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보기 어려운 대한민국 국회관인,
어떻게 달라지나? 60여년 가까이 쓴 관인이 교체를 앞두고 있다. 기존에 사용하던 전서체의 관인은 알아보기 어려웠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국회는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다음달 초, 관인 공모를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 사용중인 국회 관인국회의 관인은 입법부인 국회를 상징하는 공식적인 도장으로 국회에서 발행하는 각종 공문서에 사용된다. 현재 국회 관인이 만들어진 시기는 1963년이며 전서체로 제작되었다. 관인에 사용된 전서체는 중국 갑골문자에서 비롯되어 의도적으로 획을 늘리고 구부리는 등 장식적인 요소가 많이 보인다. 하물며 한자도 아닌 한글에 전서체를 적용한 것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대한민국 국새 역시 2세대인 1963년부터 1999년에는 한글 전서체를 사용했고, 이후 3세대부터 현재 사용중인 5세대는 모두 훈민정음체로 제작됐다. 정부는 지난 2011년 전서체가 대부분이었던 전국의 관공서 직인을 훈민정음 창제 당시 서체로 써야 한다고 공포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국회에서 훈민정음체를 사용해 새 관인을 제작한다는 방침이다. 훈민정음체도 세부적으로 해례본체와 언해본체 등 여러 서체가 있어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공모를 할 계획이다. 국회 관인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의장에게 있으며, 의장 결정 후 관보에 게재한 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전문가로 구성된 ‘국회 관인제작 자문위원회’ 구성을 마친 상태이다. 제5대 국새 제작위원이었던 황보근 한국전각협회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오두옥 한국인장업연합회 수석부회장, 전상모 경기대 서예학과 교수, 송치룡 승환기업 대표 등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문희상 의장은 지난 1월 21일 국회 의장집무실에서 위촉식을 열어 직접 위촉장을 전달했다. 이번 국회의 관인 공모는 지난 50여 년간 사용한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으며, 국회 관인이 바르게 제작되고 사용되는 것은 올바른 관인 문화 정착의 시발점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20. 2. 4글씨21 편집실
유재 임종현 여섯 번째 개인전
隻辭揮染 척사휘염(=한 글자나 한 단어로 된 서예작품)“지금이라도 새로운 길을 찾아야죠.” 유재 임종현 작가의 여섯 번째 개인전 주제는 ‘척사휘염(隻辭揮染)’이다. 고전에 자주 나오는 용어는 아니지만 하나의 단어 혹은 짧은 글이 나를 물들인다는 의미로 이번 전시 제목을 정했다고 한다. 明明德 42×51cm밝은 덕을 밝게 하라한문학을 전공한 작가의 유가적 사유가 묻어있다. 창작에 임할 때도 기교를 버리고 서예가 지닌 본연의 아름다움으로 유가의 덕목을 표현할 것을 추구한다. ‘정관(靜觀)’, ‘성(誠)’. ‘중(中)’, ‘명명덕(明明德)’을 포함하여 총 25점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空 56×50cm福 56×47.5cm이번 개인전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업 스타일은 화선지를 대신한 캔버스 사용이다. 조금 더 명확하게 말하자면 캔버스를 사용하되 화선지의 먹 번짐 효과는 그대로 고수하였다. 이 사실을 모른 채 작품을 접한 사람은 화선지와 먹물이 아니라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초정 권창륜 선생소헌 정도준 선생心是佛 19×36cm×3마음이 곧 부처이다夢 58×49cm到遠 64.5×40cm원대함에 이르다유재 임종현 작가화선지는 분명 훌륭한 재료이지만 보존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작가는 재료의 한계를 보완하는 동시에 재료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는 작업에 집중하였고, 그 결과 물걸레로 닦아도 작품에 변형이 없을 정도이다. 또한 먹 번짐, 갈필과 같은 붓의 효과를 연출하기 위해 물과 아크릴 잉크의 비율을 찾아내었고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게 되었다. 아크릴 잉크로 농담을 표현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을지 알 수 있다. 數飛 61.5×34cm習鳥數飛也 學之不已 如鳥數飛也익힌다고 하는 것은 새가 하늘을 날기 위해 자주 날개 짓 하는 것이다.배워서 그치지 않음을 새가 계속 날개 짓 하는 것 같이 해야 한다.通 61×49cm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是以自天祐之 吉無不利한계에 도달해서 궁해지면 변하고,변하면 막힘없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이로써 하늘이 스스로 도와서 길하여 불리함이 없게 된다여전히 서예 하면 ‘지(紙), 필(筆), 묵(墨), 연(硯)’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문방사우와의 질긴 인연이다. 이제는 많은 미술 재료가 존재하고 다양성이 인정받는 세상이다. 서예 역시 다양한 재료와 도구로 창작이 이뤄지고 있고, 영상매체와의 협업, 스트릿아트로서 서예의 범주를 확장하고 있다. 그 중 유재 작가는 지필묵의 특성을 지키면서 보존성의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차별성을 두었다.進一步77×40cm百尺竿頭進一步백 자나 되는 장대 위에 올라가서도 또 한 걸음 더 나아가라 유재 임종현 작가다섯 번째 개인전에서는 귀거래사, 적벽부, 금강경 등 문장 전체를 다 쓰는 확산의 기세를 보였다면, 2020년 여섯 번째 개인전에서는 짧은 단어로 정신과 마음을 집약한 응축의 기운을 전달한다. 같은 형식을 답습하지 않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작가의 도전 정신은 극복에 있다고 답한다. 고전을 읽고 글씨를 쓰는 것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과정이며, 성숙한 나로 물들인다고 한다. 서단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서예가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자기 발전은 후배 서예가에게 많은 귀감이 될 것이다. 2020. 02. 11.객원기자 최다은 <전시 정보>유재 임종현 여섯 번 째 개인전‘척사휘염’기간 : 2020. 2. 20(목) ~ 2. 26(수)장소 : 백악미술관 2층초대 : 2020. 2. 20(목) 오후 5시문의 : 010-5207-1389 (유재 임종현)
2019 한국전각협회 회원전
전국 유일의 (사)한국전각협회 사단법인 한국전각협회 회원전이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에서 열렸다. 제15회 인품(印品) 展은 228명의 회원이 참여하였고, 그중 170명의 회원이 작품을 전시하는 역대 최고의 참여율을 보여주었다. 전국 유일의 전각 협회인 만큼 많은 회원이 활동하고 있고, 해를 거듭할수록 작품의 격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이 많다. 전시와 함께 열린 2020년 정기총회에서는 동구 황보근 선생이 만장일치로 회장직에 선출되었다. “전각의 예술성을 널리 알리는 교육 사업을 계획하고 대중성을 위해 노력하는 한 해가 되겠다. 더 많은 회원과 함께하기를 기원한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좌:(사)한국전각협회 박원규 전회장우:(사)한국전각협회 황보근 신임회장 김옥봉 감사 전각은 방촌(方寸)의 예술로 일컬어지듯 작은 공간에서의 조형성을 극대화하는 작업이다. 여백을 활용한 공간 처리, 글자의 구성, 선질 등을 통해 하나의 예술로 격상된다. 실용성으로 시작된 고대 전각에서 하나의 예술이 되기까지 오랜 역사를 거쳐왔다. 김기동 - 遲人김동배 - 道以拙成김명석 - 物神김민정 - 齊王國司印김상년 - 東西南北작품의 격이 전각의 격과 맞물릴 정도로 그 중요성은 매우 크다. 함축된 글자로 강한 상징성을 지니고 일정한 규격에도 얽매이지 않는 전각은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역할도 한다. 서예술과 떨어질 수 없는 관계임을 알 수 있다. 김숙연 - 枕書高臥김영배 - 金允燮김응학 - 정김진희 - 興趣박연옥 - 郭橫박원규 - 下氣효산 손창락 사무국장은 전각예술의 발전을 위해서 정형화된 관점에서 벗어나 조금 더 자유롭게 접근할 것을 제시하였다. “예술가의 심미안에 맞는 구도를 잡아보거나 붉은 계열의 색만 쓴다는 편견을 버리는 것이다. 재료나 크기, 형태, 색에 얽매이지 않고 작가의 개성을 표출하면 좋겠다. 또한 인장의 재료나 인주의 품질을 높여 전각 예술의 격을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박일규 - 泉鳴譜外琴백영일 - 鴨老여원구- 萬壽無疆 우진희- 瑞氣集門전윤성- 初心전정우- 肖形(人·同行)한국전각협회 인품전에는 전각의 아름다운 조형미를 볼 수 있다. 다양한 한문 서체와 한글, 문양, 그림에 작가의 미의식을 반영한 다채로운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도장의 측면에 새긴 측관 혹은 방각 작품도 아울러 감상할 수 있다. 조용연- 惠風祥雲조인숙- 元亨利貞최두헌- 盡在我山中황보근 - 一路順風많은 회원이 참여하였지만, 아직 전각에 대한 관심이 서예보다 못한 것은 사실이다. 중국의 전각인구는 서예 인구와 대동소이할 정도로 하나의 예술 분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앞으로 전각에 대한 연구와 실용성이 뒷받침된다면 한국에서도 전각의 비중이 한층 높아질 것이다. 한국전각협회는 전각을 사랑하고 관심이 있는 분들의 가입을 환영한다. 2020. 2. 8.객원기자 최다은 <전시 정보>한국전각협회 회원전 제15회 인품전기간 : 2019. 2. 5(수) ~ 2. 11(화)장소 : 인사아트프라자 4층
(사)한국전각협회
2019 총회 개최한국전각협회(박원규 회장)는 지난 2월 5일 인사동 태화빌딩 회의실에서 2019년을 마무리하는 총회를 열었다. 한국전각협회는 1974년 9월 청강 김영기 초대회장을 중심으로 30여명이 모여 창립되었다. 1년 후 1975년 제2대 회장으로 철농 이기우 선생이 선출되었고, 1976년 제3대 회장으로 심당 김재인 선생이 선출되었다. 이어 1977년 제4대 회장으로 여초 김응현 선생이 선출되어 한국전각협회가 한국전각학회로 개칭되었다. 이후 1983년까지 면면히 이어져왔고, 1995년 4월 여초 김응현 선생이 재임을 하며 임원을 선임하고 활발한 활동이 진행되었다. 이후 구당 여원구, 초정 권창륜, 남정 원중식 선생이 회장직을 이어갔다. 남전 원중식 회장은 2013년 2월 정기총회에서 한국전각학회에서 한국 전각협회로 명칭을 개칭하였다. 같은 해 8월 하석 박원규 회장이 취임하면서 사단법인을 만들었으며, 신입회원을 다수 영입하여 328명이 활동하는 단체로 거듭나게 되었다. 이번 2019총회에서 동구 황보근 회장이 선출되었으며, “전각의 예술성을 널리 알리는 교육 사업을 계획하고 대중성을 위해 노력하는 한 해가 되겠다. 더 많은 회원과 함께하기를 기원한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개편된 한국전각협회 회원명단은 아래와 같다. 고 문 : 권창륜 김양동 박찬혁 여원구 윤양희 임재우 전도진 명예회장 : 박원규 회 장 : 황보근 자문위원 : 박영진 박용설 이곤순 이 용 전정우 정도준 조수현부 회 장 : 김기동 김 연 박동규 백영일 선주선 송동옥 여성구 유병리 이영철 이은설 이정호 이황우 전상모 전윤성 조성주 정양화 진영근 채순홍 최은철 최원복 정병례감 사 : 고범도 김동배 상임이사 : 손창락이 사 : 고지완 곽종권 강선구 김말순 김성덕 김성자 김윤식 김응학 김옥봉 김일성 김장현 김정임 김창섭 김춘자 김혜경 남인자 박문환 박병선 박병옥 박영동 박정수 박정이 송인도 석태진 신옥주 신지훈 오정근 원혁수 유석기 윤경숙 윤대영 이두희 이도윤 이명환 이종선 이주형 이승우 이태조 이홍화 이황우 임영란 장순자 조옥연 조인선 지은숙 최용준 최인수 최재석 최훈기 김희정명예회원 : 김건표 김대원 심재덕 조민환 사무총장 : 김영배사무국장 : 박재복사무차장 : 윤종득 김정환 남영임 회 원 : 가성현 강성득 강인성 강창주 강해운 강혜옥 고경석 공순영 권미옥 권선화 권승세 권영식 권영이 권윤철 권은숙 권정구 김광동 김광묵 김규영 김길성 김난희 김동훈 김명석 김문철 김미연 김민정 김민희 김봉춘 김분호 김상규 김상년 김선민 김석열 김소영 김수정 김숙연 김승태 김안선 김연춘 김용원 김유신 김은아 김은희 김 인 김인숙 김정자 김정호 김종란 김종칠 김종호 김주영 김진복 김진우 김진희 김태향 김화영 김훈철 남궁원 남상수 남유미 노미경 노혁이 류승주 문예진 민승준 박동현 박미향 박성호 박수현 박순직 박승비 박연옥 박영희 박용호 박윤옥 박인식 박일규 박일복 박재미 박종규 박종학 박주열 박태정 박찬규 박철승 박홍주 배덕미 배정란 백동헌 백창현 방동안 방성우 서보선 서선희 서윤자 서형근 선금례 선화자 성정희 손세영 송병찬 송설분 송수욱 송지영 신용원 신현경 신희철 심경희 심순옥 심중보 안선정 안재용 안종순 안종옥 양흥식 여영희 염정모 오경환 오미숙 오선이 오성록 희숙 우진희 우철원 원성희 유기성 유미정 유백준 유병수 유승의 유영희 유재호 윤민영 윤송섭 윤승희 윤시은 윤필수 이강윤 이경미 이경수 이경희 이광현 이규자 이금순 이남미 이동윤 이명복 이명우 이명희 이병수 이병안 이성연 이숙자 이 순 이신영 이여원 이영희 이 완 이우진 이우찬 이인목 이재학 이재형 이정호(以虛) 이종암 이준영 이채연 이청일 이탁형 이한나 이효성 임예흔 장근헌 장덕상 장명선 장미란 장세훈 장영상 장영선 장용아 장운식 장이란 전영숙 전해연 정근미 정근식 정기동 정재석 정준식 정태승 정태양 정해천 정효이 정희종 조경국 조경화 조득임 조상기 조용연 조원영 조인숙 조인화 조현성 주형숙 지용계 차예린 채금석 채송화 최 견 최두헌 최민렬 최상혁 최석봉 최여린 최영태 최옥자 최유리 최정근 최진규 최현철 하광태 하윤택 한봉구 한성수 한승훈 한이섭 함영훈 허정혜 형계순 홍순형 홍재범 홍종애 황상원 황선건 황순재 황은아 황현택2020. 2. 18글씨21 편집실
중국미술학원 한국유학생 총동문전
서호예연전 西湖藝緣展 중국 항주 중국미술학원의 한국유학생 동문들이 연구 성과를 조명하고 교류하는 소통의 장이 인사동에서 열렸다. 한국유학생 동문들은 2010년 항주에서 1회 전시를 개최하며 동문전이 처음 시작되었다. 고범례 作이후 상해, 서울, 일본(나라) 등에서 전시를 개최하며, 총동문전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인사동 갤러리 M에서 열린 이번 동문전에는 13명의 동문이 참여했다. 김건표 作김명진 作중국미술학원은 1928년 중국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고등 종합예술대학으로 지난 반세기 동안 짜오우지, 우관종, 리커란, 주덕군 등 걸출한 예술가를 배출하였다. 항주 서호는 호수와 푸른 산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치로 유명하여 ‘지상의 천당’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으며, 그 서호 변에 자리 잡은 중국미술학원은 중화 예술의 맥을 잇는 성지라 불린다. 이두희 作중국미술학원의 한국유학생 동문은 1993년 오순이 작가의 산수화 전공으로 시작되었으며 서법, 화조, 인물, 판화, 서양화, 도예, 미술사 등 학사뿐만 아니라 석·박사 졸업자가 40여명 이상이 배출되었다. 김형년 作졸업생들과의 교류와 우의를 다지고,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며 발전시키고자 노력하는 중국미술학원 한국유학생들의 서호예연전은 중앙미술학원의 학생뿐아니라 교수진들에게도 놀라운 행보였다. 동문 개개인의 서예연구와 창작활동을 추구하고 확장해 나아가며 노력하는 그들의 행보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0. 2. 18글씨21 편집실 <전시정보>서호예연전 西湖藝緣展기간 : 2020. 2. 12 ~ 2. 18장소 : 갤러리M참여작가 :고범례 권현옥 권효빈 김건표 김명진 김진수 김형년 부윤자 양현정 오순이 이경희 이두희 정창대
재미교포의 기증으로,
국새·어보 우호적 환수 고종이 조선왕조의 자주외교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만들어 사용한 국새 ‘대군주보(大君主寶)’와 효종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740년(영조16년)에 제작한 ‘효종어보’를 재미교포 이대수 씨로부터 기증받아 최근 국내로 인도하였다. ‘대군주보’‘대군주보’의 앞부분1882년 5월, 재위 19년째를 맞은 고종 임금은 나라를 대표하는 도장인 ‘국새’들을 잇따라 만들라고 중신들에게 명령한다. 그해 7월 완성된 국새에는 ‘대군주보(大君主寶)’‘대조선국대군주보(大朝鮮國大君主寶)’, ‘대조선대군주보(大朝鮮大君主寶)’ 등등의 긴 명칭이 붙었다. 이름 속의 대군처럼 자신만만했던 시기의 고종은 당시 막 30세를 넘긴 때였다. 같은 해 5월 서구 나라들 중에서는 처음 미국과 수호통상조약을 맺으며 근대기 국제 외교무대에 첫 발을 디뎠다. 고종은 청의 간섭에서 벗어나 다른 나라와도 폭넓게 자주외교를 하고 싶었고, 그해 7월 나라를 대표하는 상질물로 여러 개의 국새를 자체 제작하여 외교 국서뿐 아니라 다른 행정 분야의 공문서에도 찍게 했다.하지만 그때 만들어진 국새는 1897년 고종황제가 대한제국을 선포한 뒤 별도의 국새를 만들면서 용도가 줄어들었고, 나라가 한일병합으로 망하면서 뿔뿔이 흩어지고 사라졌던 것이다. 국새 대군주보 뒷부분. 손잡이 뉴 아래 몸체에 ‘WB. Tom’이라는 서양인 이름이 새겨져 있다. 미국으로 유출된 국새를 손에 넣었던 이의 이름으로 보인다.문화재청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대군주보의 높이는 7.9cm, 길이 12.7cm 크기다. 은색의 거북이 모양으로 된 손잡이(龜紐:귀뉴)와 도장 몸체(印版:인판)로 구성되어있으며, 『고종실록』,『승정원일기』,『일성록』 등에 외교관련 업무를 위해 고종의 명에 따라 1882년에 제작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대군주보의 공식적인 사용시기는 1882년 제작 이후 1897년까지로 파악되었으며, 외국과의 통상조약 업무를 담당하는 전권대신(全權大臣)을 임명하는 문서(1883년)에 실제 날인된 예를 확인하였다. 1894년 갑오개혁 이후에 새롭게 제정된 공문서 제도를 바탕으로 대군주(국왕)의 명의로 반포되는 법률, 칙령(勅令), 조칙(詔勅)과 관료의 임명문서 등에 사용한 사실도 확인하였다. 효종어보를 옆에서 본 모습효종어보는 영조 16년(1740년)에 효종에게 ‘명의정덕(明義正德)’이라는 존호를 올리며 제작된 것으로, 높이 8.4cm, 길이 12.6cm 크기이다. 효종 승하 직후인 1659년(현종 즉위년)에 시호를 올렸고, 1740년(영조 16년)과 1900년(광무 4년)에 존호를 올렸으며 이때마다 어보가 제작되었다. 효종어보 3점 중 1900년에 제작한 어보(국립고궁박물관 소장)만 전해오고 있었는데 이번에 1740년 제작 어보를 환수함에 따라 1659년에 제작된 어보를 제외하고 효종 관련 어보 2점은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하고 있다. ‘대군주보’인면과 찍은 인면한편, 기증자인 재미교포 이대수 씨는 1960년대 미국으로 유학 후 줄곧 미국에 거주하면서 한국문화재에 관심이 많아 틈틈이 경매 등을 통해 문화재들을 매입하던 중 1990년대 후반에 이 두 유물들을 매입하였고, 최근 국새‧어보가 대한민국 정부의 소중한 재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고국에 돌려보내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으로 기증을 결심하였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미주현대불교 발행인 김형근(64세) 씨와 경북 구미의 한국국외문화재연구원 전 사무처장 신영근(71세) 씨는 기증자와 문화재청 사이에서 국새‧어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기증의 방법과 형식, 시기 등을 조율하는 등 조력자 역할을 원만히 수행하여 두 유물이 돌아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조선시대의 국새와 어보는 총 412점이 제작되었다. 이번에 돌아온 2점을 제외하고 아직 73점이 행방불명 상태다. 국새·어보는 대한민국 정부의 재산으로 소지 자체가 불법인 유물로서, 유네스코 123개 회원국을 비롯하여 인터폴과 미국국토안보수사국 등에 행방불명 상태인 유물 목록이 공유되어 있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국새나 어보의 환수는 주로 압수나 수사와 같은 강제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지만, 이번 환수는 제3자의 도움과 소유자 스스로의 결심으로 이루어 낸 ‘기증’이라는 형식의 ‘우호적 환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화재청은 “이번 기증을 기점으로 도난된 국새와 어보에 대한 안내문과 홍보를 통해 문화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이를 통한 대중의 인식을 환기시키고 기증을 통화 우호적 환수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에 돌아온 대군주보와 효종어보는 오는 20일부터 3월 8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2층 ‘조선의 국왕’실에서 일반 관람객에게도 공개될 예정이다. 2020. 2. 20글씨21 편집실자료출처:문화재청
노재준 展 ‘달항아리, 담고 닮다’
나를 의미하는 달항아리 인사동 경인미술관 제2관에서는 노재준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달항아리, 담고 닮다’가 열렸다. 소박하고 청렴한 이미지의 조선백자는 문화재를 넘어 민족성을 대표할 정도로 우리 국민에게 친숙한 도자이다. 작가는 상징성 있는 도자에 서예‧전각‧판각 예술을 접목하여 모든 이에게 공감을 살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였다. 달항아리, \'단재 신채호 선생\'을 담다노재준 作 달항아리라고 불리는 백자는 우리나라에서 통일신라 시대 9세기 중엽부터 생산됐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 시대는 청자가 유명하지만, 백자도 발굴되었으며, 조선 시대에 오면 백자의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한다. 백자가 성행하게 된 이유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적어도 맑은 유백색의 백자가 주는 넉넉한 느낌을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인식했다는 점이다. 노재준 작가달항아리, \'이육사 시인\'을 담다노재준 作달항아리, \'추사 선생\'을 담다 노재준 作작가는 이러한 달항아리를 매개체로 삼아 서예, 전각, 탁본과 판화 등 작가가 펼칠 수 있는 기량을 이번 작품에 모두 담았다. 달항아리의 태생적인 특성인 곡선과 대비되는 직선을 활용함으로써 곡선 안의 직선, 곡선 밖의 직선들이 보는 이의 시선을 붙잡는다. 또한, 그 안에서의 흑과 백의 적절한 공간 분배는 최소한의 색으로 다채로운 구도를 만든다. 석헌 임재우 선생박영식 시인달항아리, \'복(福)\'을 담다노재준 作달항아리, \'천상병 시인\'을 담다노재준 作달항아리가 담은 이야기는 작품의 깊이를 더욱더 깊게 만든다. 특히 나라를 위했던 윤동주 시인, 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 등 순국선열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울림이 있다. 예술을 통해 나라를 생각하고 나가 오늘날 나의 모습까지 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은 너무나 소중하다. 달항아리, \'윤동주 시인\'을 담다노재준 作항아리, \'오복(五福)\'을 담다노재준 作달항아리, \'상춘곡(賞春曲)\'을 담다노재준 作작가는 항아리를 ‘항아리는 내 속내(缸我裏)’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하였다. 모양은 조금씩 다를지라도 누구나 나만의 항아리를 품고 있다. 작가의 전시를 보고 나면 작품을 보고 가는 느낌이 아니라 내가 품고 온 항아리에 이것저것 품었던 생각을 담고 돌아가는 기분이 든다. 항아리, \'수여금석(壽如金石)\'을 담다노재준 作달항아리, \'오복(五福)\'을 담다노재준 作노재준 작가는 수십 년 동안 단체전과 책 출간, 논고 연재 등 많은 작품활동과 연구를 병행하며 실력을 쌓았다. 이번 두 번째 개인전은 작가의 열의와 내공이 얼마나 담겨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시였다. 달항아리를 통해 여러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작가의 모습에서 또 하나의 달항아리를 보았다. 2020. 2. 24.객원기자 최다은 <전시 정보>노재준 展 ‘달항아리, 담고 닮다’기간 : 2020. 2. 19(수) ~ 2. 25(화)장소 : 경인미술관 제2전시관
제2회 좋아書 展
글씨가 좋아서 재작년 처음 전시를 연 ‘좋아書’ 展이 갤러리 M에서 2회를 맞이하였다. 효산 손창락 선생 문하에서 만난 6명은 매년 회원전을 통해 공부한 결실을 보여줬지만, 작품 1점으로는 아쉬운 마음이 커 ‘좋아書’ 모임을 결성하게 되었다. 서로의 공부 과정을 지켜봐 주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 전시를 기획하였고, 이번 전시는 4점 이상의 출품과 임서(臨書) 작품을 하나씩 준비하였다. 좋아書 회원들은 글씨가 좋아서 만났지만, 전시 목적 이상으로 서예가 일상으로 스며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크다. 그래서 이번 전시에서는 소품 위주의 작품을 제작해보도록 했다. 오래전부터 의미 있는 문장을 서예작품으로 집 안에 걸어두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시대가 변함에 따라 수요가 줄어들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 속에서 서예작품 또한 심플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고, 좋아書 회원들도 흐름에 맞게 작품을 구상하였다. 王維 詩 鳥鳴澗김해니 作도연 김해니 작가는 왕희지의 난정서를 임서하고, 전서‧행서‧한글 총 4점의 작품을 준비하였다. 서예사의 걸작으로 유명한 난정서는 문장과 서체 모두 완벽하여 많은 이들이 흠모하고 필사하였다. 서예과를 졸업하고 현재 성남교육지원청에서 근무를 하면서 계속해서 붓을 잡고 있는 이유에는 명문을 더욱 격조 높게 만들어주는 서예의 매력도 한몫을 할 것이다.心經贊남성현 作 무산 남성현 작가는 한문에 대한 높은 식견을 바탕으로 고전을 이해하고 문장을 선택하여 전서 두 작품, 해서 세 작품 총 다섯 작품을 선보였다.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臨 貉子卣남영임 作 규전 남영임 작가는 서울서예협회 초대작가이자 이아임디자인 대표로서 바쁜 시간을 보내면서도 글씨를 연마하는 시간을 꼭 빼놓지 않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서 위주의 작품에서 다른 서체로 도전하며 개인의 역량을 확장하였다.윤동주 시 서시박주열 作초헌 박주열 작가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돌판 위에 새기거나 여러 개의 소품을 하나의 작품으로 구성하는 등의 방식으로 공간을 꾸몄다. 성균관대학교 동양미학 전공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동 대학 및 교육기관에서 서예‧전각 수업을 맡고 있다.與主同行이유표 作우정 이유표 작가는 한자어를 그림처럼 이미지화해보는 새로운 작업을 선보였다. 베이징대학교에서 선진사(先秦史)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는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이다. 1.5℃하태용 作희당 하태용 작가는 전 세계적으로 큰 화두인 환경에 대해 고민하고 서예로 풀어냄으로써 인간의 책임과 소명을 다할 것을 재고한다. 광주에서 한문 교사로 재임 중이다. 어떤 이유로든 저마다의 상황에서 마주한 서예와의 인연을 따라 오늘의 전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글씨를 좋아하는 마음 하나라면 누구든지 환영한다고 한다. 전시는 2월 25일까지이다. 2020. 2. 21.객원기자 최다은 <전시 정보>제2회 좋아書기간 : 2020. 2. 19(수) ~ 2. 25(화)장소 : 갤러리M
정명희 미술관 개관 9주년 기념
임재우 · 정명희 2인 전 서예·전각가 석헌 임재우 선생과 금강의 화가 기산 정명희 선생의 2인전을 선보였다. 이번 2인 전은 정명희미술관 개관 9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되었으며, 서예와 전각 그리고 회화가 함께 어우러져 신선함을 가져다주었다. 석헌 임재우 / 기산 정명희석헌 임재우 선생은 이번 전시에서 해서, 초서, 상형, 행서체 등 다양한 서체를 당나라 이전의 고전문학을 소재로 하여 선보인다. 특히 세필의 경우 그의 오랜 서력에서 나오는 탄탄한 기운은 전시장을 압도한다. 한편, 임재우 선생은 오는 4월 제7회 일중서예상 대상을 수상한다. 석헌 임재우 作석헌 임재우 作기산 정명희 작가는 1982년 김치중 작가, 1994년 김배히 작가, 2002년 김여성 작가, 2005년 몽골작가 치메도르치 작가, 2019년 신현국 작가 등 꾸준히 2인 전을 펼쳐왔다. 그가 2019년과 새해에 완성한 2m에 달하는 대작 ‘달빛랩소디’ 작품은 한국적인 미를 표현하는 조각보 무늬다. 기산 작가의 상징인 새와 푸른 달빛, 그리고 조각보의 콜라보가 이목을 사로잡는다. 기산 정명희 作허나영 미술평론가는 “두 거장의 만남은 서로 술잔을 기울이며 주고받는 삶의 이야기의 시각적 구현과 다름없다”라며 “글과 그림은 오래전 이 땅에서는 하나였다. 이번 전시는 그림과 글을 각기 문법과 틀에서 보려 하지 않고 그저 보고 읽으며 느끼고, 그 속에 두 작가가 담은 시 혹은 랩소디를 들어보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석헌 임재우 作석헌 임재우 作이번 2인전은 각자의 분야에서 만들어낸 최고의 예술 혼에서 두 거장의 만남으로 그 효과가 더욱 빛을 발하는 전시가 되었다. 2020. 2. 26글씨21 편집실 <전시 정보>임재우·정명희 2인전기간 : 2020. 2. 3 ~ 2. 14장소 : 대전갤러리
제1회 우향 신호순 展
끝이 없는 배움의 길 우향 신호순 작가 지난주 경인미술관 1관에서는 우향 신호순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이 열렸다. 효산 손창락 선생에게 사사하며 준비한 개인전은 작가의 20여 년 서예 인생을 담는 데 중점을 두었다. 초심을 떠올리게 하는 오래된 작업물부터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로 작업한 작품을 선보였다. 첫 번째 개인전이라는 설렘과 부담감을 안고 준비한 노력의 흔적이 고스란히 전해졌다.사회 박주열우향 신호순 작가효산 손창락 선생 초심을 잃지 않고 앞으로 계속 서예 인생을 걷겠다는 다짐이 이번 전시를 열게 된 배경이라고 소개하였다. 조금은 부끄러울 수 있지만, 예전의 작품을 같이 보여줌으로써 지난 나의 모든 글씨를 애정하고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토대가 되었음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서예 작품에 쓸 문장도 예전에는 다른 작가들이 쓰는 것을 주로 했다면 지금은 작가의 마음에 들고 쓰고 싶은 문구를 주체적으로 선별하게 되었다고 한다. 느리더라도 멈추지 않고 성장하는 과정은 서예인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和風 조화로운 바람우향 신호순作 錦入眸來어여쁜것은 비단과 같아서 눈에 들어온다우향 신호순作 대장부와 같은 호방한 성품은 작품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활달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행서와 예서의 획은 멋을 위한 기교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한글 궁체와 판본체, 전서‧예서‧해서‧행서를 넘나드는 작업 세계는 작가의 넓은 활동 반경을 말해준다.宋相琦 詩 <送仲和兄出守淸風> 우향 신호순作 宋相琦 詩 <送仲和兄出守淸風> 우향 신호순作한얼 이종선 선생첫 번째 개인전을 마친 소감으로 신효순 작가는 시원섭섭하다고 답하였다. 20여 년간 서예와 함께한 시간을 한 번의 전시로 끝내기에는 아쉬운 마음이 크겠지만 또 다른 도전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다음 개인전은 계획이 없지만, 한글부터 한문 서체를 섭렵하고 한층 더 숙달된 경계로 나아가는 공부 계획은 가지고 계신다고 한다. 지금의 아쉬움은 작가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더욱 성숙해지는 작가의 글씨에서 배움의 재미란 이런 것이 아닐까. 도전하고 매진하는 작가의 모습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을 몸소 느낀다. 2020. 2. 28.객원기자 최다은 <전시 정보>제1회 우향 신호순 展기간 : 2020. 2. 19(수) ~ 2. 25(화)장소 : 경인미술관 1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