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당 조종숙 소장 <사랑의글, 연하장 모음전>
규당 조종숙 선생 소장품, 사랑의 글 모음전 북촌 일백헌에서 열려… 전시장 전경옛 작품을 감상할 때, 때로는 형식을 갖춘 서예작품 보다 간찰에서 얻는 감흥이 더 크다고 느낄 때가 있다. 작품 제작을 해 본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듯이 주제를 정하고 작품으로 완성한다고 하는 순간부터 글씨는 꾸며지게 마련이다. 물론 수정 보완된 글씨들이 형식미의 측면에서 보면 훌륭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자연미의 시각에서 볼 때는 간찰보다 낫다고 할 수 없다. 간찰에는 글자의 형태보다 내용에 더 집중하기 때문이다. 전시장 전경오픈식 전경규당 조종숙 선생 규당 조종숙 선생이 평생 모아왔던 연하장 및 편지글이 북촌 한옥 마을에 위치한 일백헌에서 지난 8월19일 개최되었다. 제주도 예술인 마을의 규당미술관에서 열렸던 수많은 문필, 예술가들의 주옥같은 편지 글 중 72점이 별도 선별되어 서울전시로 옮겨 온 셈이다. 구자무김세호양진니전시된 연하장이나 편지글에는 그저 안부를 묻고 기원하고 하는 차원을 넘어 문장의 맛과 멋들어진 글씨를 함께 감상하는 묘미가 있다. 현대인에게서는 볼 수 없는 풍류와 해학이 그 글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고 볼 수 있다. ‘글씨는 곧 그 사람’ (書如其人). 우리에게 편지글이 감상의 요소로 충분하다고 판단되어지는 것은 글씨에서 풍기는 맛으로 그 사람을 볼 수 있고 또한 그 필치로 인해 시각적 즐거움을 충분히 전달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전시는 심미적 감상의 우선으로 한다. 윤한기이미경이윤용이종선이한순조희구각자의 개성이 담긴 작은 글씨들은 우리시대에 소중한 메세지를 던져주고 있다. 손끝으로 전달 된 필흔은 단순 기록을 넘어 예술로도 승격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규당 조종숙 선생 소장, 편지글 전시가 사고의 전환을 가져오는 작은 울림이 되길 기대해 본다.2020. 8. 21글씨21 편집실 <전시 정보>규당 조종숙 소장 <사랑의 글, 연하장 모음전>전시기획 : 글씨21전시장소 : 아트센터일백헌 (서울 종로구 가회동 11가 길1)전시일정 : 2020. 08. 19 ~ 08. 25 (오전 11시~오후 6시)전시문의: 010-8598-1340
제7기 대한민국 청년서예가전
(사)한국서예협회에서 주최한 제7기 대한민국청년서예가전이 지난 8월 26일(수) 인사동 한국미술관 3층에서 개최되었다. 한국 서예계를 빛낼 대한민국청년서예가 5인이 선발되어 전통 작품부터 현대적 감각의 서예미를 뽐냈다. 이번 전시에 선발된 권용우, 김상년, 서예원, 이혜정, 장루비(이하 청년서예가) 5인은 자신만의 개성을 돋보이는 전통서예부터 현대서예, 전각, 사군자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장 전경 새벽구름 권용우 · 옥원듕회연 · 70 x 200 새벽구름 권용우 작가는 계명대학교 서예과를 졸업하고 제7회 우암휘호대회 은상, 전국대학생휘호대회 한글부문 최우수상 등 많은 수상경력을 자랑하는 작가다. 권용우 작가는 우리 글자 한글을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한글 서예를 뽐냈다. 그의 혼신을 다한 붓글씨 작품들이 모든 사람에게 영구히 위로와 감명을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을 보였다. 일만 김상년 · 不如吾心竹 202022 · 25 x 17 일만 김상년 작가는 3번의 개인전과 한국서예의 미래 청춘의 농담展, 대한민국 전통예술 전승축제 청년작가展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전각부터 문인화, 서예까지 작가 본인만의 능숙한 필력을 선보여 명실상부 서예계의 청년 작가로서 굳건히 자리매김 하고 있음을 알렸다.청우 서예원 · 臨 孫過庭書譜 · 140 x 206 청우 서예원 작가는 경북대학교대학원 미술학과 한국화 석사를 졸업하고, 개인전 4회를 진행하며 현재 청림서예학원에 주재하여 꾸준히 서예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내 작품은 나의 위기이고 실패이다.’ 라는 이야기를 하며 위기 앞에서 한걸음씩 나아가고자 하는 포부를 밝혔다. 전시장 전경정연 이혜정 · 皆竹樓之所助也 · 220 x 300 정연 이혜정 작가는 계명대학교 예술대학원 미술학 석사졸업 후 동대학원 박사를 수료하고, 현재 진천사군자 연구실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전시에서 ‘문학과 회화의 결합형식이 문인화의 특징이자 멋이라 하겠다.’ 라는 이야기를 하며 영자팔법을 접목한 전통 문인화 작품과, 잭슨폴록(Jackson Pollock)의 액션페인팅(action painting)을 접목한 현대 문인화 작품 등 그의 개성이 돋보이는 문인화를 선보였다. 담효 장루비 · 空 · 25x30 서예 자체가 인생이라는 담효 장루비 작가는 대한민국청년서예가전 제5기에 이어 제7기 전시에도 참여하게 되었다. 장루비 작가는 원광대 서예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미술교육 석사를 졸업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 서예에 바탕한 대작 ‘유시민 항소이슈서’부터, 개성이 돋보이는 현대 서예 작품들을 선보였다. 서예 청년작가로서의 활동을 응원하며 더욱 많은 활동을 이어가길 기대해본다. 2020. 9. 2글씨21 편집실<전시정보>제7기 대한민국청년서예가전기간 : 2020. 8. 26(수) ~ 2020. 9. 1(화)장소 : 인사동 한국미술관 3층 tel)02-720-1161
한붓동인 창립展
한마음 한 붓으로 전시장 전경서예 전공생들이 붓 한 자루에 같은 마음을 모아 「한붓동인 창립전」을 열었다. 21명이 참여한 ‘한붓동인’은 신재범 회장을 주축으로 30대부터 60대까지 꾸준히 서예술에 매진한 작가들로 구성되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서예작가로 활동하며 느낀 즐거움과 어려움을 나누고, 한국서예의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기 위해 모였다고 한다. 전시장 전경그룹전임에도 작가마다 네 작품씩 선보여 생각보다 많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하얀 종이와 까만 먹물로 작업한 작품부터 옻지, 장지, 아크릴, 채색물감 등 여러 재료를 활용한 작품도 있었다. 길게는 수십 년, 짧게는 십여 년 갈고닦은 필력은 어떤 형식에도 구애받지 않고 실력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김승민 · 노자 도덕경 제1장(老子 道德經 第1章) · 50x100cm이재득 · 나룻배와 行人 · 40x40cm방재호 · 등화가친 자작시 燈火可親(自作詩) · 42x135cm지강 김승민의 <노자 도덕경 제1장>은 화선지에 먹을 사용한 전형적인 형식에서 탄력적인 필력이 돋보인다. 말랑하면서도 흐물거리지 않는 양갱이 떠오른다. 보이지 않는 오랜 공(工)과 정성이 쌓이면 달라지는 필력에서 예술성이 나타난다. 서예가 문자추상미술의 영역으로 나타나는 작품들도 눈에 띈다. 송정 김남훈의 <낙(落)>과 <화(花)>는 하나의 글자를 반복·나열하여 작가의 감정을 배제하고 재료의 성질에 집중하는 미니멀 아트를 구현한다. 단순히 나열하는 것에 집중한 것인지 그 과정에서 초월적 정신을 지향한 것인지는 앞으로의 작품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상현 · 기쁨 · 78x108cm김상년 · 자아의 경계에서다202019 · 26.5x35.5cm손동준 · red line · 112.1x145.5cm진산 이상현의 <기쁨>은 문자의 요소를 구상과 추상의 경계로 옮겨놓음으로써 문자추상미술로 확장해간다. 일만 김상년의 <자아의 경계에서다202019>와 불애 손동준의 은 회화적 측면이 강조된 서예작품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권지민 · 봉셔 · 32x34cm오지혜 · 파초_2 · 50x204cm채송화 · 輔仁 刻(보인 각) · 30x30cm한글서예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요즘 은림 이연주의 <충담사의 안민가>, 송산 최정근의 <용혜원 시 동행>은 궁체의 유려한 선을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한글작가의 선전을 기대해볼 만하다. 서예와 뗄 수 없는 문인화 작품도 많이 있었는데, 선천 오지혜의 <파초> 시리즈는 파초의 구도와 여백의 조화가 현대적인 미감과 맞는 세련됨이 느껴졌다. 이외에도 전각을 꽃망울처럼 표현한 보인 채송화의 <보인 각> 작품 역시 보는 재미를 준다. 신재범 · 지보 신공(至寶 神功) · 70x135cm임봉규 · 바람1(돌탑) · 60x90cm최정근 · 李岡 詩 · 24x180cmx2서예를 전통적으로 학습하고 창조해낸 작품세계에는 근본이 있어서인지 무게감이 실린다. 작품 활동에 매진하면서 후진양성에도 소홀히 하지 않는 이들에게서 서예의 예술성과 미래를 보게 된다. ‘한붓동인’ 이전에 원조 격인 대학파 그룹전이 있었다. 그러나 일회성으로 끝난 아쉬움을 ‘한붓동인’으로 부활시키며 그 맥을 계속 이어나가길 바라본다. 2020. 9. 1객원기자 최다은 <전시 정보>한붓동인 창립전전시 기간 : 2020. 8.26(수) ~ 9.1(화)전시 장소 : 경인미술관 제1전시실글씨21 문의 : 02-2138-0104
제55회 한국서예가협회 특별展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예술혼 전시장 전경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서예가협회」展이 제55회를 맞이하였다.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에서 열린 이번 전시는 코로나바이러스 창궐로 인해 오픈식은 생략하고 송종관 회장의 온라인 축사로 대체하였다. 회원들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하여 전시 준비 또한 최소한의 인원으로 진행하였다. 외출이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 오히려 작품에 매진하게 되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은 회원이 참여하였다. 오픈식 전경홍석창 · 離一切苦 得究竟樂 · 70x50cm초정 권창륜, 구당 여원구, 우산 송하경 고문의 작품부터 서단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은 원로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화려한 원색으로 표구한 홍석창의 작품은 정적이고 차분한 전시장에 다소 도발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그것도 젊은 작가의 치기가 아닌 원로 반열에 드는 작가의 행보는 타성에 젖는 안일함을 각성시키고 나도 해보고 싶다는 도전 의식을 준다. 익숙함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움을 찾아가는 과정은 작품 감상에 재미있는 요소를 만들어낸다. 세로형의 표구에 가로로 2단을 배치하여 일반적인 작업과 차별화를 둔 조용연 작가의 방식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선주선 · 宋姚勉句 · 143x53cm최재석 · 張大千 \'讚李白對聯\' · 140x70cm정재석 · 上秦皇逐客書句 · 76x28cm마하 선주선의 행서 작품은 자유분방한 필치 가운데서도 산만하지 않고 정제된 분위기를 자아내는 점이 인상 깊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획의 움직임은 필법에 얽매이지 않고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몽무 최재석의 대련 작품은 화선지를 뚫고 나오는 자연스러운 글씨의 힘을 찾을 수 있었고, 후산 정재석의 작품에서는 글씨와 여백의 조화에서 멜로디가 느껴졌다. 김명자 · 서명호님의 시 · 115x37cm권상호 · 아버님 기일에 · 135x70cm이두희 · 반야심경(전각) · 12x12cm서예를 문자예술, 조형예술 등으로 정의하지만 문장을 짓는 것부터 서예로 본다면 작가의 심정과 사유를 스스로 지어 보이는 것 역시 작품 감상에 중요한 부분이 된다. 한글세대에 한글서예의 소통이 대두되는 요즘 권상호의 <아버지 기일에>는 그리워하는 아버지를 향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결코 짧지 않은 문장 속에서 작가의 진정성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외에도 반야심경을 각(刻)으로 작업한 균당 이두희의 <반야심경>은 256자를 새기는 과정 자체에서 초월적 경지를 느끼게 한다. 예술을 통한 종교적 체험이 가능하다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채순홍 · 吟庚日有感(自作詩) · 135x70cm이덕희 · 書經句 · 140x35cm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국내외 상황에서도 좋은 작품은 여전히 빛을 발한다. 이번 전시가 끝나면 대전 예술가의 집에서 제2차 순회전을 갖는다. 관심 있는 분들은 다시 한번 감상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다.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55회까지 협회를 유지해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한국서예가협회가 계속해서 많은 사람의 서예 활동을 독려하며 서예의 예술성을 알리는 데 힘써주기를 바란다. 2020. 9. 2객원기자 최다은 <전시 정보>제1차 제55회 한국서예가협회 특별전전시 기간 : 2020. 8. 26(수) ~ 9. 1(화)전시 장소 :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3, 4, 5층 전시장 제2차 제55회 한국서예가협회 대전 순회전전시 기간 : 2020. 9. 15(화) ~ 9. 20(일)전시 장소 : 대전예술가의 집 1, 2, 7, 8관 글씨21 문의 : 02-2138-0104
2020 문자문명展
문자와 만난 예술 전시장 전경「2020 문자문명」展은 문화의 도시 경상남도 창원에서 다호리 고분에서 출토된 ‘붓’을 기념하고 문자가 지닌 미학을 고찰하고자 마련되었다. 다호리 붓은 1988년 다호리 유적 1호분에서 출토된 5자루의 붓을 말한다. 기원전 1세기~기원후 1세기까지의 삼한 시대 유적으로 대외교역의 서사도구 역할을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도구의 역사 또한 서예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문자는 문명의 결과물로 문화와 역사, 정치, 종교 등을 담는 부호 체계이다. 그러나 고대 문명사회에서 문자를 읽고 쓰는 자가 흔치 않았기 때문에 문자는 신성시되었고, 권력을 상징했다. 따라서 문자는 의미 전달에 그치지 않고 문자에 미의식을 반영하며 주술적 역할로도 사용되었다. 문자에서 미의식을 발견하고 예술의 한 분야로 문자예술이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이런 점에서 문자문명 展은 한반도의 문자문명을 밝히고 문자예술세계를 확장하는 데 의의가 있다. 이번 전시는 크게 4개의 부문으로 구성됐다. ①입상진의(立象眞意, 형상을 세워서 뜻을 전한다.)에서는 강솔 이완의 <무제> 해골바가지 작품이 형상을 통해 뜻을 보여준다. ‘아침 먹고 땡 점심 먹고 땡…’ 누구나 한 번쯤은 듣고 따라 그려본 해골바가지를 기억할 것이다. 해골을 보고 느낀 무섭고 두려운 감정을 노래를 통해 순화시키고 문자의 형식으로 그린 것이 아닐까. 설명 없이 형상을 세워 문자 이전의 상황을 가늠해본다. ②불립문자(不立文字, 깨달음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것으로 말이나 글에 의지하지 않는다.)는 부처의 가르침을 말할 때 나온 말이다. 문자에 얽매이지 않아도 진실은 전달된다는 의미이다. 다천 김종원의 작품에는 태극문양과 팔괘, 붉은 색감, 부적(符籍)에 쓰일 것 같은 변형되고 화려한 문자도형이 보인다. 강한 불교적 색채 앞에 압도되며 다소 경건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③의외지의(意外之意, 생각 밖의 생각)에서는 경당 김화문의 <그대!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통해 그 의미가 와 닿는다. 일상적인 고민과 생각 속에서 한 단계 나아가 우리의 존재론적 물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④상외지상(像外之像)은 형상 밖의 형상이란 뜻으로 눈에 보이는 것을 담지 않아도 형상이 보이는 경계를 의미한다. 강솔 이완 · 무제 · 70x70cm다천 김종원 作 · 210x148cm경당 김화문 · 그대!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 200x90cm이번 전시의 주제 ‘글자가 없는 곳에서 그 뜻을 다한다(無字處眞其意)’는 역설적으로 문자를 가지고 뜻을 전달해야 하는 모순이 있지만, 문자예술을 통해 일반적으로 사고하고 쓰는 1차원적인 단계를 한 차원 끌어올리는 경계를 시도한다. 그러나 주제에 맞춰 진지하게 고민한 작품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또한, 도록에 접근하기 쉬운 한글 표기가 병행되었다면 문자문명의 근원지인 다호리가 다호리에 머물지 않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문자가 있는 곳에 예술이 있는 문자문명의 예술적 가치가 더욱 알려지길 바란다. 학서 박금숙 · 接代群生 Ⅱ · 100호초람 박세호 · 왕의 깃발 · 210 x 150cm해민 박영도 · 回歸Ⅰ · 100 x 100cm국정 박원제 · 司公圖二十四詩品 · 210 x 140cm 구반 양용운 · 觀風堂 몽무 최재석 · 김소월 시 님과 벗 · 70 x 137cm환빛 이병도 · 이재선생 시 · 200 x 90cm완석 정대병 · 河東茶頌 · 210 x 90cm장곡 신재범 · 煙雲 · 204 x 143cm덕암 이창덕 · 204 x 143cm2020. 9. 8.객원기자 최다은 <전시 정보>2020 문자문명展 -無字處眞其意-기간 : 2020.8.19(수) ~ 8.30(일)장소 : 창원 성산아트홀 전관(1~7전시실)글씨21문의 : 02-2138-0104
한민족 필묵으로 소통하다_6.25전쟁 70년 국제필묵교류전
9월 2일(수)부터 8일(화)까지 인사동한국미술관에서 <한민족 필묵으로 소통하다 – 6.25전쟁 70년 국제필묵교류전>이 열렸다. 본 전시회는 일본 고려서예연구회, 제주 한글서예묵연회, (사)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가 주최하고 (사)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가 주관했다. 전시장전경<한민족 필묵으로 소통하다>는 6.25한국전쟁 70주년을 맞이하여 개최된 전시회로 고려서예연구회, 제주한글묵연회,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 작가들의 작품을 비롯하여 일본, 중국, 호주의 초대작가 작품들이 함께 전시되었다. 총 227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국제교류전은 전쟁의 비극으로 인해 흩어진 한민족 동포들이 하나된 마음을 보여주는 뜻깊은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6.25전쟁은 우리민족의 아픔이 담긴 역사로, 아직까지도 전쟁이 남긴 상처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다. 전쟁의 상처가 아직 치유되지 않았음에도 미래의 평화를 위해 화합의 길로 나아가고자 하는 시도는 끊임없이 행해지고 있다. 이번 전시회도 그러한 시도 중 하나로서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필묵으로 소통할 수 있는 뜻깊은 공간을 조성하여 각자의 예술적 기량을 발휘하도록 하였다. 또한, 예술을 매개로 한 소통을 통해 6.25전쟁이 지닌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소망하는 마음을 담아 아름다운 캘리그라피 작품으로 표현했다.이번 전시에는 김경순의 ‘호연재 안동김씨편지’, 양백진의 ‘이수홍의 시’, 여태명의 ‘ㅁ’, 이지은의 ‘청산은 나를 보고’, 히라노소겐의 ‘the space land\', 리우치의 ‘橋’, 디어드리 하세드의 \'Fill the Earth\'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멋스러운 서체로 심오한 의미를 전달하는 작품은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였고, 글과 그림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피워내는 작품은 관람객이 캘리그라피가 지닌 무한한 매력을 느끼도록 했다. 김경순 · 호연재 안동김씨 편지 · 60x88cm양백진 · 이수홍의 시 · 35x100cm 여태명 · ㅁ · 35x35cm이지은 · 청산은 나를 보고 40x120cm히라소노겐 · the space land · 37x69cm리우치 · 橋 · 50x50cm디어드리 하세드 · Fill the Earth · 25.5x21.5cm옛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서예작품에서는 진한 먹의 향기와 옛것의 향취가 느껴졌으며, 현대적인 감각의 디자인이 구현된 작품에서는 직관적인 메시지 전달과 예술성의 함축을 동시에 달성하는 캘리그라피만의 고유한 영역이 돋보였다. 관람객들은 각 작품이 선보이는 아름다운 캘리그라피의 세계로 인도되어 친숙하면서도 생소한 캘리그라피의 매력에 흠뻑 젖어들었다. 그리고 6.25전쟁 7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며 엄숙한 마음으로 전시회장을 나섰다. 한국 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 이일구 회장은 “이번 전시는 평화와 화합이라는 취지로 일본고려서예연구회, 제주한글서예묵연회,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뜻깊은 행사”라며 이번 전시를 축하함과 동시에 “캘리그라피 대표 단체로서 새로운 문화 트렌드인 캘리그라피의 발전을 위해 신선하고 내실 있는 기획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20. 9. 14객원기자 신혜영<전시정보>한민족 필묵으로 소통하다_6.25전쟁 70년 국제필묵교류전기간 : 2020.9.2.(수) ~ 9.8(화)장소 : 인사동 한국미술관글씨21문의 : 02-2138-0104
제9회 캘리콘서트 字作曲(자작곡) 문자를짓다展
2020년 가을, 캘리콘서트 작가들이 ‘자작곡(字)(作)(曲)’을 문자로 지어 선보였다. 이번 전시회는 문장가가 글과 글을 엮어 시나 소설을 짓듯이 캘리그라피 작가는 자(字)와 형(形)을 엮어 글을 해석한 의미를 담은 새로운 조형의 문자를 짓는다는 뜻을 담았다. 오민준글씨문화연구실이 주최 및 주관한 <자작곡-문자를 짓다> 전시회가 9월 3일(목)부터 9일(수)까지 백악미술관 전관에서 열렸다. 캘리콘서트 전시를 준비한 71명의 작가들은 70x70cm의 공간에 저마다 조형한 창의적인 문자를 그렸으며 작가의 개성이 담긴 어조와 어투, 형태를 보여주었다. 전시장 전경캘리그라피(Calligraphy)는 Calli(美)와 Graphy(화풍, 서풍, 기록법)의 합성어로 ‘손으로 그린 문자’라는 뜻이지만, 조형상으로는 문자가 지닌 의미전달이라는 본래의 기능을 떠나 유연하고 동적인 선, 글자의 독특한 번짐, 살짝 스치는 효과, 여백의 미, 균형 등 순수 조형의 관점에서 보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문자는 전하고자 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기능적 측면이 강조된다. 일상에서 우리가 접하는 문자는 대개 의미전달의 수단이라는 기능만 지니고 있어 그 속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며 찬탄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캘리그라피는 문자의 의미전달 기능에 아름다움을 담아 하나의 예술로 승화하며, 매우 다양한 기법으로 작가만의 개성과 감성을 표현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김소희의 ‘페르소나’, 송옥진의 ‘아슬아슬’, 유지향의 ‘달, 길’, 이강호의 ‘꿈꾸는 호랑나비’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먹의 질감이 짙게 표현된 작품과 물을 머금은 먹이 연하게 번지는 형태가 인상적인 작품부터 글과 그림이 함께 표현되어 글이 전달하는 의미와 그림의 아름다움을 모두 느낄 수 있게 하는 작품, 그리고 기존의 사물, 단어 등을 재해석해 창의적인 기법으로 종이를 수놓은 작품까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유려한 작품들이 관람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김소희 · 페르소나(persona) 송옥진 · 아슬아슬유지향 · 달, 길이강호 · 꿈꾸는 호랑나비이유진 · 내안의 나정희자 · 엄마이번 전시 제목인 <자작곡-문자를 짓다>는 캘리콘서트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지향하는 바를 함축하고 있다. 이미 자신만의 장점과 표현수단을 확립하여 독자적인 활동을 펼치는 작가들이 있는가 하면, 배움에 목이 말라 짧게는 2, 3년에서 길게는 10년 정도 캘리그라피를 공부 중인 작가들도 있다. 이들은 그동안 익혀온 선질과 자형, 농담과 공간의 변화 등 다양한 표현기법들을 동원하여 문자조형의 세계를 선보이는 한편, 자신의 삶과 세계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 등을 솔직하게 토로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우리나라 캘리그라피 작가들의 뛰어난 실력을 엿볼 수 있었고, 전시회를 찾은 많은 관람객에게 캘리그라피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계기가 되어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 기존의 화풍을 아름답게 담아내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작가들의 도전정신이 있어 대한민국의 캘리그라피 예술은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2020. 9. 15객원기자 신혜영 <전시정보>제9회 캘리콘서트 字作曲(자작곡) 문자를짓다展 기간 : 2020. 9. 3(목) ~ 9. 9(수)장소 : 백악미술관글씨21문의 : 02-2138-0104
2020 한글서예큰뜻모임 갤러리미래 초대전
2020 한글서예큰뜻모임 초대전이 9월 9일부터 9월 15일까지 갤러리 미래에서 진행됐다. (사)세종한글서예큰뜻모임은 1999년 한글 서예술의 전통을 계승하고, 한글의 가치를 세계에 일깨우려는 사명감으로 창립되어 21년 동안 한글서예대전을 개최하며 150여명의 한글 작가를 배출하였고, 9회의 초대전, 특별전시를 통해 서예술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뿐만 아니라 (사)세종한글서예큰뜻모임은 한글세계화의 일환으로 5회의 외국 전시를 통해 우리 한글의 우수함을 세계에 알리고, 10회의 학술발표회를 통하여 한글서예의 역사적 전개와 미래 전망 등을 알리며 우리 한글서예를 무궁한 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전시장 전경한글은 인류가 사용하는 문자들 중 창제자와 창제년도가 명확히 밝혀진 몇 안 되는 문자 중에 하나이다. 한글은 그 창제 정신이 ‘자주, 애민, 실용’에 있다는 점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문자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러한 창제정신과 더불어 독창성과 과학성에 있어서도 뛰어남을 자랑한다. 이러한 위대한 한글을 문자를 주고받는 오늘날과 달리 한글서예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수단을 넘어 정성과 한이 담겨있어 그 속에서 우리의 문화와 정서를 보이며 글자의 아름다움으로 품격을 높인다. 초아 강영애 · 세종어록 · 28x35cm백천 류지혁 · 버나드쇼의 글 행복 · 48x38cm산내 박정숙 · 권영설 글 가슴이 뛰어야 한다 · 30x35cm계정 신영순 · 이해인 시 · 36x50cm오초 이명실 · 채근담구에서 · 35x58cm의당 이현종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 · 35x75cm규당 조종숙 · 김광섭 시 저녁에 · 40x95cm한곬 현병찬 · 금빛노을 · 60x70cm이번 전시에서 초아 강영애 ‘세종어록’, 백천 류지혁 ‘버나드쇼의 글 행복’, 산내 박정숙 ‘가슴이 뛰어야한다’, 계정 신영순 ‘이해인 시’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한글서예의 아름다움을 뽐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시기에 전통서체를 기반으로 판본, 궁서, 그리고 한글이 반포되었을 당시에 백성들이 쓰던 자유로운 형태의 한글 등 다양한 한글 서체를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어려운 시기에 전시를 진행한 만큼 앞으로 (사)세종한글서예큰뜻모임의 무궁한 발전을 응원한다. 2020. 9. 16글씨21 편집실 <전시정보> 2020 세종한글서예큰뜻모임 갤러리미래 초대전 전시 기간 : 9. 9(수) ~ 9. 15(화)전시 장소 : 갤러리미래
2020 수묵캘리그라피 기획전시회 ‘인사동 수묵이야기’
인사동 곳곳을 수묵캘리그라피로 담아내다전시장 전경서울시 종로구청에서 주관하고 (사)한국수묵캘리그라피협회가 주최하는 ‘인사동 수묵이야기’가 9월 16일(수)~21일(월) 인사아트프라자 1층 그랜드홀 1관에서 열린다. 2020년 인사동 지역발전 공모사업 선정으로 (사)한국수묵캘리그라피협회 작가 서른 명이 인사동이라는 전통과 문화의 거리, 풍경, 골목을 사생하고 작품하여 수묵캘리그라피의 진면목을 선보인다. 청혜 최혜숙 · 인사동 오늘 · 98x66cm서림 이득희 · 안녕, 인사동 · 35x70cm담서 김지영 · 만나고 보고 느끼는 모든 것 · 20x40cm인사동은 조선시대부터 도화원이 있던 미술활동의 중심지로, 지금은 화랑, 표구사, 필방, 전통 공예품, 전통 찻집 등이 즐비한 한국의 문화 중심지다. 이번 전시는 이런 인사동의 모든 것을 수묵으로 담아냈다. 인사동의 큰 거리부터 좁은 골목, 어떤 가게와 하늘, 그리고 작게 피어난 꽃까지 크고 작은 시각으로 포착했다. 주제와 걸맞게 수묵과 어울리는 캘리그라피를 담아내어 인사동에 대한 각자의 향수를 떠올리게 한다.혜담 소서윤 · 꽃중에 꽃 · 35x68cm벼리 김진희 · 골목풍경 · 20x57cm(사)한국수묵캘리그라피협회 담묵 최남길 이사장은 “따뜻하고 청량한 작품들이 침체된 분위기에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는 말로 전시 배경 밝혔다. 그 배경에 맞게 종이에 써내려간 캘리그라피는 따뜻하고 수묵의 맑은 색감은 경쾌하게 느껴진다. 소박한 시선으로 각자의 해석을 펼쳐 인사동을 담아낸 전시다. 2020. 09. 17글씨21 편집실 <전시정보>2020 수묵캘리그라피 기획전시회 ‘인사동 수묵이야기’전시기간 : 2020년 9월 16일(수) ~ 9월 21일(월)전시장소 : 인사아트프라자 1층 그랜드홀 1관
한국서예 · 문인화 학예병진전(學藝竝進展)
글도 쓰고 예술도 하고 전시장 전경「한국서예 · 문인화 학예병진」展은 서예의 체계적인 진흥과 후학 양성을 위해 강암 송성용(剛菴 宋成鏞, 1913∼1999) 선생이 설립한 강암서예학술재단과 전주시가 주최하는 서화전이다. 강암은 한학자(漢學)이면서 여러 서체를 구사하고, 대나무 그림으로 뛰어난 서예가이기도 하다. 이러한 강암의 모습을 본받아 현재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연구와 예술에 힘쓰는 사람들이 모여 학예병진展에 참여하였다. 중하 김건표 · 辛棄疾詞 靑玉案·元夕 · 35x130cm우전 성인근 · 臨張遷碑額書 · 35x136cm북계 김백녕 · 36x38cm경자년 새해 아침, 석도(石濤)의 《고과화상화어록(苦瓜和尙畵語錄)》을읽고 나서 서예와 \'존재의 본래면목\'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본다산내 박정숙 · 서예술의 창작은 · 35x200cm청사 장지훈 · 강암시구(剛菴詩句) · 35x139cm한 우물을 파기도 바쁜데 학문과 실기, 두 가지 우물을 판다는 것은 열정 없이 불가능하다. 모두 놓칠 수 없는 중요한 것임을 알기에 힘들지만 해낸 것 아닐까. 특히나 서예술은 한학을 기본 소양으로 여기고, 인격도야와 같이 자신을 수양하는 과정으로 여기는 부분이 있어서 다소 어렵게 느껴진다. 그런데도 학문과 실기를 붙잡고 매진하는 이들이기에 평소 고민하고 품어왔던 생각을 작성한 작가노트를 함께 마련하였다. 짧은 글이지만 작가를 이해하고 작품을 감상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원당 이영철 · 『孟子』「公孫丑章句」 · 35x135cm경허 김남형 · 蘭 · 34x128cm청곡 김춘자 · 張九齡詩 · 35x130cm임지당 이은혁 · 春日自適 · 35x135cm고산 최은철 · 소동파 시 <太白山下早行> · 35x135cm작가들의 글에는 ①작품의 창작 배경이나 앞으로의 다짐을 쓴 것이 있다. 마하 선주선은 30년 뒤 100년 뒤 문화유산으로 남을 작품을 위해 정진하겠다고 한다. 수십 년 서예를 했지만, 자신을 끊임없이 발전시키는 모습에서 기상이 넘치는 예술혼이 느껴진다. 간절함과 욕심으로 공부해야겠다는 도전 의식을 갖게 한다. ②서예를 공부하는 사람의 자세에 있어 조언과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한학(漢學)을 소홀히 하는 것을 경계했다. 특히나 한글세대가 한문 서예를 한다는 것은 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③서예계를 진단하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한 글도 있다. 균당 이두희는 ‘정체성’과 ‘마케팅’에 주목하며, 서예의 발전 가능성을 모색했다. 지금도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는 사회에서 서예작가로서 자신의 정체성과 방향성이 필요함을 느꼈다. 이외에도 ④서예와 문인화의 의미를 되새기며 작가의 생각을 써 내려간 글들이 있는데 작가의 글만으로도 충분히 공부가 되는 시간이었다. 송민 이주형 · 漢,蔡邕 筆論 · 37x180cm석지 김응학 · 대해불택세류(大海不擇細流) · 35x137cm열리 진리바 · 境界·金剛山圖 · 37x75cm해담 오후규 · 창작의 원류 2020 · 75x41cm작가의 작품은 서예, 문인화, 전각, 산수화 등 저마다 주력하는 분야에서 예술세계를 보여준다. 석지 김응학의 <대해불택세류(大海不擇細流)>는 작은 물줄기를 가려 받지 않는다는 큰 바다의 포용력만큼이나 강한 필력이 느껴지고, 열리 진리바의 <금강산도(金剛山圖)>의 세밀한 작업은 과정과 달리 금강산의 기운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담 오후규의 <창작의 원류 2020>은 르네 마그리트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를 패러디하였다. 붓을 걸어놓고 ‘이것은 붓이 아니다’라고 쓴 형식은 빌려왔지만, 기존의 생각을 부정하고 관습적인 것에 물음표를 던지면서 지혜를 찾아간다는 창작의 원류를 담았다. 경운 조인숙의 <박인량의 구산사(龜山寺)>는 현대 미감에 맞는 지필묵 사용과 서예와 전각의 조화가 돋보인다. 수묵헌 김찬호의 <보서보덕(寶書寶德)>은 필법이 뛰어난 것보다 글과 덕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며 인문정신과 예술실천을 강조한 강암의 ‘보서보덕’ 명제에 수묵색채와 탁본을 가미하여 학예병진의 주제를 다시금 깨닫게 한다. 경운 조인숙 · 박인량의 구산사(龜山寺) · 25x135cm수묵헌 김찬호 · 보서보덕(寶書寶德) · 70x120cm75명 작가의 글과 작품은 이론과 예술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론만 공부해서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될 수 있고, 작업만 해서는 잘못된 길로 빠질 위험이 있다. 두 가지를 모두 실천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꾸준히 정진해간다면 뿌리 있는 서단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서울 전시가 끝나고 오늘부로 전북예술회관에서 2부 전시가 진행된다. 강암 선생의 뜻이 계속해서 이어지길 바란다. 2020. 09. 18객원기자 최다은 <전시 정보>한국서예 · 문인화 學藝竝進展∥ 서울 전시 ∥기간 : 2020. 9. 10(목) ~ 9. 16(수)장소 : 백악미술관 1,2층∥ 전주 전시 ∥기간 : 2020. 9. 18(금) ~ 9. 24(목)장소 : 전북예술회관 기스락 1,2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