수상 홍석자시상식은 9월 5일(토) 오후 2시에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열렸고, 수상작 전시는 9월 3일(목)부터 9월 8일(화)까지 경기도 문화의전당에서 개최되었다. 사단법인 한국서예협회 경기도지회(지회장 정윤주)는 지역 서예문화 발전의 주역이 될 참신하고 역량 있는 작가의 등용문인 경기도 서예대전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2020. 09. 17글씨21 편집실제29회 경기도 서예대전 입상자 명단■ 우수상백승복(전서)이미경(행초서)이진숙(한글)홍석자(문인화)■ 특 선* 한글:김수진, 이문석, 조유순* 전서:김문진, 김희순, 배계현, 오미숙 ,이도재, 이명미, 임순녀, 정성자, 채석기, 황혜선* 예서:김정배, 김필숙, 송시화, 신금란, 오미숙,윤복식, 이경희, 이명우, 이미옥, 정상훈, 최인철* 해서: 김응경, 문춘태, 박병철, 박영애* 행초서:강병훈, 권태윤, 김귀영, 김옥순, 김정수,박순천, 윤태동, 이유생, 정기주, 조신자, 최옥자* 문인화:김현주, 신형숙, 윤영근, 이근병, 최옥, 최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