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미술학원 한국유학생 총동문전
서호예연전 西湖藝緣展 중국 항주 중국미술학원의 한국유학생 동문들이 연구 성과를 조명하고 교류하는 소통의 장이 인사동에서 열렸다. 한국유학생 동문들은 2010년 항주에서 1회 전시를 개최하며 동문전이 처음 시작되었다. 고범례 作이후 상해, 서울, 일본(나라) 등에서 전시를 개최하며, 총동문전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인사동 갤러리 M에서 열린 이번 동문전에는 13명의 동문이 참여했다. 김건표 作김명진 作중국미술학원은 1928년 중국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고등 종합예술대학으로 지난 반세기 동안 짜오우지, 우관종, 리커란, 주덕군 등 걸출한 예술가를 배출하였다. 항주 서호는 호수와 푸른 산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치로 유명하여 ‘지상의 천당’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으며, 그 서호 변에 자리 잡은 중국미술학원은 중화 예술의 맥을 잇는 성지라 불린다. 이두희 作중국미술학원의 한국유학생 동문은 1993년 오순이 작가의 산수화 전공으로 시작되었으며 서법, 화조, 인물, 판화, 서양화, 도예, 미술사 등 학사뿐만 아니라 석·박사 졸업자가 40여명 이상이 배출되었다. 김형년 作졸업생들과의 교류와 우의를 다지고,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며 발전시키고자 노력하는 중국미술학원 한국유학생들의 서호예연전은 중앙미술학원의 학생뿐아니라 교수진들에게도 놀라운 행보였다. 동문 개개인의 서예연구와 창작활동을 추구하고 확장해 나아가며 노력하는 그들의 행보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0. 2. 18글씨21 편집실 <전시정보>서호예연전 西湖藝緣展기간 : 2020. 2. 12 ~ 2. 18장소 : 갤러리M참여작가 :고범례 권현옥 권효빈 김건표 김명진 김진수 김형년 부윤자 양현정 오순이 이경희 이두희 정창대
노재준 展 ‘달항아리, 담고 닮다’
나를 의미하는 달항아리 인사동 경인미술관 제2관에서는 노재준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달항아리, 담고 닮다’가 열렸다. 소박하고 청렴한 이미지의 조선백자는 문화재를 넘어 민족성을 대표할 정도로 우리 국민에게 친숙한 도자이다. 작가는 상징성 있는 도자에 서예‧전각‧판각 예술을 접목하여 모든 이에게 공감을 살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였다. 달항아리, \'단재 신채호 선생\'을 담다노재준 作 달항아리라고 불리는 백자는 우리나라에서 통일신라 시대 9세기 중엽부터 생산됐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 시대는 청자가 유명하지만, 백자도 발굴되었으며, 조선 시대에 오면 백자의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한다. 백자가 성행하게 된 이유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적어도 맑은 유백색의 백자가 주는 넉넉한 느낌을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인식했다는 점이다. 노재준 작가달항아리, \'이육사 시인\'을 담다노재준 作달항아리, \'추사 선생\'을 담다 노재준 作작가는 이러한 달항아리를 매개체로 삼아 서예, 전각, 탁본과 판화 등 작가가 펼칠 수 있는 기량을 이번 작품에 모두 담았다. 달항아리의 태생적인 특성인 곡선과 대비되는 직선을 활용함으로써 곡선 안의 직선, 곡선 밖의 직선들이 보는 이의 시선을 붙잡는다. 또한, 그 안에서의 흑과 백의 적절한 공간 분배는 최소한의 색으로 다채로운 구도를 만든다. 석헌 임재우 선생박영식 시인달항아리, \'복(福)\'을 담다노재준 作달항아리, \'천상병 시인\'을 담다노재준 作달항아리가 담은 이야기는 작품의 깊이를 더욱더 깊게 만든다. 특히 나라를 위했던 윤동주 시인, 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 등 순국선열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울림이 있다. 예술을 통해 나라를 생각하고 나가 오늘날 나의 모습까지 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은 너무나 소중하다. 달항아리, \'윤동주 시인\'을 담다노재준 作항아리, \'오복(五福)\'을 담다노재준 作달항아리, \'상춘곡(賞春曲)\'을 담다노재준 作작가는 항아리를 ‘항아리는 내 속내(缸我裏)’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하였다. 모양은 조금씩 다를지라도 누구나 나만의 항아리를 품고 있다. 작가의 전시를 보고 나면 작품을 보고 가는 느낌이 아니라 내가 품고 온 항아리에 이것저것 품었던 생각을 담고 돌아가는 기분이 든다. 항아리, \'수여금석(壽如金石)\'을 담다노재준 作달항아리, \'오복(五福)\'을 담다노재준 作노재준 작가는 수십 년 동안 단체전과 책 출간, 논고 연재 등 많은 작품활동과 연구를 병행하며 실력을 쌓았다. 이번 두 번째 개인전은 작가의 열의와 내공이 얼마나 담겨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시였다. 달항아리를 통해 여러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작가의 모습에서 또 하나의 달항아리를 보았다. 2020. 2. 24.객원기자 최다은 <전시 정보>노재준 展 ‘달항아리, 담고 닮다’기간 : 2020. 2. 19(수) ~ 2. 25(화)장소 : 경인미술관 제2전시관
제2회 좋아書 展
글씨가 좋아서 재작년 처음 전시를 연 ‘좋아書’ 展이 갤러리 M에서 2회를 맞이하였다. 효산 손창락 선생 문하에서 만난 6명은 매년 회원전을 통해 공부한 결실을 보여줬지만, 작품 1점으로는 아쉬운 마음이 커 ‘좋아書’ 모임을 결성하게 되었다. 서로의 공부 과정을 지켜봐 주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 전시를 기획하였고, 이번 전시는 4점 이상의 출품과 임서(臨書) 작품을 하나씩 준비하였다. 좋아書 회원들은 글씨가 좋아서 만났지만, 전시 목적 이상으로 서예가 일상으로 스며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크다. 그래서 이번 전시에서는 소품 위주의 작품을 제작해보도록 했다. 오래전부터 의미 있는 문장을 서예작품으로 집 안에 걸어두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시대가 변함에 따라 수요가 줄어들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 속에서 서예작품 또한 심플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고, 좋아書 회원들도 흐름에 맞게 작품을 구상하였다. 王維 詩 鳥鳴澗김해니 作도연 김해니 작가는 왕희지의 난정서를 임서하고, 전서‧행서‧한글 총 4점의 작품을 준비하였다. 서예사의 걸작으로 유명한 난정서는 문장과 서체 모두 완벽하여 많은 이들이 흠모하고 필사하였다. 서예과를 졸업하고 현재 성남교육지원청에서 근무를 하면서 계속해서 붓을 잡고 있는 이유에는 명문을 더욱 격조 높게 만들어주는 서예의 매력도 한몫을 할 것이다.心經贊남성현 作 무산 남성현 작가는 한문에 대한 높은 식견을 바탕으로 고전을 이해하고 문장을 선택하여 전서 두 작품, 해서 세 작품 총 다섯 작품을 선보였다.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臨 貉子卣남영임 作 규전 남영임 작가는 서울서예협회 초대작가이자 이아임디자인 대표로서 바쁜 시간을 보내면서도 글씨를 연마하는 시간을 꼭 빼놓지 않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서 위주의 작품에서 다른 서체로 도전하며 개인의 역량을 확장하였다.윤동주 시 서시박주열 作초헌 박주열 작가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돌판 위에 새기거나 여러 개의 소품을 하나의 작품으로 구성하는 등의 방식으로 공간을 꾸몄다. 성균관대학교 동양미학 전공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동 대학 및 교육기관에서 서예‧전각 수업을 맡고 있다.與主同行이유표 作우정 이유표 작가는 한자어를 그림처럼 이미지화해보는 새로운 작업을 선보였다. 베이징대학교에서 선진사(先秦史)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는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이다. 1.5℃하태용 作희당 하태용 작가는 전 세계적으로 큰 화두인 환경에 대해 고민하고 서예로 풀어냄으로써 인간의 책임과 소명을 다할 것을 재고한다. 광주에서 한문 교사로 재임 중이다. 어떤 이유로든 저마다의 상황에서 마주한 서예와의 인연을 따라 오늘의 전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글씨를 좋아하는 마음 하나라면 누구든지 환영한다고 한다. 전시는 2월 25일까지이다. 2020. 2. 21.객원기자 최다은 <전시 정보>제2회 좋아書기간 : 2020. 2. 19(수) ~ 2. 25(화)장소 : 갤러리M
정명희 미술관 개관 9주년 기념
임재우 · 정명희 2인 전 서예·전각가 석헌 임재우 선생과 금강의 화가 기산 정명희 선생의 2인전을 선보였다. 이번 2인 전은 정명희미술관 개관 9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되었으며, 서예와 전각 그리고 회화가 함께 어우러져 신선함을 가져다주었다. 석헌 임재우 / 기산 정명희석헌 임재우 선생은 이번 전시에서 해서, 초서, 상형, 행서체 등 다양한 서체를 당나라 이전의 고전문학을 소재로 하여 선보인다. 특히 세필의 경우 그의 오랜 서력에서 나오는 탄탄한 기운은 전시장을 압도한다. 한편, 임재우 선생은 오는 4월 제7회 일중서예상 대상을 수상한다. 석헌 임재우 作석헌 임재우 作기산 정명희 작가는 1982년 김치중 작가, 1994년 김배히 작가, 2002년 김여성 작가, 2005년 몽골작가 치메도르치 작가, 2019년 신현국 작가 등 꾸준히 2인 전을 펼쳐왔다. 그가 2019년과 새해에 완성한 2m에 달하는 대작 ‘달빛랩소디’ 작품은 한국적인 미를 표현하는 조각보 무늬다. 기산 작가의 상징인 새와 푸른 달빛, 그리고 조각보의 콜라보가 이목을 사로잡는다. 기산 정명희 作허나영 미술평론가는 “두 거장의 만남은 서로 술잔을 기울이며 주고받는 삶의 이야기의 시각적 구현과 다름없다”라며 “글과 그림은 오래전 이 땅에서는 하나였다. 이번 전시는 그림과 글을 각기 문법과 틀에서 보려 하지 않고 그저 보고 읽으며 느끼고, 그 속에 두 작가가 담은 시 혹은 랩소디를 들어보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석헌 임재우 作석헌 임재우 作이번 2인전은 각자의 분야에서 만들어낸 최고의 예술 혼에서 두 거장의 만남으로 그 효과가 더욱 빛을 발하는 전시가 되었다. 2020. 2. 26글씨21 편집실 <전시 정보>임재우·정명희 2인전기간 : 2020. 2. 3 ~ 2. 14장소 : 대전갤러리
제1회 우향 신호순 展
끝이 없는 배움의 길 우향 신호순 작가 지난주 경인미술관 1관에서는 우향 신호순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이 열렸다. 효산 손창락 선생에게 사사하며 준비한 개인전은 작가의 20여 년 서예 인생을 담는 데 중점을 두었다. 초심을 떠올리게 하는 오래된 작업물부터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로 작업한 작품을 선보였다. 첫 번째 개인전이라는 설렘과 부담감을 안고 준비한 노력의 흔적이 고스란히 전해졌다.사회 박주열우향 신호순 작가효산 손창락 선생 초심을 잃지 않고 앞으로 계속 서예 인생을 걷겠다는 다짐이 이번 전시를 열게 된 배경이라고 소개하였다. 조금은 부끄러울 수 있지만, 예전의 작품을 같이 보여줌으로써 지난 나의 모든 글씨를 애정하고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토대가 되었음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서예 작품에 쓸 문장도 예전에는 다른 작가들이 쓰는 것을 주로 했다면 지금은 작가의 마음에 들고 쓰고 싶은 문구를 주체적으로 선별하게 되었다고 한다. 느리더라도 멈추지 않고 성장하는 과정은 서예인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和風 조화로운 바람우향 신호순作 錦入眸來어여쁜것은 비단과 같아서 눈에 들어온다우향 신호순作 대장부와 같은 호방한 성품은 작품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활달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행서와 예서의 획은 멋을 위한 기교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한글 궁체와 판본체, 전서‧예서‧해서‧행서를 넘나드는 작업 세계는 작가의 넓은 활동 반경을 말해준다.宋相琦 詩 <送仲和兄出守淸風> 우향 신호순作 宋相琦 詩 <送仲和兄出守淸風> 우향 신호순作한얼 이종선 선생첫 번째 개인전을 마친 소감으로 신효순 작가는 시원섭섭하다고 답하였다. 20여 년간 서예와 함께한 시간을 한 번의 전시로 끝내기에는 아쉬운 마음이 크겠지만 또 다른 도전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다음 개인전은 계획이 없지만, 한글부터 한문 서체를 섭렵하고 한층 더 숙달된 경계로 나아가는 공부 계획은 가지고 계신다고 한다. 지금의 아쉬움은 작가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더욱 성숙해지는 작가의 글씨에서 배움의 재미란 이런 것이 아닐까. 도전하고 매진하는 작가의 모습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을 몸소 느낀다. 2020. 2. 28.객원기자 최다은 <전시 정보>제1회 우향 신호순 展기간 : 2020. 2. 19(수) ~ 2. 25(화)장소 : 경인미술관 1관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展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에서는 지난 3월30일 배원정 학예사의 작품 설명을 통해 전시 내용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유투브 온라인 개막을 시작으로 개관 이래 최초의 서예 단독 기획전이자 올해 첫 신규 전시인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이 열렸다. * 본 기획전은 5월 6일부터 현장 관람이 시작되었고 온라인 신청을 우선하되 현장접수도 가능하게 됨을 공지합니다.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은 한국 근현대 미술에서 서예가 담당하고 있는 역할과 의미가 무엇인지 모색하기 위한 전시로 전통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서書’가 근대 이후 선전과 국전을 거치며 현대성을 띤 서예로 다양하게 변천하는 과정을 ‘서예를 그리다 그림을 쓰다’, ‘글씨가 곧 그 사람이다: 한국 근현대 서예가 1세대들’, ‘다시, 서예: 현대서예의 실험과 파격’, ‘디자인을 입다 일상을 품다’ 4개의 주제로 4부에 걸쳐 담아냈다. 서예, 전각, 회화, 조각, 도자, 미디어 아트, 인쇄매체 등 작품 300여 점, 자료 70여 점을 선보인 이번 전시는 해방 후 왕성한 활동을 펼쳤던 한국 근현대 서예가 1세대 12인의 작품을 비롯하여 2000년대 전후 나타난 현대서예와 디자인서예 등 다양한 형태로 분화하는 서예의 양상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으며 서예와 다른 미술 장르와의 관계를 풀어내며 이번 전시에서는 ‘서書’가 전시되는 의미를 전달하고자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1부 “서예를 그리다 그림을 쓰다”에서는 서예가 회화나 조각 등 다른 장르의 미술에 미친 영향들을 살펴봄으로써 미술관에서 ‘서書’를 조명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서예가 또 다른 형태의 미술임을 말하고자 했다. 1부에서는 3개의 소주제로 나눠 현대미술과 서예의 관계를 총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데 첫 번째 <시詩·서書·화畵>에서는 전통의 시화일률詩畫一律 개념을 계승했던 근현대 화가들이 신문인화新文人畵를 창출하고, 시화전의 유행을 이끌어 갔던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 <문자추상>에서는 서예의 결구結構와 장법章法을 기반으로 구축된 문자적 요소가 각각의 화면 안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표출되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서체추상>에서는 서예의 모필毛筆이 갖고 있는 선질線質과 지속완급, 리듬, 기氣 등 재료의 특질들이 실제 작품에서 어떻게 발현, 반영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황창배作 무제2부 “글씨가 그 사람이다: 한국 근현대 서예가 1세대들”에서는 한국 근현대 서예가 1세대 12인(석재石齋 서병오徐丙五(1862-1935), 무호無號 이한복李漢福(1897-1940), 소전素荃 손재형孫在馨(1903-1981), 석봉石峯 고봉주高鳳柱(1906-1993), 소암素菴 현중화玄中和(1907-1997), 원곡原谷 김기승金基昇(1909-2000), 검여劍如 유희강柳熙綱(1911-1976), 강암剛菴 송성용宋成鏞(1913-1999), 갈물 이철경李喆卿(1914-1989), 시암是菴 배길기裵吉基(1917-1999), 일중一中 김충현金忠顯(1921-2006), 철농鐵農 이기우李基雨(1921-1993), 여초如初 김응현金膺顯(1927-2007), 평보平步 서희환徐喜煥(1934-1998))의 작품을 중심으로 전통서예에서 변화된 근대 이후의 서예에 나타난 근대성과 전환점, 서예 문화의 변화 양상 등을 살펴볼 수 있다. 12인의 작가는 근현대 한국 서예를 대표하는 인물들로서 대부분 오체五體(전篆·예隷·해楷·행行·초草)에 능했고 이들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등 사회·문화예술의 격동기를 거치며 ‘서예의 현대화’에 앞장서, 자신의 예술세계를 확립한 인물들로서 각자 자신이 살아온 행보와 성정을 반영하여 자신만의 특장을 서예로 발휘해 온 이들의 작품을 통해서 글씨가 그 사람임을 알 수 있다.먹의방과 화이트 방으로 나누어진 2부관에서는 근 현대 서예가들의 작품 외에도 근현대 서예가 1세대들이 주고받은 연하장 이나 한글 서예교본, 휘호사진 등 당 시대의 書의 실상을 느낄수 있는 다양한 소장품들과 당시 서예가들이 사용한 문방사우 전시 등의 볼거리들을 통해 관람자들에게 보다 더 생생하게 주제를 전달하고자 세심하게 배려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일중 김충현, 정읍사井邑詞, 1962, 종이에 먹, 136×63.5cm,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소암 현중화, 취시선, 1976, 종이에 먹, 194×430cm, 소암기념관 소장 일중 김충현作 李穡 犀帶行 갈물 이철경, 한용운의 님의 침묵, 1983, 종이에 먹, 119×49cm, 갈물한글서회 소장3부 “다시, 서예: 현대서예의 실험과 파격”에서는 2부의 국전 1세대들에게서 서예 교육을 받았던 2세대들의 작품을 통해 그 다음 세대에서 일어난 현대서예의 새로운 창신과 실험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서예의 다양화와 개성화가 시작된 현대 서단에서 서예의 확장성과 예술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다시, 서예”에 주목하고 있는데 전문가 15인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의 세 가지 기준, ‘전통의 계승과 재해석’, ‘서예의 창신과 파격’, ‘한글서예의 예술화’에 따라 선정된 작가와 작품을 선보인다. 전통서예가 문장과 서예의 일체를 기본으로 하는 반면, 현대서예는 문장의 내용이나 문자의 가독성보다는 서예적 이미지에 집중함으로써 ‘읽는 서예’가 아닌 ‘보는 서예’로서의 기능을 더 중시하는 오늘날 현대미술의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타 장르와 소통하고 융합하는 순수예술로서의 서예를 보여준다.하석 박원규作 公正4부 “디자인을 입다 일상을 품다”는 디자인을 입은 서예의 다양한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며 일상에서의 서예 문화, 현대 사회속의 문자에 주목한다. ‘손 글씨를 이용하여 구현하는 감성적인 시각예술’로 최근 대중들에게까지 각인되며 일면 서예 영역의 확장이라 일컫는 캘리그래피(Calligraphy)와 가독성을 높이거나 보기 좋게 디자인한 문자를 일컫는 타이포그래피(typography)는 실용성과 예술성을 내포하며 상용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선별된 작품들은 서예의 다양한 역할과 범주, 그리고 확장 가능성을 시사한다. 최초로 공개되는 유튜브 학예사 전시투어는 전시를 기획한 배원정 학예연구사의 실감나는 설명과 생생한 전시장을 담은 녹화 중계로 3월 30일(월) 오후 4시부터 약 90분간 진행되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유투브 채널에서 중계 이후에도 계속해서 감상할수 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서예 교과서를 만든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 준비한 전시이다. 중국의 서법書法, 일본의 서도書道와 달리 예술성을 높게 평가한 한국의 서예書藝가 본격적으로 재조명되어 문자예술의 풍요롭고 화려한 새로운 시대의 전개를 보여줄 것”이라며, “코로나19로 미술관 직접 방문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온라인 중계를 통해 만나는 서예전이 새로운 희망과 위로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관 이래 최초의 서예 단독 기획전이자 올해 첫 신규 전시로 기획된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展, 서예 교과서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을정도로 세심하게 준비된 자료와 주제, 과거에서부터 현재로 이어지는 書의 여정을 보여주고자 쏟아낸 많은 노력과 정성이 느껴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서예인 뿐만 아니라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느껴지길 바란다.한편, 전시기간은 5월 6일 ~ 7월 26일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전관(2, 3층) 에서 만나볼수 있다. 전시 현장에서 직접 살아 꿈틀거리는 운필의 생동감과 먹의 향취를 느껴볼수 있기를 희망한다. 2020. 04. 01.글씨21 편집실 <전시 정보>《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 전시기간: 2020. 5.6 ~ 7. 26전시시간: 오전10시~ 오후6시1일 총 4회 50명씩 온라인예약으로 진행되며, 시간은 10시, 12시, 2시, 4시 입니다.현장접수 가능합니다.전시장소: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전관(2, 3층)전시작품/자료: 서예, 전각, 회화, 도자, 조각, 미디어 아트 등 작품 300여 점, 자료 70여 점관 람 료: 3,000원 국립현대미술관 유투브채널: youtube.com/MMCAKorea문의 : 02-2022-0600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대표번호)
국당 조성주 8번째 개인展
“亂場, 同想異夢 -봄날은 간다-”국당 조성주 인터뷰국당 조성주의 여덟 번째 개인展이 오는 4월 15일 ~ 28일 인사동 한국미술관 2,3층 전관에서 개최됐다. “亂場, 同想異夢 -봄날은 간다-”를 메인 주제로 두 가지 형식의 부 주제를 동시에 선보인 이번 전시는 2012년 5월, 법화경을 완각하여 가진 <완각 하이퍼 전각 법화경 佛光전> 이후 8년만에 처음으로, 선생의 고희(古稀) 기념전 이기도 하다.전시장 전경전시장 전경, <완각 하이퍼 전각 법화경 佛光展> 출품작 조성주作, 筍子 句, 65×65cm전통 서예가이면서 전각가, 미술인이면서 가수, 모델로도 폭넓게 활동하고 있는 선생은 “서예, 전각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취미로 나에게 영감을 주는 지엽(枝葉)일 뿐”이라고 강조한다.원로서예가 구당 여원구(丘堂 呂元九) 선생에게 사사 받아 오늘에 이르도록 서예와 전각공부에 깊이 있게 매진하여 전통 서예가로서 뿐만 아니라 독창적 예술 세계를 형성하게 되었는데, “오늘의 내가 만들어지기까지는 내 곁에 훌륭하신 스승님이 계셨기에 가능하였다.”라고 밝힌바 있다.구당 여원구 선생조성주 作, 圖 宮闕賞春(궁궐의 상춘을 그리다), 70×200cm또한 이번 작품에 대하여 “23년 전부터 한시를 읊어 왔는데 그간 약 600여 수의 근체시를 지었고, 이번에는 그 가운데에서 주로 춘시(春詩)를 골라 작품으로 표현하였다.”며, 이어서 “따로 한시를 사사한 바는 없고 독학으로 했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부족하겠지만 시(詩)란 곧 그 사람의 사상과 예술적 성향이 압축되어 있기에 작품의 소재로 사용했다.” 고 전했다.조성주 作, 청산에 살어리랏다, 55×75cm 희묵도지(戱墨塗之) : 자작 한시 봄시(春詩)로 꽃봄을 디자인하다먼저 2층 전관에는 약 250여 점의 대소 필묵 작품이 전시된다. 전(篆)·예(隷)·해(楷)·행(行)·초(草)·한글 등 각체가 고루 전시되며, 행초서 작품이 주를 이룬다. 주로 국전지(70×200cm)사이즈의 화선지에 구사한 작품이 대다수로 선생의 자작 한시 중 ‘봄’을 소재로 한 작품이 80%에 이른다.스승인 구당 여원구 선생에게 바치는 자작 한시를 낭독중인국당 조성주 선생의 모습조성주 作, 花雨(꽃비), 56×70cm조성주 作, 韓非子句, 50×75cm이번 전시의 또 다른 묘미로는 다양한 실험 요소들에 있는데 가령, 조형적으로 구성 된 판넬 작품, 전시장 내부 전면 공간을 활용한 입체적 진열법 등이 그렇다. 이번 전시에서 선생이 선보이는 필묵 작품과 전시방식은 다른 장르의 예술세계를 적극 수용하여 자신의 서화 세계와 접목시켜 재 구성한, 이른바 ‘멀티 그라피(Multi-Graphy)’라는 선생만의 독특한 예술 세계라 할 수 있으며, 디자인적 요소 또한 배제하지 않으려 애쓴 선생의 노력이 엿보인다.조성주 作, 멀티그래피 9 - 卽事, 50×150cm 1C+4D : 종심난필(從心亂筆)로 봄의 향기를 칠(漆)하다3층 전관에서는 전통 서예를 바탕으로 서양화 캔버스에 작업 된 ‘1C+4D’ 심화(心畫)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선생이 5년여 기간동안 정성들여 작업한 작품들로 구성되었는데 여기서 ‘1C+4D’란, 서예(Calligraphy)를 가미한 4가지 요소, Design(디자인), Diversity(다양성), Deep-felt(심도사상, 深度思想), Daub(조조칠, 粗糙漆)을 뜻한다. 그가 위와같은 요소들에 중점을 두고 작업을 하였기에 이같은 명칭이 붙었다. 조성주 作, 群鶴一鷄(The sun among inferior lights),66×62cm, Canvas, Acrylic Paint캔버스에 물감의 원액을 사용하여 매우 거칠고 두꺼운 화면으로 꽃, 봄을 표현하여 유독 화려한 색채가 눈길을 끄는데, 선생은 “이번에 내놓는 심화 작품에는 몇 가지 ‘무(無)’가 있다. 즉 무필(無筆, Nobrush), 무수(無水, No water), 무법(無法, No law), 무교(無巧, No skill) 등이 그것이다. 조성주 作, 4월-1(April-1), 75×140cm, Hanji, Acrylic paint조성주 作, 八月을 넘다(Pass August), 76×62cm, Canvas, Acrylic Paint이 작품들은 거의 아크릴 물감 원액을 쓰는 편이며, 되도록 화필을 사용하지 않았다. 화구로는 나무 주걱, 고무 롤러, 플라스틱 자(尺), 또는 심지어 손바닥, 발바닥 등을 사용하였으니 법이 있을 리 만무하다. 나는 이 심화(心畵) 작품을 하게 됨에 화선지 대신 캔버스를 쓰고 먹 대신 아크릴 물감, 붓 대신 나이프와 고무 롤러 나무 주걱, 또는 심지어 맨손, 맨발바닥 등을 화구 (畵具)로 사용하였고, 원액의 물감을 튜브나 병째로 거의 쏟아붓는 방식의 기법을 써서 거칠고 투박한 화면을 구사하였다. 대다수의 작품에는 서예적 요소를 가미 디자인하여 표현하였는데 이는 동서양의 하모니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라고 밝혔다.조성주 作, 與自(스스로에게 주다), 70×200cm조성주 作, 花春 1(A Spring day of blooming flowers 1),95×205cm, Canvas, Acrylic Paint한편 4. 20(월) 오후 5시 개막과 함께 자작 한시 600수를 수록한 전시기념 한시집(漢詩集) 『눈발 휘날리니 菊花피네』와 전서, 예서, 행서, 초서, 한글로 구성된 천자문 10종이 출간됐다. 개막식에는 작가의 <오프닝 콘서트>가 함께 진행되어 선생만의 독특한 창작 정신이 담긴 時 書 畵 가 樂과 어우러진 봄날의 일대 ‘亂場판’이 되어, 코로나19로 다소 침체된 사회 분위기의 환기換氣가 되어주었다. 고희를 맞아 비단 서예가가 아닌 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으로서, 지나온 삶의 행보를 화려하게 펼쳐낸 이번 개인전을 마치며 지나온 봄날을 뒤로하고 새롭게 맞이할 선생의 또다른 봄날을 기대해 본다. 2020. 5. 14글씨21 편집실<전시정보>국당 조성주 古稀展“亂場, 同想異夢 -봄날은 간다-”◆ 전시기간 : 2020, 4.15(수) – 28(화)◆ 전시장소 : 인사동 한국미술관 2,3층 전관 * 작가 연락처 : 010-3773-9443*총무 010-9465-9949
여천如泉 서정례徐貞禮 回顧展·出版記念會
여천 서정례 회고展 전시장 전경현재를 살고 있는 서예가들의 작품 속에 여전히 고대 서예의 미학 규율이 존재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러한 미학의 규율 속에는 획법과 자법(字法), 그리고 장법 등 형이하학적인 것들이 있는가 하면 작가의 정신적 자세와 사고의 결과로 나타난 형태를 다루는 형이상학적 세계가 있을 것이다.이러한 두 개의 세계는 자질과 노력이 함께 있어야만 높은 경지에 이르게 된다. 그 중에 인위적으로 어찌할 수 없는 자질의 면만을 숭상한다면 일종의 천재성을 발휘하여 법도의 경계에 아무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 무제한의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것이니 속인들은 가까이 갈 수 없는 경지일 것이다. 그러나 노력은 서예사에서 장지(張池)의 지수진묵(池水盡墨)처럼 많은 고사가 전해질만큼 강조되어 온 덕목이다. 명나라의 양사기(楊士奇)는 “그 법을 얻음에 있어서 진실로 오랜 노력의 익숙함이 아니면 또한 헛된 것일 뿐이다, 증자고(曾子固)는 왕희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또한 힘을 써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지 천성으로 된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이 말처럼 오랜 세월동안 쉬지 않고 열심히 노력해야만 이룰 수 있는 것이 서예의 극점일 것이다.- 유재 임종현 선생 서문中에서-여천如泉 서정례 선생이 미수(米壽)를 맞아 오는 2020년 4월 9일부터 14일까지 인사동 한국미술관 3층 1,2관에서 회고전展 겸 출판기념회가 개최된다. 서정례作, 集成, 51X48 cm모아서 체계적으로 이룸 전시장 전경 전시장 전경서정례 선생은 북위해서에 침잠하였으며 특히 장맹룡비(張猛龍碑)와 정희하비(鄭羲下碑)를 위주로 연구한 해서이지만 활달하게 내달리는 획법과 자법을 구사하여 많은 작품을 하였는데, 굳이 선생의 특장(特長)이라고 한다면 망설임 없이 전서를 들 수 있다. 선생의 전서는 석고문(石鼓文)의 고박(古朴)하고 완윤(婉潤)한 아름다움에 고오심후(古奧深厚)한 풍격을 가진 태산각석(泰山刻石)의 형태와 기세를 함께 취하고 있으며 획의 강약(强弱)과 태세(太細), 그리고 소밀(疏密)을 적절히 구사하여 묵직한 울림을 주는 동시에 거침없이 종횡으로 내달리어 고전이나 기존의 전서작품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상쾌함마저 전해진다. 서정례作, 忍中和, 30X65 cm인내속에 화목이 있다 서정례作, 瑟琴和樂, 45X34 cm처자가 좋게 합하는 것이 거문고를 치는 것과 같다 서정례作, 肯定克服 34X109 cm또한 선생의 소자(小字) 작품을 논하지 않을수 없는데 대표적으로 불가(佛家)에서 자신의 신심(信心)을 드러내고 구복(求福)을 위하여 불경을 베껴 쓰는 사경(寫經)이 있다. 서정례作, 明心寶鑑 安分篇, 70X135 cm사경(寫經)은 한 획, 한 글자마다 호흡을 가다듬어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작업으로, 말 그대로 구도자의 신심(信心) 없이는 진행이 어려운 작업이다. 이렇게 정성과 시간이 듬뿍 배인 소자 작품을 수 없이 많이 남긴것으로 미루어 짐작했을때 선생의 성심(誠心)을 알만 하다. 서정례作, 千字文, 69X200 cm 서정례作, 서정주님의 국화옆에서, 70X200 cm 서정례作, 密陽嶺南樓, 21.5X60 cm동남으로 뚫린골로 먼 하늘 바라보니한구역 좋은 경치 술통처럼 놓여있네무심히 바라보다 시 한수 지었더니흥취가 강물처럼 끝없이 일어나네흰 모래 맑은 물엔 물새가 놀고있고소 누운 풀밭에는 안개가 자욱하네나그네 허튼 생각 주인 알까 멋쩍어서웃으며 봄바람과 연회에 들어간다 전시장 전경서정례作, 人生의理想, 68X50 cm한편 이번 회고전을 통하여 그간 발표했던 작품과 근간에 제작한 작품 약 70여점을 통해 그의 서예인생 전반을 한눈에 볼수있는 이번 전시에서는 오프닝행사에 맞추어 그가 자손들과 후학들을 위해 정성스럽게 쓴 천자문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다.서예가로 살면서 세상에 조금이라도 기여하려 하였던 선생의 마음이 이 책을 통하여 후학들에게도 전해지는 바가 있기를 바라며,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을 통해 그의 서예에 대한 철학, 기법을 통틀어 서정례 선생의 서예書藝세계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2020. 4. 10글씨21 편집실 <전시정보>여천如泉 서정례 회고展전시기간 : 4. 9(목) ~ 4. 14(화)전시장소 : 인사동 한국미술관 3층 1,2관개막식 2020. 4. 9(목) 오후 5시문의 010-8567-0747 (작가)
관호(觀湖) 최원복(崔源福) 個人展
書展인천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서예가 관호觀湖 최원복 선생의 개인전個人展이 지난 4월 1일부터 7일까지 인사동 한국미술관 전관에서 열렸다. 동정 박세림, 초정 권창륜 선생을 사사한 작가는 해서, 초서, 행서, 전서, 예서, 한글등 약 180여 점의 작품을 선보여, 방대한 작업량에 우선 감탄하지 않을수 없다.전시장 내부 전경최원복作 雲林野思幽夢 65*37cm雲林(운림) 野(야)에서 사니 조용한 꿈을 꾸게 된다. 최원복作 鈍筆勝聰 136*280cm 무딘붓이 더 총명하다. 동양 예술의 정수인 서예는 즉흥적인 아이디어나 문자의 단순 변형에 의해 표현될 수 없는 그만의 독특한 미美의 형식을 가지고 있다. 선, 형, 공간(여백), 먹의 융화融和에 의한 복합적複合的 표현 요소를 바탕으로 자형字形에 근간을 두고 오래시간 숙련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그 형식이 갖추어진다. 선생은 이번 전시를 통해 문자를 심미審美 대상으로 하는 예술인 서예만이 갖는 독특한 미美의 형식을 여지 없이 보여주었다.최원복作 露竹<退溪> 90*82 cm최원복作 菜根譚 136*70cm문자를 쓴다는 행위, 그것이 미적 가치를 가진다는 것. 그렇다면 서예의 미적 가치는 어디서 부여 받을 수 있는가? 고대로부터 오늘날까지 변치 않고 그 기준이 되는 건 바로 필획의 무게일 것이다. 글씨는 희한하게도 그 사람을 닮는다. 그 사람의 인격과 그 사람의 외모까지도., 그래서 서예는 자신을 속일 수 없다. 쉬운 예로 인서구로人書具老, 서여기인書如其人, 등의 문장이 쉽게 떠오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서 관호선생의 성품을 읽어내는 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닐 성 싶다. 3년 전에도 관호 최원복의 개인전이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내용의 전시가 있었다. 전시장 내부의 풍경은 그때와 마찬가지로 작가의 황소고집을 엿볼 수 있다. 거침없는 운필의 묘는 마치 북방의 묘지명 앞에 우뚝 선듯하다. 뼈대 있는 집안의 고집스러운 획들은 분명 스승으로부터 물려받은 DNA가 숨쉬기 때문이리라. 아쉽게도 코로나19라는 국제적 악재로 인해 관호선생의 수작들이 서예를 사랑하는 애호가들에게 널리 전파되지 못한 아쉬움은 두고두고 한이 될 듯하다.2020. 4. 23글씨21 편집실<전시정보>관호 최원복 개인展전시장소 : 한국미술관 전관(2층)전시기간 : 2020. 04. 1(수)~ 04. 7(화)문의 : 010-8750-7977 (최원복선생)
글씨21 기획 2020 창작지원프로젝트 김백녕작가 초대展
사유하는 예술가, 김백녕 글씨21에서 기획하고 아트센터 일백헌에서 주최하는 2020 창작지원 프로젝트의 첫 번째 전시이다.이번 기획전에서는 총 4명의 작가(김백녕, 이은경, 이재숙, 이길원)가 선정되었으며, 김백녕展을 시작으로 한 달 동안 열린다. 김백녕 작가김백녕 작가의 전시 테마는 크게 3가지이다. 한국글씨의 특징을 살려 창작한 1. 한국의 글씨를 찾아서, 한국글씨의 조형적 다양성을 재현한 2. 글꼴 연구, 마지막으로 한국글씨의 미감을 담은 3. 서예포스터 양식 개발이다.작가는 ‘한국의 서예, 한국의 글씨의 특징이 무엇일까’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연구 끝에 현판에서 답을 찾았다. 현판의 서체가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3~5자로 건물의 기능을 압축적으로 대변해야하므로 굵고 강건하며, 분명하고 큰 글씨가 좋을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이와 같은 외형적 특징에 머물지 않고 그 안에 담긴 지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은 절제된 중용의 미를 발견하는 데 주안을 두었다. 또한, 겸손의 예를 갖추어 작가의 성명이나 직분을 밝히지 않은 채 현판을 제작한 경우도 있었다는 걸 감안한다면 현판 글씨에는 담박한 정감이 들어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작가의 기획의도를 인지하고 작품을 마주한다면 작품을 감상하는 깊이가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전시장 전경전시장 전경작가는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정제된 한국 글씨의 특징을 살려 자신만의 작품을 창작한다. <시냇물(溪)> 작품은 주목성 있게 한 글자를 빠르게 썼지만 결코 가벼운 느낌을 주지 않도록 신경 썼다. 마치 두 사람이 마주보고 있는 듯한 그림 같은 글씨는 그림으로의 확장성까지 연결한다. 작가는 <생각을 쏟아내기 시작하면서 하나의 세계가 열린다(一散)> 작품을 통해 하나의 생각이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창조적 사유능력에 초점을 맞춰 ‘하나 일(一)’에 담긴 중요성을 이야기하고자 하였다. 저마다의 모습으로 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인간의 창조세계를 긍정하였다.이러한 작가의 사유는 글꼴연구 테마에도 오롯이 드러난다. <붓> · <물> · <글> · <씨> · <10> · <피> 등의 작품들은 모두 하나의 글씨를 수십 개의 모습으로 표현하며 각각의 이미지에 맞는 이야기를 부여한다. 작품의 제목 선정에도 다 이유가 있다. <씨>는 언제 어떻게 성장할지 알 수 없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잠재적 성질의 것으로 서로 다른 인간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매우 닮았다. <빛>은 같은 빛을 보고도 서로의 경험에 따라 다르게 느낀다는 점에서 착안하였고, <붓>은 하나의 붓으로 다양한 선의 변주를 만들어내는 특징을 잡아냈다. 알파벳 와 숫자 <10>은 한글 작업에 머무르지 않는 확장성을 상징한다. 따라서 작품 안에 담긴 작가가 추구하는 관념을 찾아 인간의 가치성을 찾아내는 일은 오늘날의 개념미술과도 맥을 같이 한다. 김백녕 作김백녕 作김백녕 作마지막으로 서예포스터 개발이다. 과거 문자디자인을 작업했던 경험도 있지만, 붓을 운용하는 경지가 매우 뛰어나 디자인적인 조형미를 갖췄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다른 문화 · 예술 종사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컨텐츠를 개발하는 시도가 돋보인다. 다음 개인전은 지금까지 알려진 초서체를 학습한 후 대작(大作) 중심으로 기획하는 것과 전각예술 특별전 두 가지를 계획하고 계신다는데, 이번 전시와 같이 응용 디자인을 적용한다면 더욱 볼거리가 많은 전시가 될 것이다. 김백녕 作김백녕 作김백녕 作 오프닝에 함께한 가족들의 축하공연 모습여태명 교수장사익 선생한국의 글씨를 찾아 필법에 얽매이지 않고 뜻이 가는대로 작품을 구상하며, 단 하나의 제목도 허투루 정하는 법이 없는 작가의 예술성과 진정성은 글꼴연구에서 가장 잘 나타났다. 글꼴마다 다른 정감을 기억하기 위해서 오랜 시간 사유하고 연습했다는 작가의 말은 작가의 역량을 확인하게 된 대목이었다. 사유하는 예술가, 김백녕 작가의 전시는 대중성을 모색하는 서예인에게 많은 영감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2020. 5. 11객원기자 최다은<전시정보> 2020 글씨21 기획 창작지원프로젝트 선정작가 \"김백녕\" 작가 초대展전시기간 : 5.5(화)~ 5.11(월)전시장소 : 아트센터 일백헌문의 : 02-2138-0104 글씨21