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근의 글씨를 읽다-8
유머의 풍격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대학 시절 강의실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무언가를 한창 설명하시던 선생님은 학생들을 향해 무언가를 질문했고, 질문의 의도를 이해한 우리는 유머랍시고 엉뚱한 답변을 하며 키득키득 웃었던 기억이다. 그런 태도가 못마땅하셨는지 선생님은 우리들에게 일갈하셨다.\"얘들다, 웃음에도 격이 있단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만나고 싶은 사람보다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날 때가 더 많다. 그런 만남들에서 어색함을 지우고 친근감을 보이기 위해 오가는 다소의 농담들이 있는데, 이런 농담들 속에는 그 사람의 유머감각은 물론, 성향과 속내까지 고스란히 숨어있다. 대개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아저씨들의 구수한 농담들이지만, 어떤 경우는 당장이라도 귀를 씻고 싶은 떄도 없지 않다. 유머는 마음이 여유로운 사람의 특권이며, 정말 좋은 유머에는 팍팍한 사람의 마음까지 훈훈하게 되돌릴 수 있는 힘이 있다. 나에게는 귀를 씻고 싶은 농담을 들었을 때 찾게 되는 몇몇 사람들이 있다. 명나라의 팔대산인과 중국 근대의 제백석, 한국의 장욱진, 일본의 료칸 등이다. 이들이 남겨놓은 작품들에는 유머와 해학의 미학이 공통적으로 녹아있다. 나는 이들의 작품을 눈으로 감상하며 귀를 씻고 싶은 기분을 해소할 때가 많다. 료칸의 동상, 니가타현 이즈모자키 일본의 에도시대를 살다 간 선승 료칸(良寬, 1758~1831)의 짧은 일화는 유머의 풍격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료칸은 지금도 도겐(道元, 1200~1253), 하쿠인(白隱, 1685~1768)과 함께 일본 3대 선승의 한 명으로 추앙받고 있다. 료칸은 다른 두 선승과 달리 은둔과 걸식의 생을 살았고, 승려이면서도 설법을 하지 않았다. 예술적 재능이 뛰어나 하이쿠(俳句)를 위시한 시, 서예, 그림이 여럿 전한다. 하루는 그가 살던 지방의 번주(藩主)가 료칸을 초대하기 위해 심부름꾼을 보냈다. 때마침 그는 탁발을 하러 나가고 없었고, 심부름꾼은 기다리는 동안 암자 주위의 무성한 잡초를 뽑고 청소까지 깨끗하게 해놓았다. 이윽고 돌아온 료칸은 주위를 돌아보며 탄식했다. \"풀을 다 뽑아 버렸으니이제는 풀벌레 소리도 듣지 못하겠네.\" 심부름꾼이 돌아가 료칸의 궁핍한 생활을 전하자 번주는 다시 선사를 경제적으로 돕겠다는 뜻을 전하게 했다. 이에 료칸은 다음과 같은 하이쿠로 답하며 사양했다.\"땔 정도의 낙엽을 바람이 가져다주네.\" 良寬, 天上大風 良寬, 敬上憐下 살아가다 보면 호의도 받아들이지 말아야 할 때가 있다. 막강한 부와 권력을 가진 번주는 료칸과 같은 선승을 주위에 두고 싶었을 테지만, 청빈과 고행으로 일관하며 자연과 하나 되고자 했던 료칸을 이해하지 못한 제안이었다. 이런 제안은 어쩌면 호의를 가장한 거래에 가까울지 모른다. 호의이건 거래이건 세상의 관계는 서로를 구속할 여지가 다분함을 알기에 료칸은 이를 거절해야만 했다. 그러나 거절에도 예의가 필요한 법, 그는 예의 없지도 구차하지도 않은 문학적 유머를 택했다. \"호의는 고맙습니다만,땔감 정도의 낙엽은바람이 가져다주니 불편하지 않습니다.\" 성인근 ․ 본지 편집주간
림스캘리그라피연구소 3번째 정기전 ‘캘리인문학展‘
‘캘리인문학展‘림스캘리그라피 연구소의 3번째 정기전인 ‘캘리인문학展‘이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제1전시실에서 4월 15일부터~23일까지 개최됬다. 전시장 전경전시장 전경림스캘리그라피연구소는 2014년 한글을 아름답고 멋지게 표현하고 알리기 위해 설립되어 림스아카데미, 림스캘리그라피연구소, 한국림스캘리그라피 연구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번 전시에는 출신작가 72인이 대규모 참여하였다. 전시장 전경2018년 \'캘리는 나의 삶‘, 2019년 \'희망\'에 이어 ‘사람을 배우다’ 라는 부제로 개최된 이번 정기전에서는 자신의 삶의 모습을 드러내며 마음에 울림을 주는 글귀들을 한글이 간직한 고유의 조형적 아름다움에 먹과 붓 뿐만 아니라 쇠와 나무 유리등 다양한 소재와 독특한 표현방법을 더하여 림스캘리그라피 만의 색으로 인문학적 저력을 표현하고자 했다. \'캘리인문학展\' 전시주제 대표작, 4mx2m임정수대표의 글씨와 김순규작가의 나전칠기 공동작품3.1운동 101주년 기념 기미독립선언문 전문, 임정수 作한편 60여회 넘게 전시를 일궈낸 림스캘리연구소에서는 이번 전시에 이어 을지로에 위치한 을지미술관에서 해당 작가들의 순회전을 기획하고 있다. 독특하고 색다른 림스만의 캘리그라피를 만나볼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2020. 4. 22글씨21 편집실<전시정보>한국캘리그라피예술협회 주최‘캘리인문학展‘□전시장소: 국립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제1전시실□전시기간: 4월15일~4월23일□관람시간:10시~7시 (전시마지막날은 5시까지)□참여작가:임정수대표작가외 72명최병철 한 욱 김승희 민윤희 이수미 김경민 김희언 박은주노민주 차 상 이미우 박충현 이현직 박혜정 김정숙 조용철 이계주 표형근 박찬화 전영은 손영미 오명섭 박윤진 백미경 송시형 이정숙 형태호 이규남 전자영 박종민 최순임 김종숙 최외정 권소영 정강애 이선영 권드보라 이응희 이지현 손정은 장은식 장은주 손두형 유지원 양현라 조영란 노민주 나성진 유은영 이영순 임현주 이성숙 손경모 최중일 이용우 이현미 유지민 여명선 진현주 윤판원임정혜 조준형 김정현 이한철 서희전 강남우 임수희 이영엽 이은영 전기진 문성모 한흥수*마스크 미 착용시 입장이 불가합니다.문의 : 02-580-1300
인중 이정화 첫 번째 개인展 <덕분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인중 이정화 작가는 경기대학교 서예과를 졸업하고 대중강연 및 드라마, 영화 대필 등 다방면으로 서예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번 첫 번째 개인전과 함께 에세이 ‘일희일비하는 그대에게’를 출간하며 독자와 소통하는 길도 마련하였다. 병아리가 세상 밖으로 나오기 위해서는 병아리의 노력뿐만 아니라 어미 닭이 밖에서도 알을 쪼아줘야 한다. 작가가 서예로, 말로, 글로 사람들과 마주할 수 있게 된 것은 작가의 알을 깨어준 많은 어미 닭 덕분이라며 ‘덕분에’를 주제로 첫 번째 개인전을 준비하였다.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겠지만 그만큼 작가의 노력과 감사할 줄 아는 마음씨가 지금의 작가를 만들었을 거다. 작가는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의 사건도 작가만의 이야기로 붙잡아 들려주는 재능이 있다. 세상 만물을 향한 관심과 애정이 없이는 억지로 할 수도 없는 일일 것이다. 이러한 작가의 태도는 작품 창작에도 반영된다. <연화>: 벼루를 덮어둔 종이 위에 물든 먹물은 꽃이 되고, <일월오봉도>: 이합지에 스며든 먹물은 숲이 된다. 우연은 그렇게 인연이 되어 작가의 품으로 온다. 그러나 모든 작품의 이야기를 우연성에서 찾는 것은 아니다. <논어> 원문 약 1만 6천 자를 갑골문으로 집자(集字)하여 죽간에 작가의 서체로 작업하였다. 기본을 충실히 하는 과정은 오랜 시간을 소요하지만 거짓이 없는 나를 마주하게 한다. 그래서 자연을 이야기하고 감사함을 알고 일상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진실한 작가의 마음이 전해진다. 8살에 쓴 <하하하하 웃으시네> ‘산 할아버지 구름 모자 썼네’ 동시 작품은 정말로 사람들을 미소 짓게 한다. 순수한 어린이 글씨는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시킨다. 예술은 사람의 마음을 더욱 보람차고 풍성하게 만든다고 하던데 8살 아이의 글씨에서 예술의 의미를 깨닫는다. 작가는 지금도 일희일비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어른이 된다는 것은 너무 어렵다고 고백하지만 그런 작가 덕분에 사람들은 예술을 알게 되고 글씨의 매력을 느낀다. 젊은 작가의 참신한 아이디어로는 x-ray로 촬영한 영상작업이 돋보인다. 도구로 소비되는 붓이 목적이 되면서 있는 그대로의 붓을 객관적으로 바라본 시간이었다. 대나무 붓 마디가 마치 손가락 마디처럼, 손에 쥐여진 붓이 또 하나의 손가락처럼 느껴졌다. 보지 못했던 붓의 이면을 통해 붓과 나의 접점을 찾게 되고 다 같은 자연 안에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는다. 이외에도 낙엽을 모아 흙으로 만들어 쓴 작업, 한국의 세계 일주를 함께한 장구에 글씨를 쓴 작업, 거울에 비치는 상형문자 작업 등에서 작가가 경험한 이야기들을 작가만의 스타일로 표현했다.솔직하고 친절하게 작품을 설명하고 싶다는 작가는 계속해서 서예의 대중화에 앞장설 것을 약속했다. 존재하는 것에 감사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로 만들어가는 작가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2020. 5. 15객원기자 최다은 <전시 정보>인중 이정화의 첫 번째 개인전 ‘덕분에’기간 : 2020. 5. 5(화) ~ 5. 10(월)장소 : 갤러리 보고시포문의 : 02-2138-0104
글씨21기획 갤러리21 전시지원프로젝트 손아영 개인展
손아영 개인展 <비로소>갤러리 21에서는 7월 14일(화)부터 20일(월)까지 캘리그라피 작가인 손아영의 개인전 ‘비로소’가 열린다. ‘비로소’라는 단어가 지닌 사전적인 의미와 같이 작품활동을 통해 비로소 나를 찾아가던 여정을 담아내고자 이 주제를 선정하였다고 밝힌 작가는 마음속으로 간직하고 있던 어린시절의 꿈과 열정을 글씨와 그림으로 표현하며 스스로가 진정으로 채워지는 그 순간을 ‘비로소’ 선보이는 첫 장을 열게 되었다.영원한 건축학도를 꿈꿔왔던 그녀는 전업작가로의 전향 후 글씨와 그림활동에 매진하며 보낸 시간들이 어느때보다 알차고 보람되었다고 전했다. “글씨와 그림으로 담는 건축은 상상 이상으로 아름답고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 건축의 매력을 세상에 전달하는 것이 나의 소명이라 생각합니다.”고 밝힌 작가는, 한국인만이 가진 고유의 정서를 바탕으로 가장 한국적인 것,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수 있는 작업을 위해 노력해 왔다. 흑과 백, 그리고 시간과 공간, 비움과 채움의 요소들을 고려하는 한편 동, 서양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자신만의 ‘음,양의 조화로움’을 찾아가는 여정속에서 작가는 한옥과 한글에서 오는 편안함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라 자부하는 한옥과 한국의 위대한 문화유산인 한글을 작품속에 담아낸 이번 전시는 더 넓은 영역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작가의 단초전이 될 예정이다. 한편 손아영 작가는 숙대입구역 부근에 위치한 개인 작업실에서 작품활동과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2020. 6. 23글씨21 편집실<전시정보>손아영 캘리그라피 개인전 \'비로소\'전시기간 : 2020. 7. 14(화) ~ 7. 20(월)전시장소 : 갤러리21(인사동)전시문의 : 02-2138-0104
성인근의 글씨를 읽다-9
버려지는 글씨들 1. 저녁을 먹고 오랜만에 동네 산책에 나섰다. 아파트 단지를 지나 주택가까지 느린 걸음으로 걷다보니 그간 보이지 않던 풍경들이 눈앞을 지나간다. 여기에 이런 나무가 있었나 싶기도 했고, 한동안 잘 다녔던 식당은 언제 그랬냐는 듯 호프집으로 바뀌었다. 날씨가 꾸물꾸물 했지만 첫눈 비슷한 게 내릴 줄은 몰랐다. 눈이라기엔 차라리 싸라기에 가까워 이걸 첫눈으로 쳐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생각하며 옷에 붙은 모자를 뒤집어썼다. 그렇게 실눈으로 몇 분을 또 걷는데 불편한 시야 사이로 액자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담벼락에 기대 서있는 그 액자는 세로 2분의 1지 크기로 생활쓰레기와 함께 싸라기를 맞고 있었다. 쓰레기의 종류와 양을 언뜻 보니 이사 간 집에서 불필요한 짐과 함께 버리고 간 액자임이 분명했다. 거기에는 ‘덕숭업광(德崇業廣)’이란 글자가 초서로 쓰여 있었고, 작가의 호와 인장까지 찍혀 있었다. 그러나 내가 모르는 사람이었다. 글씨의 획은 두툼했고 활달했으나, 그렇다고 미술시장에 내놓기는 뭣한 그런 글씨였다. 이 작품은 왜 이런 날씨에 싸라기를 맞고 있는 신세가 되었나. 아마도 그랬을 꺼다. 작가는 어려서부터 필재가 있다는 칭찬을 주위로부터 들었을 테고, 백일장에 나가 큰 상도 거머쥐었을 꺼다. 어른이 되어서도 필방에 다니는 일을 즐겨했을 테고, 공모전에서 패배의 쓴맛도 당선의 단맛도 맛봤을 꺼다. 서예를 직업으로 삼았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주위에 글씨 잘 쓰는 사람으로 인정은 받았을 꺼다. 친지나 지인으로부터 글씨 한 장 써달라는 부탁을 적지 않게 받았을 테고, 아마도 인정으로 대했을 꺼다. 2. 첫눈 비슷한 게 온 며칠 후, 친척 어른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장례식장을 찾았다. 86세의 어른은 오랜 병고로 병원에 누워계시던 터라 다들 짐작하고 있었던 듯 그리 애통한 분위기는 없었다. 오히려 살아남은 친지들이 오랜만에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나도 예를 갖춘 후 친지들 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워낙 오랜만에 만난 분들도 있는 터라 생활과 환경이 어떻게 변했는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쉽게 말을 꺼내기도 애매한 자리이다. 이런 자리에서는 차라리 근황보다는 옛 이야기를 나누는 게 상책일지 모른다. 그렇게 애매한 시간 속에서 우리 세대의 맏형 격인 사촌형이 나를 지칭하며 이야기한다. “자네가 어려서부터 글씨를 잘 썼지, 요즘도 계속 쓰고 있는가?”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사촌형이 나를 기억하는 코드로 서예를 들고 나온 것이다. “아니요, 요즘은 글씨 쓸 시간이 별로 없어서...” 내가 서예를 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준 것에 나름 고마움을 느끼며 솔직하게 답했다. “에이, 그래도 그 실력이 어디 가겠나. 말 나온 김에 우리 회사 내 방에 걸 글씨 하나 써주게, 표구는 내가 할께.” 사촌형은 말이 끝나자마자 앞에 놓인 휴지 하나를 쑥 뽑더니 안주머니에서 두툼한 볼펜을 꺼내 이렇게 썼다. ‘勤者必成, 부지런한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 현대 정주영 회장이 좋아하던 글귀라는 말을 곁들이며 내 앞으로 쓱 내민다. 나는 그 상투적인 글귀가 적힌 휴지를 받아들며 며칠 전 싸라기를 맞고 있던 축축한 액자를 떠올렸다. 혈연이란 참 어렵다. 사회적 관계에서의 만남이라면 정중하게 거절했을 테지만, 혈연이란 이유로 나는 그 휴지를 받아들고 승낙을 해버렸다. 아니, 승낙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수명(受命)에 가까웠다. 우리 시대의 서예란, 서예가란 무엇인가라는 결론 안 나는 생각이 며칠간 내 머릿속을 떠다녔고, 나는 작품이라기보다는 숙제와도 같은 네 글자를 써냈다. 그리고 내일 이 글씨를 이런 메모와 함께 우편으로 보낼 생각이다. “표구하지 않고 간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17. 11. 30성인근 ․ 본지 편집주간
남전 원중식 선생 유작전
평창동계올림픽개최기념“화합의 울림 - 和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개최를 기원하여 진부령미술관에서 초대전이 열릴 예정이다. 남전 원중식 선생이 생전에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며 쓴 작품이 발굴되어 이번 전시를 더욱 뜻 깊게 하였다. 춘화추실(春花秋實) 138×68, 2007남전 원중식 선생 타계(2013. 7. 27) 이후 2014년 인천남동문화예술회관에서 “내 고장 명인 초대전 - 뿌리 깊은 나무” 유작전과 2016년 예술의전당 “遊於藝-예에 노닐다” 유작전 & 학술대회가 개최된 바 있다. 타계 1주기에는 고향인 인천지역 소장자 작품들을 중심으로 한 전시였고, 3주기 전시에서는 전국에 산재해 있는 작품들을 두루 발굴·수집하여 총망라한 대규모 유작전이었다. 청신박소련(淸新樸素聯) 35×139×2, 2009이번 진부령미술관 초대전은 타계 5주기를 맞아 남전 선생이 중년 이후 타계하실 때까지 줄곧 강원도에 거주하며 활동하시던 때의 작품들로, 인제군 마산과 속초시 및 고성군 화진포 거주시기의 작품과 강원도 산수의 아름다움을 내용으로 쓴 작품 중 150여 점을 선정하여 전시하게 된다. 신사독행(愼思篤行) 134×33 2008남전 원중식 선생은 서울대학교 농학과 수학 졸업, 검여 유희강 선생에게 사사, 서울시립대학교 및 서울시에 재직한 바 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 심사위원, 동아미술제, 무등미술제, 청년작가전(예술의전당) 등에 심사위원장을 역임하였으며, 시계연서회(柴溪硏書會) 명예회장, 예술의전당 자문위원, 경동대학교 석좌교수 겸 문화원장, 한국전각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풍정조명구(風定鳥鳴句) 34×39 2010남전 원중식 선생무술년 새해를 맞이하며 진부령 정상에서 남전 원중식 선생께서 남긴 예술작품을 만끽하고 다복한 한해를 맞이하길 기원한다. 또한 본 전시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이 문화올림픽으로써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인류평화 및 화합에 기여하길 바란다. 전시는 1월 16일부터 3월 31일까지. 2017. 12. 21김지수 기자
원로에게 길을 묻다 _ 송천 정하건
몇 해 전 팔순 기념 전시를 개최한 서예가 송천 정하건(1935生, 號 : 松泉, 솔샘) 선생은 한국 서단의 원로 서예가이다.청년시절 법학을 전공한 송천 정하건 선생은 어린 시절 가학으로 한문을 배웠다. 이후 애국심으로 나라를 보국하기 위한 길로 서예를 택하게 된다. 서예에 전념 전력을 쏟아 일생을 달려온 그의 서예의 길에는 강한 집념이 보이지만 그것이 모나지 않으며 강한 듯 여유로운 필체를 구사하는 송천 선생의 필체를 닮았다. 李舜臣將軍詩 陣中吟 70x144 선생의 서예 인생이 고스란히 담긴 자택은 서예박물관 그 자체를 방불케 했다. 어딘가 옛 정취가 묻어나는 대문을 넘어서면 넓은 마당엔 크고 작은 수석들이 가지런히 자리 잡고 있었다. 현관에 들어선 후 송천 선생의 서재가 있는 3층으로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오르는 걸음마다에 정하건 선생의 숨결이 녹아있는 듯 포근했다.守道.擇交 18x33 선생께서 귀하게 소장한 작품을 소개할 때면 천진하고 상기된 목소리로 작품 하나하나 상세히 설명해주었다. 추사, 표암, 좀처럼 만나기 힘든 이수 허목의 글씨까지 하나하나 귀중하게 보관하고 감상한다는 그의 말에서 서예를 얼마나 아끼고 승사(承事)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서예 안에 모든 것이 들어있다.’송천 선생의 말씀처럼 그의 일생에는 서예라는 큰 둘레 안에서 무한히 정하건 선생은 반복하여 학습할 것을 강조했으며, 서예를 잘 모른다고 할지라도 우선 많이 보고, 관심을 갖기를 간절히 말씀하였다.千忍一聲 32x108李斗熙先生句 35x135x2 송천 정하건 선생은 고고하고 웅장한 해서에 육조체를 기본으로 하여 전, 예, 행초를 두루 섭렵하였으며, 서예를 통해 전통을 계승하여 보국의 길을 이어가고자 했던 그의 따뜻한 마음은 현재까지 이어져 후학들에게 큰 모범이 되고 있다. 2017. 12. 21인터뷰 김지수 기자
삼척 절터서 통일신라 청동인장 2점 출토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흥전리 절터에서 통일신라시대 승단 조직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인장(靑銅印章) 2점이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삼척시청과 대한불교조계종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제정 스님)가 발굴조사 중인 삼척 흥전리 사지(寺址)에서 지난 8월 한 변의 길이가 5.1㎝인 정사각형 청동인장 2점을 찾아냈다고 5일 밝혔다. 흥전리 사지에서 발굴 당시의 모습. 두 인장은 4호 건물지에 나란히 묻혀 있었고, 인장 한 점은 청동으로 만든 인장함에 보관된 상태였다. 흥전리 사지에서 청동인장이 출토되면서 이름을 알 수 없는 이 절의 위세가 매우 높았다는 사실이 또다시 규명됐다. 이번에 발견된 청동인장들은 끈을 매달 수 있도록 구멍이 뚫린 손잡이가 달렸고, 두 점 모두 양문(陽文)임이 특징이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청동인장 중 한 점에 새겨진 글자를 \'범웅관아지인\'(梵雄官衙之印)으로 판독했다. 범웅은 \'석가모니\', \'부처\'를 뜻한다. 따라서 \'범웅관아지인\'은 석가모니 관아, 즉 승관(僧官)의 인장이라는 의미다. 이 인장의 서체는 중국 당나라 관인(官印)에 많이 사용된 구첩전(九疊篆·글자 획을 여러 번 구부려서 쓴 전서체)의 초기 형태로 평가됐다. 또 다른 인장에는 획을 여러 번 구부린 추상적 무늬인 기하문(幾何文)이 새겨졌다. 삼척 흥전리 사지에서 나온 통일신라시대 청동인장. 왼쪽이 \'범웅관아지인\' 오른 쪽이 기하학적 문양의 인장. 출토된 청동인장은 한국사 및 인장사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다. \'삼국사기\'와 \'고려사\' 등에 따르면 통일신라시대에 관인은 국가가 주조했고, 고려시대에도 국가가 지방 주군(州郡)의 승관인(僧官印)을 거둬들이는 등 관인을 직접 관리했다. 연구소 측은 \"‘범응관아’라는 명문은 문헌과 금석문을 통틀어 처음 확인된 용어인데, 통일신라시대 승단 조직과 국가의 관계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사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빈약한 한국전각사에서 출토지가 분명한 사찰전각의 사례가 많지 않아 인장사 및 전각사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2017. 12. 21글씨21 편집실
<한중명가10인전> 다섯 번째 전시 중국 상우에서 열려
<中韓名家書法10人展>이 12월9일부터 1주일간 중국 浙江省 上虞의 上虞文化藝術展示館에서 열렸다. 소흥의 蘭亭書會와 2013년부터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매년 열어 올해로 다섯 번째 전시를 갖은 것이다. 정웅표 作이종선 作 한, 중 각 5명씩 참여한 이번 전시에는 한국에서 정웅표, 양상철, 김영선, 이종선, 이은설이 중국에서는 周俊友, 張 麟, 范科進, 趙技峰, 梁益松 등이 출품하였다. 양상철 作이은설 作周俊友 作 또한 馮建榮 紹興市政務副主席, 謝有才 蘭亭書會名譽會長, 王建華 蘭亭書會會長, 倪七一 蘭亭書會秘書長, 陣 峰 浙江省書協副秘書長, 丁 毅 上虞區文聯副主席, 呂萬玖 上虞日報副總編, 徐 忠 上虞區書協副主席, 鈕震江 楊永林 中國書協會員 등이 찬조출품 하였다. 김영선 作趙技峰 作 한중 양국의 서예문화 교류를 위해 비중이 있는 작가들이 참여하여 열리고 있는 이 전시는 각기 다른 서풍을 드러내며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상호교류를 통해 양국의 서예술의 특질을 교감하며 민간외교에도 기여하고 있는 <한중명가10인전>은 내년 한국에서 여섯 번째 전시를 갖게 된다. 2017. 12. 26글씨21 편집실
한국서예진흥 재단 법인화
기금조성 위해 사회 각계 인사로 정책자문위원 구성, 3년간 전시경매를 통해 기금 마련 지난 12월 1일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국민의당)은 서예 분야에 대한 국가적인 시책 마련과 지원을 가능케 하는 내용의 서예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서예진흥법)을 발의 했다. 본 법안이 통과될 경우 서예 진흥을 위한 체계적인 육성정책의 시행과 국가적인 예산 지원이 가능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서예 교육에 필요한 전문 인력 양성이 가능해지고, 서예의 해외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 한국서예단체총협의회는 법안이 발의됨에 따라 국회 교문위, 법사위, 본회의 통과를 위한 전체 국회의원의 서명을 받기로 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서예진흥법제정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별도로 운영하기로 하였다. 한국서예단체총협의회(이하 서총), 서예진흥정책포럼(이하 포럼)이 함께 서예중흥을 위해 창립된 한국서예진흥재단(이사장 홍석현, 이하 재단)이 설립 자본금 3억 원을 확보하고 재단법인 설립 절차를 밝게 되었다. 지난해 서단에서 2억 원의 기금을 조성하여 진흥재단의 법인화를 추진하였으나 설립자본금이 부족하여 진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재단’에서는 지난 12월 6일 ‘서총’, ‘포럼’과 연석회의를 열고 이 자리에서 부족분 1억 을 홍석현 재단 이사장이 쾌척하여 법인화 절차가 구체화 되었다. ‘재단’의 법인등록은 ‘서총’, ‘포럼’과 함께 ‘재단’이 서예진흥의 세 축을 완성하는 의미를 갖으며, 실질적인 진흥서업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된다. ‘재단’은 법인등록 후 목적사업으로 서예전시, 서예학술, 서예교육 등을 지원하게 되며, 2020년까지 3년간 목적사업 추진을 위한 3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할 계획으로 밝혔다. 기금조성을 위해 정계, 재계, 문화예술계, 학계 등의 사회 각계에서 저명인사들로 70명 정도의 정책자문위원을 구성하고 매년 기금마련을 위한 전시 경매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서예진흥재단의 기금조성방안 1. 한국서예진흥재단 ‘정책자문위원’ 중 명사 분야 72명의 기금 기부를 전제로 위촉(1천만 원x72명= 7억 2천만 원)2. 기금마련 전시경매 개최 (한국서예대표작가 및 명사서예 100점(100명) 고미술 등 100여 점 등 200점x 5백만 원 x 3회 =30억 원 서예계정책자문위원 권창륜 김광영 김단희 김동연 김병기 김보금 김성환 김양동 김정묵 김제운 김종범 김진익 김진화 김창동 김태균 김태정 김훈곤 맹관영 민이식 박상찬 박영옥 박영진 박용설 박원규 박정숙 박종회 박진태 박행보 변영문 변요인 서근섭 소병순 손경식 송전석 송하경 신두영 심우식 심재영 양진니 양택동 여원구 이경희 이 곤 이곤순 이규형 이돈흥 이동익 이수덕 이 용 이지연 이현종 인영선 임재우 전도진 전명옥 전정우 전종주 정도준 정연교 정제도 정태희 정하건 조성자 조수현 조수호 조용민 조용선 조종숙 주계문 홍석창 현민식 황석봉 황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