筆墨之間 - 한글 담은 서화전
붓보다 먼저인 마음 _ 그 마음을 닮은 글씨와 그림 전시장 전경옛 동아시아에서는 글씨와 그림으로 사람됨됨이를 평가하곤 했다. 그림과 글에 인격이 드러난다고 본 것이다. 가볍게 생각하면 목소리(言)나 걸음걸이(行)처럼 눈에 금방 보이는 일이기도 하고 잘 숨겨도 결국 주머니 속에 넣어둔 송곳처럼 드러나고마는 성격의 표현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사실 서예(書藝)와 회화(繪畵)는 보다 깊은 고도의 철학적 의미를 갖고 있다. 김선두 · 느린풍경-약산길 · 140x60cm오민준 · 첫 출발 · 138x60cm박순철 · 점점 아이가 되어가는 아버지 · 97x67cm한나라때 양웅이란 사람이 ‘글씨는 마음을 그린 것이다(心畵)’라고 말한 적이 있다. 마음의 그림인 글씨란 무엇인가. 글씨는 형태를 가진 조형이며, 글씨를 쓴다는 행위는 창작자의 의도와 기교가 포함된 행위를 말한다. 이때, 붓을 휘둘러 모양만을 만들어 내는 기교가 아닌, 창작자의 뜻이 세워진 마음 아래 붓이라는 도구를 들어 마음속에서 이미 완성된 대나무를 그려 내는 일, 바로 그것이 왕희지가 말한 “뜻이 붓보다 먼저 있어야 하고 글자는 마음 뒤에 있어야 한다. 따라서 글씨를 시작하기 전에 이미 마음으로 구상한 생각이 있어야 한다.”는 의재필선(意在筆先)이다. 박방영 · 들길에서 · 140x60cm유미선 · 기억-마당 · 143x64cm박종갑 · 코로나 장막-인류의 길 · 140x60cm뜻을 먼저 세우고 마음속의 대나무를 완성하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참다운 대나무를 그리는 일을 마디와 마디를 나누고 잎에 잎을 겹쳐 모양을 닮게 그리는 형사(형사)가 아니다. 모양의 대나무가 아닌 마음속 대나무를 깨닫기 위해선 마음을 다시 살펴야 한다. 득실을 따지거나 이름을 얻고자 하는 마음이 아닌 고요하고 온전한 순수한 자연같은 마음을 먼저 얻어야 그 마음 속 대나무를 완성할 수 있다. 그 과정은 결코 치열하고, 소란하고, 허둥거리며 획득되지 않는다. 고요하고 차갑고, 외로운 절제와 수양의 행위 안에서만 가능하다. 그렇게 얻어진 진짜 마음은 아마도 자유로울 것이며, 스스로(自) 그러한(然) 자연일 것이다. 김병기 · 배추밭에서는 인삼도 잡초다 · 140x60cm윤대라 · 죽은 엄마의 옷을 입고 외다리 꼬꼬와 만경강을 걷는 여자 · 137x60cm조환 · 묵희 · 140x70cm이렇게 획득된 자유로운 마음을 획에 담아내야 한다고 믿는 마음은 그림과 글씨가 공통적으로 추구한 모습이었다. 모필을 운용하고, 호흡으로 농담을 조절하는 동안 창작자의 맥박은 저절로 끊어지고 이어지며 화폭에 드러난다. 그 모습을 그림과 글씨에서 보고자 하며, 보인다고 믿었기에 서여기인(書如其人), 화여기인(畵如其人)이라 말하며 그 사람과 같은 글씨와 그림이라 불렀다. 여태명 · 저 달, 앞 산 · 138x60cm정고암 · 사랑 · 93x63cm동아시아의 글씨와 그림은 다르지 않았다. 오늘 <筆墨之間-한글담은 서화전>에서 만난 작품들은 그동안 우리가 놓쳤던 동아시아 필묵의 아름답고 숭고한 가치에 대해 예술가들이 친절하게 알려주는 아름다운 소개다. 게다가 모두 ‘자기 다운’ 모습의 글씨와 그림으로 조형적 차원의 아름다움을 넘어 철학과 예술정신까지 보여주니 더욱 의미있고 보다 가치있다. 2020. 09. 24미술과 담론 편집위원 김최은영유튜브 전시 소개 영상 링크 (https://youtu.be/yMoW02p2Td8) <전시 정보>筆墨之間 - 한글 담은 서화전∥전시1∥전시 일정 : 2020년 7월 8일(수) - 8월 8일(토)전시 장소 : 주홍콩한국문화원 7층∥전시2∥전시 일정 : 2020년 9월 12일(토) - 10월 4일(일)전시 장소 : 복합문화지구누에(완주문화재단)참여 작가 :김병기, 김상철, 김선두, 김선형, 김성희, 김 억,나형민, 박방영, 박순철, 박원규, 박종갑, 백범영,서은애, 여태명, 오민준, 유미선, 윤대라, 윤점용,윤종득, 이길우, 이동환, 이상현, 이선우, 이지선,이철량, 이호억, 정고암, 조순호, 조 환, 채희원 주최·주관 : 주홍콩한국문화원, 경희대학교현대미술연구소, 복합문화지구 누에후원 :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 완주문화재단 / 전주한지산업지원센타기획진행총괄 : art communication 완산가
2020년 여덟 번째 몽오재전
전시장 전경여덟 번째 몽오재전이 9월 17일부터 23일까지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열렸다. 11명의 참여 회원들은 서예부터 전각, 수묵까지 다양한 서체를 선보였다. 몽오재전은 2013년 홍대에서 열린 첫 번째 회원전을 시작으로 어느새 여덟 번째 전시를 열었다. 김경혜 · 낙셩비룡 부분을 발췌하다 · 35x137cmx48몽오재전(夢梧齋展)은 몽오재가 개최하는 전시로, 몽오재는 몽무 최재석 선생의 서예전각연구원의 이름이며, 최재석 선생에게 서예, 전각 등을 배우는 모임이기도 하다. 몽무 최재석 선생은 원광대학교 서예과를 졸업한 후 베이징중앙미술학원 석,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변혜인 · 도연명(陶淵明) · 50x135cm김연수 · 웅혼(雄渾) · 92x188cm최재석 선생은 그동안 서예에서 ‘서’가 강조되었다면 이제는 ‘예’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하면서 서예의 정신을 지키되 자유롭게 예술을 표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과거에 머물지 않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발전하는 서예의 방향을 제시하여 우리나라 서예에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본질적인 전통은 지키되 현대적인, 전의 것을 탈피한 작품을 한다”는 그의 정신에 영향을 받은 몽오재의 회원들은 최재석 선생의 가르침을 이어받고 또 자신의 것으로 다듬어 각자의 예술세계를 개척해나가고 있다. 이번 몽오재전에는 김경혜 ‘낙셩비룡 부분을 발췌하다’, 김민석 ‘여름날 Mark Rothko 2’, 김연수 ‘웅혼 雄渾’, 백지현 ‘翠苑心印’, 변혜인 ‘陶淵明 도연명’ 등 여러 작품이 전시되었다. 이정호 · 채옹선생 \'필론\' · 49x37cm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하얀 배경에 검은 선으로 표현된 작품들이 전시장을 압도하며 관람객을 먹 향기 가득한 세상으로 안내했다. 반듯한 필체가 돋보이는 친숙한 느낌의 작품은 익숙한 듯 새로운 감성을 일깨웠고, 전통을 간직하면서도 현대적인 해석을 덧붙인 작품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관객들을 이끌었다. 홍순형 · 몽필생화(夢筆生花) · 3x4x7cm서예는 점과 선·획의 장단, 필압의 강약과 경중, 운필의 지속과 먹의 농담, 그리고 문자 간 비례 균형이 혼연일체 되며 미묘한 조형미를 이루어낸다. 전각은 나무, 돌, 금옥 등에 인장을 제작하는 예술로 고아한 운취를 자아낸다.무릇 서예란 구체적인 사물이 아니라 추상적인 글자를 소재로 하는 것이기에 추상성이 극대화된 예술이라 할 수 있다. 점과 선의 구성과 비례 균형에 따라 공간미가 이루어져 종이라는 한정된 공간 위에 그어진 선들이 만들어낸 균형미를 느낄 수 있다. 정체되지 않고 매년 더 발전된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하는 몽오재전이 내년에는 또 어떤 놀라운 작품들로 찾아올지 기대해본다.2020. 09. 25객원기자 신혜영<전시 정보>2020년 여덟 번째 몽오재展전시 일정 : 2020. 9. 17(목) ~ 9. 23(수)전시 장소 : 백악미술관(서울 종로구 인사동9길 16)참여 작가 :최재석, 김경혜, 김민석, 김연수, 백지현변혜인, 서정연, 이정호, 이현정, 홍순형주최 : 몽무서예전각연구원 몽오재전시문의 : 이정호 010-3820-0202
화화사유(畵話思惟)
전시장 전경이우환, 엄태정, 차우희, 김종원, 조기주, 김병태 6명의 작가가 준비한 ‘화화사유(畵話思惟)’가 9월 16일부터 28일까지 토포하우스 제3전시실에서 열린다. 화화사유는 예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전시로, 그림-대화-사유의 공간으로 전시장을 구성했다. 4.6m의 높은 천장 아래 자연광이 쏟아지는 공간에서 작가의 창조정신과 대작이 주는 울림을 느끼며 사유할 수 있는 전시다. 전시장 전경이번 전시회는 상업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국내 미술시장에서 순수예술정신이 무엇인지를 조명하고자 기획되었다. 예술은 단지 표면적인 대상이 아니라, 인간이 사유할 수 있는 매개가 되며, 상상을 통해 또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위대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김병태 · 달밤 · 190x280cm김종원 · 신화Ⅰ · 210x150cm / 신화Ⅱ · 210x150cm화화사유는 한국의 정신이 담긴 대작들을 유럽에 시리즈로 소개하는 첫 전시로 기획되었으며, 시리즈는 원로작가, 중진작가, 청년작가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원로작가 여섯 명이 참가해 노련미와 원숙함이 돋보이는 작품들로 전시회장을 수놓았다. 이우환은 일본의 획기적 미술운동 모노화의 창시자로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다. 이번에 출품된 작품은 바람시리즈의 모태가 되는 1896년 종이작업이다. 몰아치는 획의 기운이 비움과 채움 사이에 존재하며, 획의 시작과 여백의 생성이 시간과 공간 속에 머물렀다 사라진다. 차우희는 1981년부터 지금까지 독일 베를린과 서울에서 활동하며, ‘아트바젤’과 같은 국제 미술시장에 알려져 있다. 동양과 서양의 예술을 넘나들며 다다이즘적 표현으로 다양한 경험을 작업에 녹아낸다. 이번 전시에서 흑백의 대조와 꼴라주로 작가의 내면을 대변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김종원은 2018년 베를린 전시에서 캘리그라피 미학을 현대 회화적인 정신으로 표현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그 후 독일뿐만 아니라 미국에서의 전시를 통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신성한 문자의 근원을 현대적인 해석으로 나타내 서예와 회화를 통합한 예술을 표현한다.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은 기호와 상징, 그리고 문자를 사용하여 ‘서화동체’의 경계를 보여주고 있다. 조기주는 이화여대 서양화과와 미국 Pratt Institute를 졸업한 후 단국대학교에서 교수(1984~2020)로 재직하였다. 작품을 통해 우주의 본질에 대해 탐구하며, 생명의 흔적이 드러내는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점, 선, 원 등 조형의 요소를 조합하여 우주와 생명의 창조를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김병태는 1993년부터 케냐에 거주하면서 인간의 내면, 자연의 본질 등에 대한 탐구를 지속해오고 있다. 이번 작품은 자연의 근원을 찾는 사유의 결과로서 카메라의 조리개만을 사용해 밤하늘을 촬영한 것이며, ‘텅 빈 충만’의 미학을 담아냈다. 어떠한 형상 없이 오직 빛과 색만으로 표현되어 간결하고 깊은 울림을 준다. 이우환 · Untitled · 168x184.4cm차우희 · 동쪽에서 온 소포는... · 230x294cm‘화화사유’는 순수예술정신의 정수가 담긴 전시이며, 예술가의 작품이 단순한 장식품으로 취급되는 현 시대에 예술이 지닌 진정한 의미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전시는 오는 28일까지 진행된다. 2020. 09. 24객원기자 신혜영 <전시 정보>화화사유(畵話思惟)전시 일정 : 2020. 9. 16(수) ~ 9. 28(월)전시 장소 : 토포하우스 제3전시실(서울 종로 인사동11길 6)참여 작가이우환, 엄태정, 차우희, 김종원, 조기주, 김병태주최·주관 : 토포하우스(www.topohaus.com)전시기획 : B/S 쿤스트라움(WWW.bs-kunstraum.com)
우보 윤범로 두 번째 개인展
전시장 전경지난 10월 14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 제3전시관에서 ‘우보 윤범로 개인전 <목판에 새긴 전통과 현대의 공존>’이 개최되었다. 윤범로 작가는 이번 전시로 두 번째 개인전을 맞았으며, 품격 있는 각자(刻字) 전시를 선보였다. 와당문양(瓦當紋樣) · 105x44cm · 2007전시장 전경우보 윤범로 작가는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06호 각자장 철재 오옥진의 문하로 입문하여 각자장 이수자가 되었다. 한국서각협회 이사와 서울지회 감사를 역임하고, 경복궁과 화성행궁 등 문화재 현판 복원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70여 회의 전시를 참여하였다. 송풍수월(松風水月) · 33x125cm · 2019광풍제월(光風霽月) · 123x100cm · 2019전시는 고대문자를 재해석한 현대적인 작품부터, 고려·조선 시대의 서체부터 근·현대 서예가들의 서체까지 각자 작품으로 선보였다. 청동기 시대에 새겨진 ‘산시반’부터 고려 속요, 추사 선생의 유년시절 글씨, 꽃뜰 선생의 궁체, 창작 서체까지 광활한 시대와 서체를 소화해 냈다. 산시반 · 123x105cm · 2019용비어천가2 · 120x88cm · 2019추사 유년 시절 書 · 68x43cm · 2019윤범로 작가의 전통성을 드러내면서도 작품에 다양한 색과 재료를 녹여냈다. <추사 유년시절 書>는 글씨는 전통에 치중하면서도, 연두색을 사용하여 현대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전통과 현대를 융합하는 새로운 시도를 엿볼 수 있었다. 달려 · 45x69cm · 2020우보 윤범로 작가윤범로 작가는 “이번 두 번째 개인전은 전통 각자 기법의 작품과 함께 고대 문자(상형, 갑골, 석각, 금문 등)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문자 조형작품으로 구성하여 일반 대중들이 친근감을 갖고 쉽게 작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재료와 색채 등을 다양하게 시도해 보았다.”며 “이번 전시가 젊은 신세대들에게 서각을 통한 새로운 융·복합예술 장르로 관심을 갖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2020. 10. 29글씨21 편집실<전시정보>우보 윤범로 두번째 개인전전시기간 : 2020. 10. 14 ~ 10. 20전시장소 : 경인미술관 제3전시관(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11-4)
2020 현울회원전 그 두 번째
\'사각지대(四 · 角 · 地 · 帶)\'10월 21일부터 27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아리수에서 전각 전시회 ‘사각지대’가 개최됐다. 이완 선생의 문하생 모임 ‘현울’ 회원들의 작품으로 이루어진 전시회로, 올해로 2회째를 맞이했다. 이번 전시에는 전각을 주제로 한 다양한 전각 작품들이 전시됐다. 이지효 作이완 선생은 원광대학교에서 서예를 전공하고 북경 중앙미술학원에서 서법, 전각을 수학했다. 현재 연남동 작업실에서 서예와 전각을 지도하고 있다. ‘사각지대’는 회원들이 모각을 통해 창작의 길로 나아가자는 의도가 다분히 읽히는 전시회다. 이완 선생의 작품을 답습하면서도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표현하고자 한 시도가 엿보인다. 김은희 作전각(篆刻)은 나무나 돌, 금옥 등에 전자로 인장을 제작하는 예술로, 흔히 도장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전각은 제작 방법에 따라 치인(治印) · 철필(鐵筆) · 철서(鐵書) · 각인(刻印) · 각도장(刻圖章) 등으로 나뉜다. 전각의 篆은 한자의 다섯 가지 글씨체(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 중 가장 먼저 생겨난 전서(篆書)를 뜻하고, 刻은 ‘새긴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전각의 뜻은 이렇지만 실제로는 전서 외에 모든 한자 서체를 사용하고 있고, 사람, 동물, 사물의 형상을 새겨넣기도 한다. 전각의 표현 범위가 확장되면서 전각의 예술 세계가 넓어지고 다양해지는 결과가 나타나, 전각은 현재 예술의 한 영역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전각의 시초는 고대 중국으로부터 비롯된다. 중국은 고대부터 인장을 써왔으며, 한(漢)나라 때 가장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송(宋)나라 때부터 고대 동기(銅器)와 비문을 연구하는 금석학이 새로 생겼는데, 한나라의 인장을 연구하고 감상하면서 더욱 발전했다. 15세기 명(明)대에는 조각이 쉬운 아름다운 석재가 발견되어 비전문가들도 쉽게 새길 수 있게 되자 문인들이 서예나 회화에서 전각을 다루게 됐다. 안선정 作한국에는 고려시대에 처음으로 전각이 알려졌고, 조선시대에 이르러 회화, 서예가 유행하자 문인들이 전각을 즐겨 했다. 사각 테두리, 또는 둥근 테두리 안을 가득 채우며 아름답고 정갈하게 새겨진 문자는 우리에게 고고한 기상을 전하고, 문자에 함축된 힘은 우리 마음을 움직인다. 먹과 인주의 짙고 중후한 멋이 고스란히 담긴 전각 작품에서 고전적인 아름다움이 물씬 느껴진다. 김민정 作이번 전시에는 전각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물론, 전각에 대해 아직은 낯설게 느끼는 사람들도 찾아와 전각의 매력에 흠뻑 빠지는 계기가 되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사각지대’가 내년에는 또 어떤 멋진 작품으로 찾아올지 기대해본다. 2020. 10. 04객원기자 신혜영 <전시 정보>2020 현울회원전 그 두 번째사각지대(四 · 角 · 地 · 帶) 전시기간 : 2020. 10. 21(수) ~ 10. 27(화)전시장소 : 아리수 갤러리 제2전시장(2층)참여작가지도 : 이완공영혜 권순영 김민정 김은희 김정주안선정 이지효 임홍주 장용아
2020 하반기 특별초청전 <육선비예(六仙秘藝)>
김민수 개인전 \'취묵성필(醉墨醒筆)\' 이정 이동천(二井 李東泉) 선생 문하의 육선비예전이 오는 12월까지 릴레이 개인전으로 북촌 일백헌에서 열린다.취묵성필(醉墨醒筆) · 137x34cm오는 11월 6일(금)부터는 화정 김민수(火亭 金珉洙)의 취묵성필(醉墨醒筆)전이 일주일간 열린다. 화정선생은 IBK기업은행 퇴직 후, 일백헌의 일백 가지 좋은 뜻을 펼치기 위해 2019년 화랑을 시작하였으며 스승인 이정 이동천 선생의 지도아래 필법과 이론, 미술 감정에 이르기까지 주변 학문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본 전시의 주제인 취묵성필은 은행 재직 시절 수많은 중소기업 지원 경험을 바탕으로 깨우친 기업가 정신을 글씨 속에 담아내고자 했다. 작품에 담긴 문구들을 살펴보면 경영인과 관련한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기업가 정신과 기업인들이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한 내용으로 나름의 해독들이 절묘하다. 남산지수(南山之壽) · 137x34cm 동양예술의 정수라고 말하는 서예는 즉흥적이 아이디어나 단순히 문자의 형식만 빌려 표현되지 않는 서(書)가 가진 독특한 미(美)의 양식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나 문자를 가지고 있지만, 동양 삼국(한·중·일)에서 유독 글씨를 예술의 영역에서 다루고자 하는 이유가 바로 글씨가 가진 철학과 심미를 우선으로 살피기 때문이리라. 문자를 쓴다는 행위, 또한 그것이 우리에게 미적 향수를 불러온다는 것, 고대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변치 않는 것은 바로 필획의 무게일 것이다. 글씨가 예(藝)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기도 하다. 우리가 글씨를 이해할 때 외모로만 판단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 무게란 필획의 굳셈과 부드러움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글씨 안에 그 사람이 그대로 더러 나기 때문에 삶의 무게와 필획의 무게를 그렇게 이해하고 읽어내야 한다. 호연지기(浩然之氣) · 136x34cm화정 김민수 선생의 글씨는 북위서를 바탕으로 마명사비, 석고문, 하승비 사신비, 왕희지, 화악송 등을 익혔다고 서술하고 있으나 표현된 각 서체가 거의 북위의 거칠고 웅장함에 집중되어 있다. 화정선생의 운필법에 대해 논 하자면 역입절필(逆入絶筆) 이라 하여 호의 몸 전체를 사용함으로 거칠게 역입하여 호를 끊어치는 방법으로 운필이 되는데 일반적인 서법양식과는 좀 다름을 알 수 있다. 간간히 획이 지나간 자리마다 종이가 찢어져 나간 부분들은 아마도 내재된 기운을 아끼지 않음으로 필관까지 닿아 나타난 효과로 보여진다. 초지일관(初志一貫) · 82x68cm 섭렵한 비문의 각 서체마다 냄새가 다르고 양식이 달라 하나로 묶어 낸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각 비첩마다 특징이 달라 그 법첩에서 요구하는 바를 해독하여 운필법을 달리 소화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학업 하는 자세는 깊게 집중하는 것과 넓게 품어 가는 두 갈래의 길이 있는데 아마도 화정 김민수 선생은 후자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필획 하나하나 막힘없이 자유분방하고 호방하여 글씨를 보는 감상자로 하여금 시원시원한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은 분명 그 천성과 무방하지 않을 것이다. 봉산개도우수가교(逢山開道遇水架橋) · 137x34cm본 전시를 시작으로 더 많은 것을 맛보고 내게 맞는 것으로 솎아냄을 수없이 반복하여 결국 취묵성필 하고자 하는 기업인의 모습과 서예가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우뚝 서길 기대해 본다. 2020. 11. 04글씨21 편집실<전시 정보>2020 하반기 특별초청전 \'육선비예(六仙秘藝)\'김민수 개인전 \'취묵성필\'전시 기간 : 2020. 11. 06(금) ~ 11. 12(목)전시 장소 : 북촌 일백헌(서울특별시 종로구 북촌로11가길 1)
조종숙·김동애 모녀展
규당 조종숙, 우향 김동애 ‘모녀전’ 백악미술관에서 열려... 규당 조종숙(동방대학원 대학교 석좌교수) 선생과 우향 김동애(한국 문인화 협회 회장) 선생이 첫 번째 ‘모녀전(母女展)’이 오는 11월 12일부터 일주일간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열린다. 규당 조종숙 · 요한복음 십이장 · 58x28cm우향 김동애 · 춘곡(春谷) · 137x59cm규당 조종숙 선생은 일중 김충현 선생을 사사하여 한글과 한문 서체를 두루 연마한 중후한 품격이 돋보인다. 우향 김동애 선생은 일사 구자무 선생을 사사하여 문인화의 전통성을 강조하는 고집이 작품 속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먹과 붓이라는 같은 재료로 어머니의 글씨, 딸의 그림이라는 다른 듯 같음의 조화로움이 가족애라는 하나의 따뜻한 감성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규당 조종숙 선생은 김초혜 시인의 ‘어머니’를 비롯한 40여 점의 작품을 통해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우향 김동애 선생은 아버지를 그리며 등 40여 점의 작품으로 아버지에 대한 따뜻한 그리움을 그림으로 표현하였다고 전했다.규당 조종숙 · 장진주사(將進酒辭) · 127x62cm우향 김동애 · 난초(蘭) · 37x51cm 모녀가 함께 예술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작가의 삶에 충실하고 나름 한국 화단과 서단에 우뚝하게 자리 잡았다는 것은 그 천부적 재능과 노력이 무관하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규당 선생은 원로 서예가로서 후학 양성과 한글서예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규당 조종숙 · 왕유 시 · 58x30cm 우향 김동애 · 나의 심통이 · 15x23cm현재 동방대학원 대학교 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고,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 세종한글 큰 뜻 모임 1, 2회 회장을 역임하였고 제주도 저지리에 규당미술관을 통해 후학들을 위한 다양한 초대전을 열어 주고 있다. 우향 선생 역시 한국문인화협회 이사장을 재임하여 문인화단의 변화와 발전을 모색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믿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그래도 멈추지 않고 한 해를 땀 흘려 농사지은 소중한 열매들이 후학들에게 귀감이 되어 줄 것이라 믿는다. 2020. 11. 11글씨21 편집실<전시 정보>조종숙 · 김동애 모녀展전시기간 : 2020. 11. 12(목) ~ 11. 25(수) (2주간)전시장소 : 백악미술관 전관초대일시 : 2020. 11. 12(목) 오후 5시 * 화환과 축의금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청곡 김춘자展
청곡 김춘자 개인전 경인미술관에서 열려 중진 여류 서예가 청곡 김춘자(한국서예학회 이사, 한국서예가협회 부회장)의 개인전이 2020년 11월 18일(수)부터 일주일간 인사동 경인미술관 제1전시관에서 열린다. 청곡 선생은 지난 2017년에 이어 3년마다 전시를 열 포부를 밝히며 본 전시를 준비하였다. 謝靈運 詩句 · 35x127cm王維 詩 · 140x70cm전시 때마다 각 서체를 테마로 잡고 집중적으로 공략해 왔는데 올해는 초서에 방점을 두었다. 파워풀한 필력을 주장하기보다 유려하고 청초한 필획을 구사하는 데 집중하였다. 청곡의 작품을 대면한 김응학 교수(성균관대학교 교수, 한국동양예술학회회장)는 “청곡의 작품들은 소박한 은유의 표현들이다. 그것은 형식적 화해가 아니라 생명의 조화이다. 작가는 자신의 느낌을 전서와 초서의 생명선으로 표현하면서, 모든 생명의 소중함과 움직임을 상징하여, 감상자들로 하여금 행복을 전하고자 한다“고 평하였다. 道似行雲流水 · 32x93cm張志和 詩 · 35x120cm飛 · 34x39cm전시된 작품은 총 40여 점으로 학문하는 자세로 글씨를 대하고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본질에 충실하고자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색이 드러나는 것은 글씨가 그 사람임을 대변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리라. 오직 서예의 아름다움과 그 매력으로 삶이 행복하다는 청곡 김춘자의 초서의 세계로 푹 빠져볼 시간이다. 2020. 11. 18글씨21 편집실<전시 정보>청곡 김춘자展전시기간 : 2020년 11월 18일(수) ~ 11월 24일(화)전시장소 : 경인미술관 제1전시실(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11-4)
제8회 세종한글서예대전 초대작가전
전시장 전경지난 10월 29일(목)부터 11월 4일(수)까지 백악미술관에서 <제8회 세종한글서예대전 초대작가전>이 개최되었다. 이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세종한글서예대전 초대작가회(회장 박경숙)에 소속된 작가들로 총 82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세종한글서예대전초대작가회 박경숙 회장규당 조종숙 선생‘(사)세종한글서예큰뜻모임’은 1999년 창립되어 한글서예의 전통을 계승하고, 한글의 가치를 세계에 일깨우려는 사명감으로 창조적인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국 공모전을 개최해 초대작가들을 등용하여 한글서예계의 중추적 역할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늘산 강명수 · 채근담 구절 · 35x100cm풀꽃 김명옥 · 김수환 추기경 글 · 34x53cm격년으로 개최되는 세종한글서예대전 초대작가전은 이번 전시로 벌써 8회를 맞았다. (사)세종한글서예큰뜻모임의 유혜선 회장은 “앞으로도 전통을 계승하는 다양한 전시를 통하여 한글 서예술 발전에 힘을 더하여 주고, 우리 국민과 세계인들에게 한글과 한글 서예술의 가치를 일깨우는 선도적인 역할을 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죽리 박경숙 · 이해인 시 가을편지 · 45x55cm세종한글서예대전초대작가회의 박경숙 회장은 “초대작가란 공모전에서 일정수준 이상의 실력을 인정받은 작가다. 이에 멈추지 말고 한 뼘 한 뼘 한 걸음 한 걸음 건너가기를 준비하고 실행하여 작품에 스며들기를 바란다.”며 초대작가들의 앞으로의 행보를 격려했다. 월봉 이혜정 · 오순택 시 고추잠자리 · 34x55cm이번 전시에는 필력이 돋보이는 전통 한글 서예의 작품과 더불어 색채감과 새로운 형식이 돋보이는 현대 한글 서예 작품들도 눈에 띄었다. 한글 서예의 대표 서체라 불리는 궁체부터 훈민정음체, 서간체, 캘리그라피 등 여러 한글 서체를 선보여 보는 눈을 즐겁게 했다. 뜰꽃 이윤술 · 법정스님 글 무소유 · 35x40cm세종한글서예대전 초대작가 단체사진현재 여러 한글 서예 단체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세종한글서예큰뜻모임은 전국 공모전을 개최하고 전시를 멈추지 않으며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세종한글서예대전 초대작가회의 뜻과 같이, 한글서예의 전통 계승과 발전을 향한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2020. 11. 18글씨21 편집실 <전시 정보>제8회 세종한글서예대전 초대작가전전시기간 : 2020년 10월 29일(목) ~ 11월 4일(수)전시장소 : 백악미술관초대일시 : 2020년 10월 29일(목) 오후 4시주최 : 세종한글서예대전 초대작가회후원 : 세종한글서예큰뜻모임
완석 정대병 초대전 : 하동의 뿌리를 찾아서
전시장 전경11월 16일부터 12월 5일까지 하동아트갤러리에서 중진 서예가 완석 정대병 선생의 초대전 ‘하동의 뿌리를 찾아서’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하동의 뿌리를 찾는다는 취지로 열렸다. 따라서 전시회에는 하동의 역사와 철학, 문화를 두루 살펴 글씨 속에 담아내는 작업이 주를 이룬다. 또한, 하동문화원이 발간한 『명현들의 하동구경』에서 발췌한 하동의 한시를 주제로 하고 있다. 『명현들의 하동구경』은 “옛날 우리고장에다 흔적을 남긴 역사적 인물들의 행적을 살펴 그들이 하동에 남긴 시문 등을 통해 하동의 진면목을 알리겠다”는 목적으로 하동문화원이 발간한 책이다. 오픈식 전경명현들이 읊조린 하동 예찬에는 시가 주는 감흥과 더불어 명산, 명해, 그리고 명강을 품은 아름다운 하동이 담겨있다. 신라 최치원과 고려 이인로·이규보, 조선 김시습·정약용 등 수많은 명현이 하동을 예찬한 시문들이 완석 선생의 서예작품으로 환생한다. 전시장 전경오픈식 전경완석 선생은 고향 하동을 지키면서 경남 서예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오랜 세월 쉬지 않고 먹을 갈며 느낀 희로애락을 붓으로 표현해오고 있다. 하동군은 경상남도 서남부에 위치하며, 한자 그대로 섬진강(河)의 동쪽(東)에 자리 잡고 있다. 지리 상 경상남도와 전라남도 중간에 있어 양쪽 문화권에 영향을 두루 받았다. 雙磎寺 · 65x136cm智異山 · 33x68cm완석 선생은 하동에 대한 깊은 애정을 새하얀 종이 위 먹으로 표현했다. 중진 서예가의 깊은 내공이 느껴지는 붓놀림은 하동의 의미를 따로 떼놓고 보아도 충분히 깊은 의미를 주며, 작품 자체가 주는 감동에 빨려 들어갈 듯 강렬하면서도 동양적인 고요의 미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이번 전시에는 완석 정대병 선생의 명필을 감상하기 위해, 명현들의 하동구경의 뜻을 가슴 깊이 담기 위해, 그리고 하동의 아름다움을 서예를 통해 간직하기 위해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오고 있는 중이다. 雙磎寺 · 45x92cm三神洞 · 70x200紅流洞 · 44x70cm특히 하동아트갤러리는 섬진강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어 섬진강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담기에도 참 좋은 위치다. ‘하동의 뿌리를 찾아서’에서 하동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완석 선생의 작품을 감상하고 섬진강의 모습을 가슴 깊이 간직하는 것도 훌륭한 경험이 될 것이다. 한편, 완석 정대병 선생은 한국서예협회 경상남도지회장으로서 다양한 서예협회에서 지부장, 지회장 등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완석 선생의 깊은 내공이 담긴 서예작품을 하동아트갤러리에서 만나보기를 바란다. 2020. 11. 18객원기자 신혜영 <전시 정보>완석 정대병 초대전\'하동의 뿌리를 찾아서\'전시 기간 : 2020. 11. 6(금) ~ 12. 5(토)전시 장소 : 하동아트갤러리 · 하동문화예술회관전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